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독서32 -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2024, 질베르 아슈카르)

마셜 2024. 4. 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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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교보문고)

 
 제목에서부터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 이 책은, 아주 스트레이트하게 내용을 전달한다. 2023년 말부터 현재까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무력저항을 빌미삼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즉각 이 학살을 멈추라고, 그리고 국제사회에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그래야만 이스라엘의 학살을 멈출 수 있다고 말이다. 
 
 딱히,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열강들이 중동 문제를 어떻게 꼬아놓았는지 간헐적으로 배우기는 했지만, 그래서 이 문제가 심대한 근원을 가졌으며 현재진행형인 건 알고 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지는 잘 몰랐다. 물론 이 책은 어디까지나 팔레스타인 입장에서 쓰여졌기에 편향되어 있고, 이스라엘 입장은 180도 다를 것이다. 이스라엘이 보기엔 팔레스타인이 옹호하고 있는 하마스가 테러리스트에 불과하고, 반드시 응징해야 할 대상이다.
 
 그래도 무력투쟁을 하면, 100배, 1000배로 보복하고, 무장세력이 한 번 출몰하면 근처 주민들을 몰살시키는 방식은 일제강점기에도 겪었던 일이기에 더욱 소름끼치고, 어느 날 영문도 모른채 주권을 빼앗긴 것 또한 일정부분 일제의 한반도 병합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관심과 공감은 여기까지일 뿐이고, 저자와 옮긴이의 진심어린 호소에 어떻게 응답해야하는지, 행동에 나서거나 더 관심을 가질 열정은 없다. 116쪽 얇은 소책자를 읽었고, 들고 있는 이 책에 대해 묻는 아내에게 간략히 팔레스타인 주장을 설명한 것이 결국 내가 이들에게 보낸 응답의 전부였다. 그 응답이 너무 초라해 보인다는 생각에 블로그에서 책에 대해서 짧게 남겨본다. 다만, 지극히 정치적이면서도 논란이 진행중인 이 책 내용에 대해 논평하기엔 내 스스로 확신이 없기에, 그저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온 '질베르 아슈카르' 교수의 입장을 책에서 발췌해서 옮겨본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 책을 펴낸 사람들도 어쨌든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한 명이라도 듣기를 바랄터, 오히려 그 분들의 뜻에 부합하리라 믿는다)
 

들어가며

2023년 10월 7일 이슬람 저항 운동Islamic Resistance Movement(하마스)은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개시했고, 이스라엘은 이를 빌미 삼아 가자의 팔레스타인 인민을 상대로 그 어느 때보다 살인적인 맹공을 가했다. 가자에서는 365제곱킬로미터의 좁은 땅에 약230만명이 살아가고 있었다. 가자는 지구상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제곱킬로미터당 6,510명이 거주했고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 어린이였다. 집단 학살의 양상을 보인 이번 살육의 첫 6주간 14,000명이 살해되었는데, 그중 어린이가 5,600여 명(40퍼센트)이었다.
- 본문 9p

 
 

6 알-아크사 홍수 작전과 하마스의 오판

가자 지구에 대한 시온주의의 학살 전쟁이 시작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다. 이번 공격의 희생자 수는 24,000명이 넘으며, 여기에는 신원이 확인된 이들과 여전히 잔해 아래 실종된 사람들이 포함된다. 부상자는 40,000명에 육박하며, 심각한 상해를 입거나 장애인이 된 이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일주일간의 휴전 기간(2023년 11월 24~30일)이 찾아오기 전 7주 동안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절멸하려는 군대-이스라엘 '방위'군이라고 그릇되게 불리는-는 광기 어런 공격을 퍼부으며 가자 지구의 건물 10만채 이상을 파괴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나마 남은 것들도 파괴하기 시작했으며, 가자 지구 북부에서 공격의 초점을 옮겨 남부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온주의의 살해와 박해가 서안 지구에서도 고조되는 한편, 1948년의 나크바를 가자에서의 나크바-이미 앞선 어떤 전쟁보다도 가혹함과 흉포함을 드러낸-로 완수하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이 거대한 재앙에 직면해 우리는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고안한 이들이 어떤 계산을 거쳐 결과가 뻔히 보이는 이번 작전을 개시하게 되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본문 60~61p

 



(출처: 본문 8p)

 
 드라마틱하게 소멸되어가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잘 보여주는 지도 한 장이 있어 추가로 그대로 옮겨와본다. 유대인이 다른 민족을 내쫓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은 다시 생각해도 참 아이러니이다. 지도 상으로 보면 이제 그들의 왕국 수립이 멀지 않았다. 영토상으로 완성을 눈 앞에 둔 왕국이, 정말 그들이 수천년간 기다려왔던 이상향일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단 하나, 지금의 이 왕국은 '힘'에 의해 건설된 것인지, '믿음'에 의해 건설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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