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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94

ChatGPT의 그림 솜씨 - 새로운 WADITO 로고 제작

새로운 블로그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꿈차님과 제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 블로그는 WADITO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주인장 둘이 부르는 이름이기는 하지만, 하루하루 일과를 시작할 때, 힘든 일상을 잘 이겨내기를 바라면서 보내는 메시지인, '뭐해오늘!'의 영어 버전의 줄임말이기에, 나름 애정을 가진 별칭이죠.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꿈차님께서 그려주신 기존 WADITO 로고도 정이 많이 든 그림입니다. 전 좋아하지만, 좀 어두운 배경이기도 하고, 너무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어서 요즘 트렌드랑 안 맞나 싶기도 했죠... 꿈차님께 새로 하나 그려달라 부탁도 했지만, 이 번에 수강한 인공지능 수업에서 ChatGPT 사용 시연을 몇 번 보면서, 이미지 제작에 꽤 능하다는..

아시아에서의 적응주의는 예수회 선교방식의 발전 결과인가? - 역사 속의 예수회 (6)

감사하게도 예수회 역사에 대해서 15분가량 강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기에 조금은 힘겨웠지만, 내게 좋은 기회였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적응주의'를 주제로 고군분투했지만, 너무나 방대한 예수회 역사에서 젊은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가톨릭 수도회의 역사적 궤적에 대해 젊은이들이 몹시 궁금해할 리도 없고, 이 주제에 대해 꼭 알리고픈 나는 아는 게 별로 없었으니, 지식의 폭발적인 전이가 일어나기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에서 강의는 시작되었고,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자리에 평소보다도 많이 떨렸고, 발음도 일부 꼬였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 안에 준비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었다. 1. 학습목표2. 예수회? 가톨릭 수도회 가. 고등학교 교과서별 예수회에 ..

별로 기대되지 않던 제작비 200억원 대작 - 비공식작전(2023, 김성훈 감독)

기대가 작으면 만족도는 높은 법  그런 날이 있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쌓여 있지만 하기 싫은 날, OTT를 켰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클릭하지 않았던 영화들만 계속 추천되는 그런 날. 아마도 정말 쌓여있는 일이 싫었던 모양이다. 평소에는 손이 가지 않았던 OTT 추천영화까지 클릭한 걸 보면 말이다. 이런 연유로 늦은 밤에 클릭한 ‘비공식작전’은 정말 기대가 작았고,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영화는 버릴 것 없이, 잔잔하게 재미있었다. 두 주연의 연기력도 좋았고, 소재도 나쁘지 않았고, 이제는 정말 옛날이 되어버린, 전 국민이 올림픽 유치에 국운이 걸려있다 믿었던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던 것도 좋았다. 아는 게 없기에 리얼하다 평가할 수 없지만, 그 시절 외교관 일상의 위험과 책임감을 보여준 것도 일상지식이 ..

원작을 넘어서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 두근두근 내 인생(2014, 이재용 감독)

이제는 오래된 영화 - 두근두근 내 인생  벌써 개봉한 지 10년이 지났다. 주연이었던 조성목은 대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되었고, 또 다른 주연 강동원/송혜교는 이제 부모 역할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물론 둘 다 여전히 멜로가 잘 어울리는 뛰어난 외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흥행에 실패했고, 영화가 원체 잔잔하기에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지 못하지만, 긴 시간이 지났어도 내게 큰 의미가 있으니, 바로 원작이 김애란의 소설이기 때문이다.  최애 소설가 - 김애란  엄청나게 다독을 하는 편은 아니고, 소설을 손에 달고 살지도 않지만, 그래도 몇몇 소설가 작품은 출간되길 기다리며 섭렵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팬이라 할 수 있는 소설가를 꼽으라면 단연 김애란이다. 20대 초반 우연히 읽었던 단편소설에..

독서37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99, 밀란 쿤데라)

오랜만에 모였던 독서모임의 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모임이 시작되자마자, 책을 추천한 멤버는 정식으로 사과했다. 책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사과에 다른 멤버들은 웃음 지으며 각자 인사로 오랜만에 책 이야기를 시작했다.    첫번째 질문, 이 책은 소설인가? 철학인가?  멤버 중 둘은 소설이라고 답했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줄거리를 구성하고 있으며, 결말의 반전까지도 보여주는 이 책은 소설이 아니냐고 답했고, 나 또한 그랬다.  한 명은 철학이라고 답했다. 존재의 가벼움, 키치, 영원회귀 이런 개념을 풀어내기 위한 수단으로써 주인공들의 삶을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한 명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 기묘하다면 기묘한 프..

