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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독서 43

독서46 - 두 리더: 영조 그리고 정조(2020, 노혜경)

독서모임, 힘든 일상에서도 책을 읽게 해주는 즐겁고도 효율적인 장치이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간은 이리저리 치이는 하루하루에 사과를 연발하며 겨우겨우 버티는 수준이었고, 힘들게 일정에 쫓겨 읽은 책들에 대해서도 몇 글자 적어놓는 것이 참 힘들었다.   이 책도 그랬다. 영조와 정조라는 듣기만 해도 귀를 쫑긋하게 되는 두 명군에 대한 이야기였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한 시간에 넘게 모임 멤버들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 낼 에너지가 없었다. 이제 조금은 여유를 찾고 나서, 다시 책을 꺼내 들어 목차부터 찬찬히 살펴보니, 재미있었던 책 내용만큼이나 힘들었던 몇 달 전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영조의 근엄한 초상이 겉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은 분명 사학 박사가 쓴 것이고, 많은 온라인 서점에서도 ..

독서46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 괴테)

지금 다시 보니, 표지의 여자 그림이 엄청난 미인처럼 보이지 않는다. 시간에 쫓겨 책을 읽을 때는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다시 보니 주인공 베르테르가 완벽한 여인이라 생각했던 롯데의 모습으로 연상되지는 않는데, 아마도 중세와 지금의 미인상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재미있는 건, 여기저기서 들었던 이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을 떠올려보지도 않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기에 불안해보이는 남자의 시선과 여자의 미모 등은 신경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말 사람은 의도한 대로 보고, 생각한만큼 발견하는 모양이다.  대단히 재미있는 소설, 괴테  2024년에 읽어도 괴테는 대단히 재미있다. 초반부 중세시절에 대한 묘사와 옛스러운 이야기 전개에 좀 적응이 어렵지만, 그 고비를 넘어 본격적으로 삼각관계가 시작되면, 마치 욕하면..

독서45 - 국제 분쟁으로 보다, 세계사 - 현대의 주요분쟁들로 이해하는 세계사(2024, 송영심)

1장. 예루살렘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기나긴 분쟁2장. 시리아 내전이 초래한 수백만 난민들의 비극3장. 주변국들의 반대 속에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쿠르드족4장. 영국의 분열 통치로 시작된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분쟁5장. 종교 갈등으로 빚어진 비극적인 인종 청소의 현장, 코소보 전쟁6장. 러시아의 침공에 눈물 흘리는 유럽의 곡물 창고, 우크라이나7장. 풍부한 석유 자원을 둘러싼 국제전의 희생양이 된 이라크8장. 저주받은 ‘피의 다이아몬드’를 놓고 싸우는 시에라리온9장. 독재와 빈곤으로 얼룩진 ‘실패한 국가’ 소말리아10장. 로힝야족에게 무자비한 탄압을 가한 미얀마11장. 중국의 소수 민족 지배 정책에 분신과 망명으로 저항한 티베트12장. 바다를 둘러싼 분쟁, 센카쿠 열도를 사이에 둔 중국과..

독서44 - 임진왜란: 상 -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2024, 임용한, 조현영)

임용한 박사를 처음 알게 된, 유튜브 인기프로그램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통해서였다.  그때는 어떤 분이지 전혀 몰랐고, 사실 프로그램 컨셉 자체도 저명한 학자인지, 아니면 그냥 전문가인지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임 박사는 확실히 뭔가 달랐다. 자료 활용도 어려운 앉아서 대화/설명으로만 전쟁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 포맷에도 정확히 사료에 근거한 주장을 펼치고, 세간의 오해를 하나하나 교정해주는 임 박사가 '역사학자'임을 확신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토크멘터리 전쟁사가 안 좋은 모양새로 갑자기 종영되면서,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것도 잠시... 다른 방송에서 바로 출연을 이어갔고... 이제는 적지 않는 나이 때문인지 방송 활동은 좀 줄여가는 느낌이다. 물론 '벌거벗은 세계사..

독서42 - 생각의 지도(2004, 리처드 니스벳)

고맙게도 독서모임 멤버들은 계속해서 다양한 책을 추천해주고 있다. 이 책도 내게는 전혀 관심 없는 분야에 해당하는데 추천멤버는 10년전 쯤 읽은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는 추천이유을 밝혔다. 추천멤버도 언급했지만, 감히 동서양 생각 구조의 차이에 도전한 책, 동양의 극단에서 살고 있는 한국 독서광들에게 신선하면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일단, 책 제목은 '생각의 지도'가 아니라 '미국인과 중국인의 생각의 차이 '라고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가 흔히 쓰는 동양이라는 표현 자체가 중국-한국-일본 을 포괄하기도 어렵거니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는 한 범주로 묶기 자체가 어렵다. 아마도 전 세계인의 문화(?) 차이에서 기인하는 생각의 차이를 크게 두 범주로 입..

