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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46 - 두 리더: 영조 그리고 정조(2020, 노혜경)

독서모임, 힘든 일상에서도 책을 읽게 해주는 즐겁고도 효율적인 장치이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간은 이리저리 치이는 하루하루에 사과를 연발하며 겨우겨우 버티는 수준이었고, 힘들게 일정에 쫓겨 읽은 책들에 대해서도 몇 글자 적어놓는 것이 참 힘들었다.   이 책도 그랬다. 영조와 정조라는 듣기만 해도 귀를 쫑긋하게 되는 두 명군에 대한 이야기였고, 책도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한 시간에 넘게 모임 멤버들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 낼 에너지가 없었다. 이제 조금은 여유를 찾고 나서, 다시 책을 꺼내 들어 목차부터 찬찬히 살펴보니, 재미있었던 책 내용만큼이나 힘들었던 몇 달 전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영조의 근엄한 초상이 겉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은 분명 사학 박사가 쓴 것이고, 많은 온라인 서점에서도 ..

해외여행 중 만났던 공항판 저강도 액션 팝콘 무비 - (2024 자우메 코예트세라 감독)

짧은 해외여행 중, 호텔방에서 켠 넷플릭스, 거기서 발견한 반가운 얼굴과 팝콘 무비  힘든 일상을 뒤로 하고,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해외여행이었다. 이제는 밤늦게 돌아다닐 체력도 없고, 하지만 일찍 잠들기에는 아쉬워서, 유튜브로 이런저런 탄핵 뉴스를 보다가... 뭐 없나 싶은 생각에 문득 넷플릭스를 켰다. 넷플릭스 알고리즘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지만, 인기순위는 꽤 신뢰하는 편인데, 인기순위 안에 들어와 있는 신작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반가운 얼굴 태런 에저턴까지. TSA 제복은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한 번 클릭해 보기에 충분했다. 별다른 사전정보가 없었지만, 영화 초반부만 봐도... 괜찮은 액션 팝콘 무비라는 느낌이 왔고.... 나른하게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감상하기 적당한 ..

백윤식과 성동일, 그리고 천호진 - (2017, 김홍선 감독)

신스틸러 혹은 명품조연은 한 작품을 오롯이 책임질 수 있는가?   여기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신스틸러들이 한 작품에 모두 모였다.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 배종옥, 조달환 모두 한국영화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혹은 어떤 역할도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 내는 명품조연인데, 이들이 직접 주연으로 나서서 한 작품을 이끌어간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 그것도 정말 이제 원로 대접을 받은 분들이 실제 느낄만한 '노년의 설움'과 '노익장'에 관련된 영화라면? 이 두 가지 의문에 직설적으로 답하고 있기에,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장점이 매우 뚜렷한 영화다. 명품조연이 모두 주연급으로 한 작품에서 열연했으며, 이들이 이미 장년층을 지나고 있을 나이, 노년의 설움을 잘 표현했으니, 이 두 가지 만으로도 나처럼..

번아웃과 준비부족 사이 어디엔가 - 역사공부, 그 세 번째 챕터

지난 학기를 마치고 남긴 포스팅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정말 힘들었다고 써놓았네요.  지난 학기와 비교를 해보면, 이 번 학기는... 정말 그로기 상태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과는 역대 최악이었지만, 사실 스스로 많이 부족했기에 그래도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느낌으로 과제에 치여서 하루하루를 보낼 때, 심정을 토로하는 제게 누군가 말하더군요. 거의 번아웃이라고... 뭔가 멍해지면서도.... 스스로 좋아서 택한 길인데.. 그렇게 말하는 것도 사치고, 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정상은 아니었지만, 내 마음은 번아웃보다는 준비부족이 아니냐 스스로 꾸짖고 있는 것 같기도 했죠. 어쨌든 그 사이 어디엔가 비틀비틀거리면서... 또 한 ..