백지화(Tabula rasa) 정책과 적응주의(adaptation) - 역사 속의 예수회 (5)

백지화(Tabula rasa) 정책이란?  종교개혁이 있었던 16세기 유럽에서는 ‘통치자의 종교는 곧 인민의 종교’라는 원칙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통념이 일반적인 선교(정책)개념으로 확산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고, 이러한 결과로 나타난 선교개념이 바로 '백지화(Tabula rasa) 정책이다. 유럽의 그리스도교를 그대로 옮겨 심을 수 있도록 현지의 토착문화와 전통을 말살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이 정책은, 스페인·포르투갈 주도로 이루어진 라틴아메리카 식민지 건설과 선교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회가 라틴아메리카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백지화 정책과 완전히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 스페인·포르투갈의 적극적 해외 식민지 건설을 해외선교 기회로 여겼던 것 또한 ..

두 영화 '미션' 그리고 '사일런스' - 역사 속의 예수회 (4)

정확한 규모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전 세계에 걸쳐 손꼽히는 수도회인 예수회이기에, 은근히 대중들에게서 많은 관심을 받는다. 교황의 비밀부대다... 등 여러 가지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도 그런 관심의 산물이겠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보다도 꾸준히 개봉되는 예수회에 대한 영화이다. 많은 영화가 있지만, 특히나 많이 주목을 받은 영화 두 편만 먼저 살펴보자. 『미션(The Mission)』, 롤랑 조페 감독, 1986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는 유명한 엔리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에 빛나는 영화 '미션'이다. 여러 가지 평가가 있지만, 작고하기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꼽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꺾이지 않는 의지를..

교육체계의 정립, 면학규정(Ratio Studiorum) - 역사 속의 예수회 (3)

1548년에 최초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한 학교, 콜레지움을 예수회가 메시나에 세운 이래 학생이 증가하고, 학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수도회의 내부 규정집이 마련되었고, 이후 새로운 회헌이 마련되면서 통합되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계속해서 수정과 보완을 걸친 학생 양성과 학업 지도 및 콜레지움 운영방침이 면학규정(Ratio Studiorum)으로서, 1599년 최종판이 발표되자 예수회 아콰비바 총장은 이전에 인쇄되었던 모든 판들을 없애도록 명령했다.  예수회는 교육의 출발점을 인간에게 둠으로써 인간 이해를 돕는 인문과학을 강조하고 전인적인 인간 양성에 관심을 기울였기에, 인간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역할을 강조하며 그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새..

설립자 이냐시오 데 로욜라(Ignatius de Loyola) - 역사 속의 예수회 (2)

(대표 이미지 출처: 예수회 한국관구)   예수회 건립에는 흔히 종교개혁(혹은 종교분열)이라 불리우는 시대적 배경과 이냐시오 데 로욜라 개인의 카리스마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전쟁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참전하였지만 심한 부상을 입게 되었고, 그 후 부상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1522년 31살 나이로 영적 체험을 하게 된 결과 회심하여,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과 사람들에게 더 잘 봉사하기 위한 학문적 지식의 필요성을 느꼈고, 영신수련과 인문학 학습을 병행한 결과, 다른 사람에게도 영적 도움을 주었다.   1534년 파리에서 동료들과 함께 가난과 정결의 첫 서원을 하고, 1537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그 해 동료들과 교황에게 봉사하기 위해 로마로 가던 중 자신이 이끄는 작은 그룹의 이름을 예수..

또다시 수렁 속으로 - 역사 속의 예수회

예수회라는 조직이 등장한 것은 1540년,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조직은 가톨릭 수도회이다.  긴 역사의 모든 순간에 선교와 교육에 앞장서온 이 수도회는 오늘날에도 전세계 여러 곳에서 선교를 위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정 종교를 선교하거나,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이 포스팅을 하는 건 아니다.  아직 '종교가 무엇이냐?'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있게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신이 없기도 하고, 예수회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한 건 사실 그저 또다른 과제로 스스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작년, '유고 슬라비아 내전'에 이어 또다른 수렁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자초한 것인지... 걱정도 되지만, 아직은 걱정보다는 폭넓은 독서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일차적으로 첫걸음으로 발견한 훌..