내겐 너무나 소중한 책 선물 - 총 다섯 권

대학 시절부터 책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 아니 어쩌면 대학을 졸업했으면서도 나 혼자 그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아주 가끔 각각 다른 이에게 각자 사정에 맞춰 책 한 권 선물하는게 좋았고, 그 사람이 설사 그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완독하지 않더라도 뭔가 주고 싶은 마음을 전한 것만으로도 좋았다.   하지만, 이제는 책 첫 장에 몇 글자 적는 것도 부담이 되고, 워낙 톡 메시지 한 줄로도 커피부터 한우까지 각양각색 선물을 할 수 있다보니, 책 선물을 주고 받는 것도 현저히 줄었다. 사진에 등장한 책 다섯 권도 한 권, 한 권 내게 너무나 소중하지만, 모두 같은 사연으로 내게 온 것은 아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내 좁은 서가에 한 자리를 차지한 다섯 권에 대해 몇..

독서41 - 내가 대학원을 가게 된다면(2021, 정재엽)

늦었지만, 내가 원했던 역사공부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확신이 없다. 꼭 하고 싶어서 선택했지만, 유망하다 하기 어려운 인문학 분야이고, 내 밥벌이와 큰 관련도 없으니, 학업에 따른 고통과 비례하여, 불안감이 큰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가장 괴로운 부분은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부분인데... 할 일과 읽어야 할 책, 자료는 쌓여있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혼란스러움과 함께...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코스웍의 한 학기, 한 학기가 더욱 조급함만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처음 본 날도, 그렇게 혼란스러운 날이었다. 공부를 하려고 도서관에 들렸지만, 허리도 영 불편하고... 영어는 너무 어렵고... 시간은 충분하지 않고... 이런저런 사정이 모두 시원치 않던 그런 날이었다. 도서관이 좋은..

독서39 - 핵무기의 모든 것 : 인류가 낳은 인류 파괴 button(2023, 기획집단 MOIM)

지금도 그런 지 모르겠지만, 첫 직장에서 신입사원 시절을 보낼 때,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여러 서비스 중에 '도서요약본 제공' 이라는게 있었다... 북코스모스였던가... 이제 제목도 기억이 흐릿한 그 서비스는... 책은 시간을 들여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내게 큰 관심을 끌지 못했고... 아 그냥 이런게 있구나... 바쁜 회사원들에게는 도움이 되려나.. 하는 짧은 생각과 함께 잊혀졌었다.   잘 요약된 족보 같은 책 - 핵 무기의 모든 것   기억 속의 그 요약본 제공 서비스가 지금 떠오른 이유는 이 번에 읽은 '핵무기의 모든 것'이 슬림하고도 요약이 잘 된 시험족보처럼 과학 문외한에게 핵심만 잘 짚어주는 책이었기 떄문이다. 사실 슬림하다고 하기에는 다소 분량이 많아서 172쪽에 달하는..

독서38 - 어나더 경제사 1(2023, 홍기빈)

오랜 친구 같은 홍기빈 소장과의 만남 대중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저술가이자 학자의 책을 한 권 읽었다고, '만남'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분명 지나친 면이 있다. 알면서도 그렇게 적은 것은, 다른 이가 홍기빈 소장의 책을 읽자고 제안한 게 그만큼 반가웠고, 홍 소장의 글을 처음 본 것이 무려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홍기빈 소장 글을 읽게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너무 길어지니... 일단 책 얘기만 해보려고 한다. 잠깐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생각해보니, 처음 홍 소장 글을 읽었을 때부터, 이런저런 일들을 적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별도 포스팅으로 정리해봐야겠다.    아직 3권은 나오지 않았다.   '어나더 경제사'는 꽤 두꺼운 두 권으로 ..

독서36 - 남겨진 것들의 기록(2024, 김새별/전애원)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자는 나름 알려진 베스트셀러작가인 모양이다. 책을 추천한 멤버는 온라인 서점에서 할인기준액을 맞추기 위해 책을 샀다는데, 온라인 서점 알고리즘에서도 추천이 될 정도로 '많이 팔릴만한' 책이라는 점은 분명 기대를 높일만한 요소다. 하지만, 멤버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난 그냥 재미있었다, 쉽게 읽혔다 정도의 총평을 준비해 갔는데, 다른 멤버 들으로부터는 날카로운 혹평이 쏟아졌다.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속편이라 그런 지, 좀 싱거웠다.' '말로가 안 좋았던 고인을 너무 미화하는 면도 있다.' '들어가기 전 기도도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약간의 자기위안 아니냐.' '성형외과 의사 이야기는 의사라는게 확실치 않은데, 약간 눈길을 끌기 위해 집어넣은 사례..

