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이미지 출처 :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보도자료>
지난 FA에서 이고은 선수를 영입하며, 필요한 보강을 하긴 했지만, 신인드래프트에서 2명만 지명하는 등 그다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진 않았던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이 이 번 시즌에는 예상을 넘어서는 풀배팅을 보여줬다.
바로 FA시장에서 박정아, 채선아 선수를 영입한 것에 이어서, 이한비, 오지영 선수까지 가볍게 잔류시킨 것!
사실 이한비, 오지영 선수는 페퍼에 와서 출전기회를 많이 받으며, 자기 몫을 잘 해냈기에 잔류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다. 다른 팀에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데려가기에는 포지션 상 다른 팀도 보유자원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박정아 선수를 연봉 최고액인 7억 7천5백만 원에 데려온 것에 이어, 채선아 선수까지 연봉 1억 원에 영입한 것!
배부를 정도로 영입했기 때문일까.. 배구 전문지에 보도된 구단 보도자료에도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보호선수 명단 작성에만 집중하겠다는 편안함까지도 느껴지니... 팬으로서는 어쨌든 반갑고도 즐거운 소식이다.
어쨌든 FA에서 이런 광폭행보를 보이면서, 페퍼는 꼴찌팀에서 적어도 순위경쟁을 노릴 수 있는 건실한 배구팀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샐러리캡 또한 이제는 다른 선수를 영입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소진되어 버렸으니,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FA영입에 대한 즐거움은 여기까지...
몇 가지 궁금증에 대해서 팬으로서 뇌피셜을 몇 마디 적어본다.
1. 왜 박정아인가?
페퍼 감독과 프런트가 어떤 수를 써도 올해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36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레이스에서 설사 최대어 김연경 선수를 영입하더라도 뎁스가 여전히 아쉬운 페퍼 입장에서 2~3년에 걸쳐서 중장기적으로 전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을 세웠을 것 같다. 1년 후에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나마도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한 김연경 선수를 노리느니, 젊고 어린 선수를 다독이면서 3년 정도를 충분히 책임질 수 있는 박정아 선수가 매력적이었으리라. 어차피 몸값이 비싼 건 마찬가지였을 테니...
물론 잘 알려진 것처럼 박정아 선수는 리시브에서 1인분을 해주기 어렵다. 그래서 도로공사 2인 리시브가 빛을 발했던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 페퍼는 어디까지나 존재감이 작고 전력도 약한 약체팀. 일단 슈퍼스타를 영입하여 선수들의 자신감을 올리고.... 공격력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길을 택한 것은 합리적이다. 연봉이 과하지 않느냐 지적은... 뭐.. 어차피 내 돈도 아니고.. 샐러리캡도 여유가 있었으니... 큰돈을 써준 구단주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박정아 선수 리시브 한계는 바로 다음 선수 영입으로 보험을 들었으니, 바로 채선아 선수 영입이다.
2. 왜 채선아인가?
페퍼는 박정아 선수 영입을 꽤 오랫동안 계획한 것 같다. 여러 기사 중 채 선수의 영입이 공식 발표되기 전, 박정아 선수 영입을 보도한 건 중, 채선아 선수도 영입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왜 이런 흐름으로 기사가 나왔는지를 생각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페퍼는 채선아 선수가 영입되었다는 전제로 박정아 선수를 설득한 것은 아닐까?
즉, IBK시절 2인 리시브 체제에 참여했을 정도로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채선아 선수를 먼저 영입해서, 여차하면 2인 리시브로 박 선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음을 어필하면서 영입작전을 펼친 것은 아닐까..
채선아 선수 입장에서도 애매한 신장과 애매한 공격력 때문에... 결국 수비로 승부해야 하는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뎁스가 두꺼운 인삼공사보다는... 물론 오지영이라는 국대 리베로가 있긴 하지만, 백업으로라도 많이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 페퍼가 더 나았으리라.
또한, 도로공사에서 만약 채선아를 보호선수로 지명한다면, 연봉 1억 원 수준으로 데려온 선수로 출혈을 막게 되므로 이 또한 페퍼에게 나쁘진 않으리라는 계산까지도 했을 것 같다.
3. 그렇다면 보호선수는?
당장 올해 볼 수 없었던 선수도 많았지만, 이미 페퍼의 보호선수 명단 작성은 이미 골 아픈 문제가 되었다.
보호선수 6명 중, 박정아, 오지영, 이고은, 이한비는 확정이라 보고.... 나머지 두 자리를 박경현, 박사랑, 서채원, 하혜진, 염어르헝, 이민서 등을 두고 고민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어느 선수가 나가도 아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사실 이건 종목을 불문하고 FA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긴 하다.)
박사랑, 염어르헝은 반드시 보호해야 할 것 같고... 도로공사가 이예은 선수로 큰 재미를 봤기에 이민서 선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작음도 감안해야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끼워 맞춰보면, 보호선수는 박정아, 오지영, 이고은, 이한비, 박사랑, 염어르헝 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백업세터가 급한 도로공사에 박사랑만 빼앗기지 않는다면, 어떤 보상선수도 속은 쓰려도 납득은 될 듯하다..
4. 그렇다면 최종 베스트6는?
어느덧 꿈의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었다.
박정아/이한비(아웃사이드히터)-이고은(세터)-염어르헝/최가은(센터)-외국인(아포짓)-오지영(리베로)
물론 부상회복이 원만히 되어야 하고, 외국인도 잘 선발해야 하고, 아시아쿼터도 잘 뽑아야 하지만, 이 부담은 다른 팀도 마찬가지이므로... 이제 정말 해볼 만한 팀이 된 것 같다. 큰 그림을 가지고 여기까지 끌고 온 구단에 감사드리고, 조금 더 운이 따라서 내년 신인 최대어인 재능퀸 김세빈 선수까지 꼭 영입하길 바란다. 그래서 긴 시간 강팀을 꿈꿀 수 있는 그런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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