독서36 - 남겨진 것들의 기록(2024, 김새별/전애원)

멤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자는 나름 알려진 베스트셀러작가인 모양이다. 책을 추천한 멤버는 온라인 서점에서 할인기준액을 맞추기 위해 책을 샀다는데, 온라인 서점 알고리즘에서도 추천이 될 정도로 '많이 팔릴만한' 책이라는 점은 분명 기대를 높일만한 요소다. 하지만, 멤버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난 그냥 재미있었다, 쉽게 읽혔다 정도의 총평을 준비해 갔는데, 다른 멤버 들으로부터는 날카로운 혹평이 쏟아졌다.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속편이라 그런 지, 좀 싱거웠다.' '말로가 안 좋았던 고인을 너무 미화하는 면도 있다.' '들어가기 전 기도도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약간의 자기위안 아니냐.' '성형외과 의사 이야기는 의사라는게 확실치 않은데, 약간 눈길을 끌기 위해 집어넣은 사례..

독서35 - 전공을 버려라 : 미래 교육을 대비하는 대학의 변화(2024, 윤성이)

딱히 관심을 두진 않지만, 본의 아니게 직간접적으로 대학에 대한 책을 읽게 된다.  그중에서 이 책은 그래도 자의에 의해 집어든 편인데, 최근 교육부에서 의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대학 무전공 확대와 맞물려 눈길이 머무르게 되고... 책 자체가 얇은 데다 책 표면의 도발적인 카피가 눈에 띄어 한 번 읽어보자 마음먹게 되었다.  동국대 전 총장인 윤성이 교수는 직접적으로 묻는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전공과 취업은 일치하고 있냐고. 대답은 누구나 안다. 일치하고 있지 못하다. 누구나 아는 질문을 하는 것에는 의도가 있는 법이다. 대학에서 많은 일을 겪은 원로에 해당하는 저자는 이를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여러 가지를 말한다.  총평: 대학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외면한 책  저자가 평생에 ..

독서34 - 세이노의 가르침(2023, 세이노)

세이노의 가르침2000년부터 발표된 그의 주옥같은 글들.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제본서는 물론, 전자책과 앱까지 나왔던 《세이노의 가르침》이 드디어 전국 서점에서 독자들을 마주한다. 여러 판본을 모으고 저자의 확인을 거쳐 최근 생각을 추가로 수록하였다. 정식 출간본에만 추가로 수록된 글들은 목차와 본문에 별도 표시하였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보고 힘을 얻길 바라기에 인세도 안 받는 저자의 마음을 담아, 700쪽이 넘는 분량에도 7천 원 안팎에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정식 출간 전자책 또한 무료로 선보인다. *필명 ‘세이노(Say No)’는 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에 ‘No!’를 외치고 제대로 살아가라는 뜻이다. 세이노는 지난 20여 년간 여러 칼럼을 통해 인생 선배로서 부와 성공에 대..

한국식 피카레스크의 정수 - 더테러라이브(2013, 김병우 감독)

더 테러 라이브 2013 SUMMER, 한강 폭탄테러의 생생한 충격이 독점 생중계 된다! “지금… 한강 다리를 폭파하겠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밀려난 국민 앵커 ‘윤영화’는 생방송 진행 중, 신원미상 청취자로부터 협박전화를 받는다. “내가 터뜨린다고 했죠…?” 장난전화로 치부하며 전화를 끊은 순간, 마포대교가 폭발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눈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재난이 ‘테러사건’이라는 단서를 쥐게 된 윤영화! “신고하지마. 이건 일생일대의 기회야!” 마감뉴스 복귀 조건으로 보도국장과 물밑 거래를 시도한 그는 테러범과의 전화통화를 독점 생중계하기에 이른다.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언론사 건드려 봤자 좋을 거 없어!” 21억이라는 거액의 보상금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테러범...

미미 레더 식 낭만과 SF의 만남 - 딥 임팩트(1998, 미미 레더 감독)

딥 임팩트 1. 1998년 세기말, 그 불안감의 투영 - 혜성 충돌을 다룬 두 영화 세기말이었다. 한국은 IMF 금융위기로 그 불안감이 더 심했다지만, 딱히 경제위기를 겪지 않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세기말 불안감이 없지 않았던 모양이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SF영화가 그 해 나란히 개봉했고, 두 작품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은 각각 미미 레더와 마이클 베이라는 명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에 위축될 대로 위축된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화제가 되었다. '딥 임팩트'의 제작 사실이 새어나가서, 소식을 들은 경쟁사에서 부랴부랴 만든 작품이 '아마겟돈'이라는 것도 잘 알려져 있지만, 두 영화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감독의 작품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기에 흥미로운데, '딥 임팩트'는 SF의..