클러치 박 - KOVO 2024-25 시즌 18차전 페퍼저축은행 3:2 승리

클러치 박 참 멋진 별명이다. 늘 리시브를 지적당하면서도, 국가대표 경기에서 중요한 상황이 되면 가장 믿을 수 있는 건 박정아다. 그런 박정아를 좋아하는 팬들은 그녀를 '클러치 박'이라 부른다. 그간 페퍼에서의 박정아는 클러치 박과 거리가 멀었다. FA이적으로 최고 연봉 선수가 되었지만, 페퍼는 든든한 리시브로 박정아가 공격에 전념하게 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계속해서 안 좋은 사건이 이어졌던 팀은 박정아가 선배로서 안정화시키기엔 버거울 정도였다. 올 시즌 여러 면에서 전력이 보강된 페퍼저축은행(이하 '페퍼')이지만, 박정아의 고난의 행군은 계속되었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1순위가 부상으로 교체되고, (과연 부상이었는지 기량 미달이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대체로 영입된 테일러가 미덥지 ..

[한국 일상 27] 버드 스트라이크, 곧 천재지변 그리고 대참사

(대표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예전에 잠시 운영했던 블로그에 남겼던 글이 있다. 다소 생뚱맞은 버드 스트라이크에 관한 글이었는데, 그 드물게 일어나는 사고가 이렇게 한국 전체를 슬픔을 잠기게 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어제(29일) 있었던 사고는 충격적이었고, 사람들 모두에게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181명 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생존 2명·사망 160여명" | JTBC 뉴스[앵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오늘(29일) 오전 전남 무안에 도착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비상 착륙을 하다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비행기에는 승객 175명에 승무원 6명까지 181명이 타고news.jtbc.co.kr   첨단 전투기 KF16도 피해갈 수 없을 정도로 버드 스트라이크는 비행기에게 큰 위험이었나보다. 한..

알콜러버는 절치부심 할 수 있을까? - LG트윈스 FA 최원태 보상선수로 최채흥 지명

꽤나 심했을 LG트윈스의 고민, 결국 선택은 좌완 피네스 피처 최채흥  때아닌 오승환 영입 논쟁까지 벌어질 정도로 보상 선수 지명이 화제가 되었다. 결국 이종열 단장이 직접 나서, 오승환은 보호된다고 밝힐 정도로 며칠간 LG트윈스(이하 'LG')의 행보는 많은 관심을 모았고... 윈나우를 추구해야 하고 샐러리캡도 신경 써야 하는 LG는 결국 비록 한 시즌이지만, 리그 최고 국내 선발로서의 모습을 보였던 최채흥을 선택했다.  프로야구에 사연 없는 선수가 있겠냐만은 최채흥 이라는 이름 세 글자에 따라다니는 이미지는 여러모로 참 복잡하고도 다양하다. 어쨌든 아직은 젊은 나이, 반등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여러모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택이다.   스포키 : ‘5Kg 감량’ FA 보상 선수, “까다..

이 정도면 5세트 울렁증 - KOVO 2024-25 시즌 17차전 페퍼저축은행 2:3 패배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지만, 그래도 6연승 중인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물고 늘어져서 두 세트를 빼앗아 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 와중에 블로킹은 확실한 무기로 자리를 잡았고, 늘 그렇듯 분산되는 공격은 상대방 블로킹 시선을 잘 빼앗았다.  결국 승리로 기억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홈에서의 접전 후 패배는 진한 여운을 남겼지만, 그러한 감정은 생각보다는 금방 가라앉았다. 완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접전을 벌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마지막 세트를 시작할 때 이미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페퍼는 또 한 번의 패배를 받아 들었고, 선수들은 그 와중에 자기 장점을 비교적 많이 보여줬다.   승리로 기억되지 못한 테일러의 활약, 23득점, 공격..