독서33 - 파워블로거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2021, 이재범)

파워블로거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 1. 블로그 글쓰기로 성공한 파워블로거의 조언. 하지만, 엄청 새로운 건 없다. 평소에도 도서관에 가면 반납대를 훑어본다. 방대한 장서 속에서 누군가 봤다면 이유가 있을 터, 베스트셀러를 궁금해하는 건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 그럴 것이다. 이런 방법이 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어찌 보면 충동구매에 가까운 방법이고, 어떤 선택을 하던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것과 남이 추천한 것 위주로만 보는 것은 다를 수 있기에 당연하다고도 하겠다. 실제로 반납대에서 집어든 책 중 많은 수는 넘겨보지도 않고 그대로 도서관으로 돌아다. 이 책도 반납대에서 우연히 집어들었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블로그 초심자들에게 성공한 선배로서 하는 조언..

독서32 -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2024, 질베르 아슈카르)

제목에서부터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 이 책은, 아주 스트레이트하게 내용을 전달한다. 2023년 말부터 현재까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무력저항을 빌미삼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즉각 이 학살을 멈추라고, 그리고 국제사회에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그래야만 이스라엘의 학살을 멈출 수 있다고 말이다. 딱히,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열강들이 중동 문제를 어떻게 꼬아놓았는지 간헐적으로 배우기는 했지만, 그래서 이 문제가 심대한 근원을 가졌으며 현재진행형인 건 알고 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지는 잘 몰랐다. 물론 이 책은 어디까지나 팔레스타인 입장에서 쓰여졌기에 편향되어 있고, 이스라엘 입장은 180도 다를 것이다. 이스라엘이 보기엔 팔레스타인..

독서31 - 변신·소송(2023, 프란츠 카프카)

변신·소송 그러니 벌레가 되라. 벌레임을 느껴라. 그래야 벌레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벌레 같지 않은 삶,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 인간 존재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절실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변신』, 그리고 『소송』이 보여주는 세계는 그 힘든 질문에 더 끔찍한 상황을 덧붙이는, 우리는 벌레보다 더 비참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저자 프란츠 카프카 출판 살림 출판일 2023.06.14 1. 기괴하다. 이야기 자체는 흡입력이 있다. 소재 자체가 시대를 떠나, 뛰어난 발상에 근간을 둔 것이고, 더하여 그야말로 색다르기 그지 없다. 또한, 그 소재를 구성하는 장치와 세부적인 설정 자체도 세밀하게 그리고 정교하게 얽혀있다. 결국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그렇..

독서30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2021, 심채경)

방송의 힘은 대단하다. 아니 방송에 출연해서, 얻은 인기의 힘은 대단하다. 딱히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지 몰랐었는데,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책이라며 선물했을 때, 난 신기했다. 웬 천문학 책? 아이는 이런저런 숙제를 하기에 늘 바빴고, 까만색 배경에 별이 떠 있는 예쁜 표지를 가진 이 책은 장서용으로 몇 년간 자기 몫을 다 했다. 독서모임을 위해 쉽고도 재미있는 책을 찾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끙끙대며 책장을 둘러보던 내게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예능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천문학자, 거기에 베스트셀러... 그래 일단 재미있을 거고, 분야도 색다르니 괜찮겠다는 생각에 한숨 돌리며 낙점하게 되었다. 천문학 책이지만, 천문학 지식은 양념에 불과한 책 책은 무척 재미있다. 천문학자가 아니라 뛰어..

독서29 - 오늘도 마십니다, 맥주(2019, 이재호)

얼마 전에 읽었던 '게임 속 역사 이야기'의 후폭풍이 생각보다 컸다. 독서모임에서 내가 추천한 책이기에... 조용히 혼자 읽지 않고 반공개 상태로 멤버들과 다양한 비판 의견을 교환해서 더 그랬을 것이다. 이 번에 읽은 '오늘도 마십니다, 맥주'는 그런 면에서 많이 비교가 되었다. 저자가 정말 애정을 가지고 많이 준비를 한 게 글에서 잘 드러났고, 설명은 비교적 충실했다. 개념정의가 먼저 나오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되어 혼란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전에 읽었던 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게임과 맥주라는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룬 책이기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어쨌든 블로그 혹은 인터넷 연재를 기반으로 모인 글감이 출판되었다는 공통점을 생각해 볼 때, 출판 동기 등..