독서33 - 파워블로거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2021, 이재범)

파워블로거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 1. 블로그 글쓰기로 성공한 파워블로거의 조언. 하지만, 엄청 새로운 건 없다. 평소에도 도서관에 가면 반납대를 훑어본다. 방대한 장서 속에서 누군가 봤다면 이유가 있을 터, 베스트셀러를 궁금해하는 건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 그럴 것이다. 이런 방법이 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어찌 보면 충동구매에 가까운 방법이고, 어떤 선택을 하던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것과 남이 추천한 것 위주로만 보는 것은 다를 수 있기에 당연하다고도 하겠다. 실제로 반납대에서 집어든 책 중 많은 수는 넘겨보지도 않고 그대로 도서관으로 돌아다. 이 책도 반납대에서 우연히 집어들었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블로그 초심자들에게 성공한 선배로서 하는 조언..

독서32 -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2024, 질베르 아슈카르)

제목에서부터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 이 책은, 아주 스트레이트하게 내용을 전달한다. 2023년 말부터 현재까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무력저항을 빌미삼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즉각 이 학살을 멈추라고, 그리고 국제사회에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그래야만 이스라엘의 학살을 멈출 수 있다고 말이다. 딱히,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열강들이 중동 문제를 어떻게 꼬아놓았는지 간헐적으로 배우기는 했지만, 그래서 이 문제가 심대한 근원을 가졌으며 현재진행형인 건 알고 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지는 잘 몰랐다. 물론 이 책은 어디까지나 팔레스타인 입장에서 쓰여졌기에 편향되어 있고, 이스라엘 입장은 180도 다를 것이다. 이스라엘이 보기엔 팔레스타인..

독서31 - 변신·소송(2023, 프란츠 카프카)

변신·소송 그러니 벌레가 되라. 벌레임을 느껴라. 그래야 벌레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벌레 같지 않은 삶,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 인간 존재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절실한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변신』, 그리고 『소송』이 보여주는 세계는 그 힘든 질문에 더 끔찍한 상황을 덧붙이는, 우리는 벌레보다 더 비참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저자 프란츠 카프카 출판 살림 출판일 2023.06.14 1. 기괴하다. 이야기 자체는 흡입력이 있다. 소재 자체가 시대를 떠나, 뛰어난 발상에 근간을 둔 것이고, 더하여 그야말로 색다르기 그지 없다. 또한, 그 소재를 구성하는 장치와 세부적인 설정 자체도 세밀하게 그리고 정교하게 얽혀있다. 결국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그렇..

겪은 것과 믿는 것, 사실은 어느 쪽? - 라이프 오브 파이(2012, 이안 감독)

라이프 오브 파이 “지금부터 엄청난 이야기를 들려 드리죠. 아마 믿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동물들을 싣고 이민을 떠나는 도중 거센 폭풍우를 만나고 배는 침몰한다. 혼자 살아남은 파이는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올라 타지만 다친 얼룩말과 굶주린 하이에나, 그리고 오랑우탄과 함께 표류하게 된다. 하지만 모두를 놀라게 만든 진짜 주인공은 바로 보트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던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 배고픔에 허덕이는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파이와 리처드 파커만이 배에 남게 되는데…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거대하게 빛나는 고래 바다를 빛으로 물들인 해파리, 미어캣이 사는 신비의 섬까지, 파이와 리처드 파커 앞에 그 누구도 보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광..

독서30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2021, 심채경)

방송의 힘은 대단하다. 아니 방송에 출연해서, 얻은 인기의 힘은 대단하다. 딱히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지 몰랐었는데,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책이라며 선물했을 때, 난 신기했다. 웬 천문학 책? 아이는 이런저런 숙제를 하기에 늘 바빴고, 까만색 배경에 별이 떠 있는 예쁜 표지를 가진 이 책은 장서용으로 몇 년간 자기 몫을 다 했다. 독서모임을 위해 쉽고도 재미있는 책을 찾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끙끙대며 책장을 둘러보던 내게 이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예능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천문학자, 거기에 베스트셀러... 그래 일단 재미있을 거고, 분야도 색다르니 괜찮겠다는 생각에 한숨 돌리며 낙점하게 되었다. 천문학 책이지만, 천문학 지식은 양념에 불과한 책 책은 무척 재미있다. 천문학자가 아니라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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