아직 IBK기업은행 상대로는 겨우 한 세트 - KOVO 2024-25 시즌 16차전 페퍼저축은행 1:3 패배

벌써 세 번째 완패... 은근히 페퍼저축은행에 강한 IBK기업은행  벌써 3라운드를 돌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이하 '페퍼')의 2024-2025 시즌.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에 심기일전해서 만난 시즌 3차전에서 페퍼는 IBK기업은행(이하 '기은')에게 또다시 완패를 당했다. 1세트 어... 이러다 이길 수도 있겠다 하는 심정으로 응원했지만, 세트포인트에서 또다시 이한비의 하이볼 공격은 상대 블로킹에 막혔고, 흐름은 바로 기은 쪽으로 무난하게 넘어갔다.  올 시즌 계속 셧아웃 패배를 당했기에 한 세트를 따낸 것도 의미 있는 한 걸음이고, 특히, 마지막 세트에서 불꽃같은 추격전은 꽤나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완패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승부처에서는 한 방을 마무리해 줄 선수가 떠오르지 않았고, 서브 리..

아깝다 보급형 몰빵머신만 있었어도 - KOVO 2024-25 시즌 15차전 페퍼저축은행 2:3 패배

보급형 몰빵머신, 타나차의 위력 나날이 국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는 한국배구.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을 '몰빵'한다는 게 가장 심각하다는 게 중론이다. 자유계약 시절처럼 완전히 리그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외국인 선수는 없지만, 그리고 아시아쿼터까지 도입되면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들블로커와 센터에도 외국인 선수가 다양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KOVO에서 한 팀의 성적을 가장 빠르게 그리고 손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외국인 '몰빵'이다. 사실 작년 페퍼의 모습도 그랬다. 야스민의 호쾌한 공격은 토스 완성도를 그리 따지지 않았고, 어느 정도만 올려주면 힘과 높이로 블로킹을 뚫어내는 공격력은 하이볼 상황에서 고민이 필요 없게 하는 수준이었으니.... 지금 하이볼 상황에서 ..

배구국가대표팀 감독의 프로팀 겸직, 해외는 되고 국내는 안된다? - 남자배구 라미레스 감독, KB 감독 겸직 불발

가지가지하는 KB손해보험, 정말 가지김밥 되겠네.  성적은 별로면서, 늘 가지가지 일을 벌려서, 썰렁한 남자배구 판에 뉴스 거리를 만들어주는 KB손해보험(이하 '케이비'). 하위권 이미지가 강하기에, 팬들은 '김밥'이라 부르며 놀리곤 했는데... 뭐.. 배구 못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올해 케이비가 만들어내는 요절복통 뉴스는 참 기발하고, 신박하다. 일단 지난 10월 21일 야심차게 영입했던 외국인 감독 미겔 리베라가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시즌 한 게임도 치르지 않고 사퇴하면서, 팬들을 황당하게 하더니.... 1탄: 미겔 리베라 감독, 시즌 개막 전에 전격 사퇴 가지가지 하는 KB배구단, 정말 가지 김밥 되겠네 -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 전격 사임말 그대로 케이타를 위한 케이타에 의한 케이타..

시즌 5승째! 이제는 순위싸움을 향해 - KOVO 2024-25 시즌 14차전 페퍼저축은행 3:0 승리

해가 바뀌기 전 시즌 5승, 일단 일차 목표는 달성  창단 후 페퍼저축은행(이하 '페퍼')의 시즌 최다승은 겨우 5승이었다. 시즌 36경기를 치르는 KOVO에서 아무리 신생팀이고 약체였다지만, 겨우 다섯 번 밖에 이기지 못하는 게 페퍼 실력이었고 현실이었다. 차곡차곡 FA를 영입하고, 외국인선수와 아시아쿼터도 1순위로 영입(*이 와중에 외국인 1순위는 1라운드 중 교체)하고, 이리저리 트레이드도 하고, (이 와중에 신인 지명권도 차곡차곡 팔아먹고) 꾸준히 보강을 한 덕분일까,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기도 전에 시즌 다섯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상대는 전력이 많이 약화된 GS칼텍스(이하 '지에스')였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셧아웃 승리였고, 모든 지표에서 상대방을 압도했다. 지에스도 최고 외국인 실바를 앞세워 ..