독서28 - 경험의 함정(2021, 로빈 M. 호가스 / 엠레 소이야르)

최근 독서모임의 책 선택이 역사책으로 좀 치우치긴 했었다. 나도 큰 책임을 느껴야 하는 편중된 흐름이었고, 더욱이 지난 독서모임에서 내가 골랐던 '게임 속 역사 이야기'가 그럴듯한 제목에 비해 부실한 내용과 엉성한 구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기에, 다른 멤버가 골라준 이 자기계발서 혹은 소프트한 경영학 책은 정말 '양서'라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작은 것을 대할 때도, 매사 진중한 멤버는 역사가 '오답노트'라면,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봐야하나를 고민하다가 골랐다는 멋진 추천 이유까지 곁들였다. 책 내용은 탄탄하고, 구성도 꼼꼼하다. 이야기 중 대학교수가 쓴 책 답다는 평이 나왔는데, 실제로 친절하게 반복하면서 요약과 내용상 진전을 적절히 구사한 책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야 하는 교육자의 글 다운 면모를 ..

독서27 - 게임 속 역사 이야기(2023, 사신청룡(김동영))

독서모임에서 참여하면서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은, 내가 고른 책이 '별로'였을 때다. 다른 방식으로 책을 고르는 모임도 많겠지만, 내가 속한 모임은 각자 돌아가면서 책을 고르는데, 심사숙고한 끝에 멤버들에게 권할 만이라 생각했던 책이... 혹평을 받게 되면, 마치 내가 죄라도 지은 것처럼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된다. '비디오 게임과 역사'라는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두 가지 소재를 붙여서 끌어낸 이 책은 그 아이템의 참신함 만은 눈에 들어왔으나, 그 외의 장점을 멤버들에게 보여주지는 못했다. 역사를 배우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깊이가 많이 부족하고, 구성이 체계적이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멤버들 중 책에서 다룬 게임을 그다지 즐기는 사람도 없었다. 애초에 활발하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었..

독서26 - 조이라이드2(2022, 윤서인)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 '어찌되었든 책을 읽게 된다' 라면, 두번째 장점은 내가 전혀 몰랐던, 혹은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 책을 읽게 된다는 점이다. 윤서인 작가의 '조이라이드2'도 마찬가지여서, 뉴라이트 계열의 극단 느낌의 주장은 내게 꽤 놀라웠고, 일면 신기한 내용들이었다. 사실 윤 작가는 딱히 어려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미 비슷한 만화책 1권을 냈던 작가는 더 꾹꾹 눌러담은 주장을 꽤 밀도 있게 펼치는데, 다행히 이 만화책에는 어려운 개념도 없고, 뭐든지 한 두 장 안에 직설적으로 주장한다. 여러모로 이 바쁜 시대에 독자들이 '핸디'하다고 느낄만한 책. 윤 작가가 다뤘던 개념들을 되돌아볼겸, 목차를 한 번 정리해봤다. 제1화 : 상대적 박탈감 제2화 : 쟤가 잘생겨서 내가 못생긴 게 아니다..

독서25 - 환율전쟁 이야기(2014, 홍익희)

홍익희 교수는 여러모로 참 재미있는 분이다. KOTRA에서 오래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와 역사에 대해 이런 저런 저술을 활발하게 펴내는 것만으로도 교수 저서로는 색다른 가치가 있을 텐데, 그 주제가 유대인, 환율전쟁, 종교 등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쪽이라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처음 저자를 알게된 건, 전에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세 종교 이야기' 덕분이었다. 사실 오늘 간단히 기록해둘 이 책보다는 '세 종교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었고, 새로운 지식도 많이 쌓였었다. 모태신앙인 크리스찬 지인에게도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었을 정도로, 개인적인 만족도는 꽤나 높았다. 이 책 또한, '환율'이라는 다소 머리 아픈 개념을 다루고 있지만, 조금 풀어서 제목을 다시 붙여보자면, '미국이..

독서24 - 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2009, 계승범)

저자는 현직 대학 사학과 교수, 활발한 학술활동을 하는 분이다. 여러 가지 논문으로 펼칠 수 있는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독자들에게는 참으로 귀한 것이지만, 전문 연구가인 저자에게는 큰 부담이 되었으리라. 내용과 재미를 차치하고라도, 전문 역사학자가 논문으로 주장할 수 있는 내용들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대중역사서는 늘 반갑고, 귀하고, 환영받아야 할 존재다. 그 주제가 해외파병이라면 더 그렇다. 전쟁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그저 은혜에 가까운 일이고, 길었던 500년 조선시대에 해외파병을 통사적으로 정리한 것 자체가 많은 덕후들에게도 신선할 것이다. 특히, 동북공정이 날로 심해지고, 조공을 해왔던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뉘앙스의 시진핑 발언까지 나오는 시국이라면, 더욱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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