두 번의 기회는 없었다 - KOVO 2024-25 시즌 13차전 페퍼저축은행 0:3 패배

듀스 접전 후 패배, 그 후 두 번의 기회는 없었다.   1세트 경기 수준은 꽤 높았다. 물오른 공격력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페퍼는 한다혜를 중심으로 그야말로 처절한 수비를 선보이며 맞섰다.  엄청난 수비 집중력을 선보이며 24점에 먼저 도달했고, 운명의 장난처럼 거함 흥국생명을 상대로 세트를 선취할 수 있는 하이볼이 이한비에게 왔지만, 상대 블로킹은 높았다. 그 블로킹 한 방에 기가 꺾인 페퍼는 무난하게 두 점을 더 헌납하며 세트를 내줬고, 우세한 분위기를  차지한 절대 1강 흥국을 상대로는 페퍼에게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모든 면에서 조금씩 다 나은 전력의 1강, 흥국생명  아직도 하위권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한 페퍼 팀과 비교했을 때 흥국생명은 모든 면에서 나았다. 서브..

잘가요 최원태 별로 고맙진 않았어요 - 삼성 4년간 70억원에 FA 최원태 영입

LG팬들에게 그다지 아쉽지 않은 최원태와의 이별 사실 올해 FA시즌이 개막할 때만 해도, 최원태 거취 결정이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다. 27살 밖에 안된 선발 투수, 다양한 구종에 늘 한 선발 자리를 채워주는 투수가 원소속 구단과 이렇다 할 협상도 해보지 못하고, 12월이 한참 지나도록 FA계약을 하지 못하는 건 참 의외다. 이런 걸 보면, 역시 프로스포츠 선수 영입은 수요와 공급이다. LG는 작년 우승 시즌에도, 올해 가을야구에서 고전할 때도 최원태의 선발로서의 안정감을 거의 보지 못한 팀이다. 선발로서 10승을 팀에 안겼지만, 가을야구에서는 연달아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 최원태,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가 투혼을 보여주며, 선발 한 자리를 예약했고, 임찬규, 손주영으로 이어지는 2~3 선발도..

[한국 일상 26] 사무실 책상 틈으로 굴러가버린 건전지 하나

매사 짜증이 늘어난다.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건전지를 떨어트렸는데, 또르르 굴러가서 저쪽 책상 밑바닥 구석에 멈췄다.   그냥 놔두려 했는데,  위치가 콘센트 바로 앞이기도 하고,  쓸 수 있는 건전지 같아서 주워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문득 허리를 굽히기가 싫었다.  쪼그리고 책상 밑으로 들어가다가  어디라도 삐끗하려나 싶기도 하고,  그냥 주우려고 뭘 해야 하는 게 싫기도 했다.   30cm 자를 빼들고, 쓱 집어넣어봤다.  대충 눈대중으로 이 정도 넣고, 이 정도 긁어내면 걸리겠지.. 싶었는데,  걸리는 느낌만 날 뿐 잘 안되었다.  자가 약간 휘어질 정도로  깊숙히 해봤지만, 역시 허탕이었다.   "에잇"  머리를 숙여 제대로 걸렸는지 보려다가 그러느니 그냥 꺼내고 말자 싶어서,  그냥 허..

어쨌든 한 라운드 3승 - KOVO 2024-25 시즌 12차전 페퍼저축은행 3:1 승리

상대가 정상이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  모든 스포츠의 세계가 그러하지만, 특히 프로라면 상대가 누구든 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 12월 6일 금요일 페퍼저축은행(이하 '페퍼')이 상대했던 GS칼텍스(이하 'GS')는 확실히 온전한 전력이 아니었다. 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실바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점점 자리를 잡아가던 아쿼 와일러 선수도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상황... 연달아 발생한 초악재에 권민지 선수 부상은 기억도 안 날 정도이다. 어쨌든 공격 옵션 셋을 모두 잃었어도 경기에 임해야 하는 게 프로.. 여러모로 애를 써봤지만, 하위권 팀 페퍼도 GS 상대로는 1세트 밖에 허락하지 않았다.  가진 전력을 잘 펼쳐내며 역전승을 거뒀지만, 페퍼 선수들은 1세트 경기..

EU의 앞면과 뒷면 - 인류가 '세계평화'를 위해 뭘했는지 하나만 대보라고 한다면 'EU를 만들었다'고 답한다.

서양사에 대해, 분명히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 일 모르는 법... 돌고돌아 계속해서 서양사 관련으로 이런 저런 책을 읽고 논문도 찾아보고, 부족하나마 이런저런 글을 쓰다보니, 그 전에는 잘 몰랐던 한국사와 서양현대사의 관련성도 눈에 많이 보이고, 흔히 말하는 인류의 큰 몇 걸음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U(유럽연합)에 대한 공부도 그랬다. 한국에서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공부한 사람 치고 EU가 무엇인지 아예 모르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그 역사와 의미를 깊이있게 생각해 본 사람도 아주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도가 공부를 시작하기 전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는게 없으니, 일방향적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일까. EU 관련해서 사학계에서 연구가 활발하다고 자신있게 말하기..

[한국 일상 25] 눈 내리는 날 11월 27일 서울

벌써 지난 주네요. 아.. 그리고 지난 달이군요. 11월 27일, 전날부터 참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출근길, 그 날은 좀 지각을 해도 눈치가 안 보일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걷기 힘든 길이었고, 실제로 약간 늦게 들어선 사무실, 사람들은 아무도 제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평소에도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하하) 별 생각 없이 사무실에 거의 다 와서 눈이 펑펑 쏟아지는 광경을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너무 칙칙하게 나왔네요. 아무리 카메라 기능이 좋아져도, 결국 정성을 들이고 신경을 써야 좋은 사진, 영상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이 4초 짜리 영상은 제 역할을 다 했습니다. 저 멀리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 전송되어 한국의 폭설을 알렸고, 따뜻한 한반도 남쪽 바닷가에 사는 ..

아직은 가진 게 적은 페퍼 - KOVO 2024-25 시즌 11차전 페퍼저축은행 0:3 패배

아직은 가진 게 적었던 페퍼: 1위 팀 상대로 셧아웃 패배  1위팀 그것도 10연승 중인 팀을 이겨보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누가 못했다, 누가 부족했다 라는 것을 집어낼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전체 영역에서 한 수 위로 보였고... 그 안에서 선수들은 이것저것 해보려고 애를 썼으나, 10연승을 이끌고 있는 김연경과 오랜만에 여제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는 팀원들 앞에서 홈 이점도 소용 없었고,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있는 건 흥국생명이었다.  결국 윈나우를 노리는 우승후보와 아직은 갈길이 먼 하위팀과의 격차일 것이다.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OH진과 리베로를 바탕으로 왠만한 서브에 흔들리지 않는 흥국생명에 페퍼는 승부처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고, 1~2세트 접전에서 정말 정해진 수순처럼 무난하게 연달아..

[미국 일상 43] 토마호크 발사! 좋은 사람들과 해피 땡스기빙!

[미국 일상 43] 토마호크 발사! 좋은 사람들과 해피 땡스기빙!   해마다 돌아오는 땡스기빙 ! 오랜만에 목금토 황금연휴라 너무 좋더라구요. ㅎㅎ 이번 추수감사절 당일 저녁은 친하게 지내는 형님 가족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먼곳에서 대학을 다니는 형님네 큰 아들도 온다해서 다같이 약간 미국식으로 추수감사절 디너를 준비했네요. 저희 왔다고 소고기 갈빗살과 돼지 목살을 숯불에 정성껏 구워주시는 형님!흐음~ 향기가 너무너무 좋네요.      갈빗살과 돼지목살을 구우시더니 곧이어... 뼈달린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꺼내시네요!!  사이즈며 형태가 정말 토마호크라 불릴만하게 거대합니다. 와~~ 군침이 도네요.      형님댁 뒷뜰, 하늘에 노을이 져갑니다. 약간 쌀쌀한 날씨지만 숯불을 난로 삼아 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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