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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역사에... 아니 팔레스타인 축구 역사에 오래 기억될 승부 -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한국,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

마셜 2024. 9. 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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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축구협회 홈페이지)

 
 결과는 충격적인 무승부였다. 어찌 보면 충격적일 것도 없다. 한국은 자주 중동팀의 수비 위주 전술에 고전했으며,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도 요르단에 완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쨌든  FIFA 랭킹 23위 한국이 96위 팔레스타인에 그것도 홈에서, 그것도 사실상 전쟁통에 훈련도 어려웠다는 팀을 불러서 이기지 못했다는 건 분명 팬들을 실망시키는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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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로 팔레스타인 축구팬들에게는 이 시합이 오래 기억될 것이다. 한국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강호는 아니어도 어쨌든 아시아의 강호이자 월드컵 본선 단골인데... 그리고 손흥민-이강인-김민재로 이어지는 유럽파 황금세대를 팀인데, 팔레스타인은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1점을 따내며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했다. 
 
 사실 생각보다 팔레스타인이 인구가 엄청나게 적은 소국은 아니다. 인구 500만이 넘기 때문에 중동국가 치고 인구가 엄청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를 자주 애먹였던 카타르가 인구 270만, 오만 460만, 레바논이 550만인걸 보면... 중동에서 대국 반열에는 끼지 못하는 나라 정도로 표현해야 할 것 같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화약고에서 쉴 새 없는 테러와 전쟁을 치러가며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기에 체계적인 지원을 받는 한국 국대가 졸전을 펼친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뿐이다. 
 
 실제로 경기장에 다녀왔던 분 얘기를 들어보니, 관중석 분위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별로였고... 우리 선수가 공격진영으로 쇄도할때마다 '홍명보 나가'라는 야유가 쏟아졌다고 한다. 실제로 경기 중에도 김민재 선수의 짜증이 느껴졌다고 하는데... 경기 후 직접적으로 부딪히기까지 했다니... 그래도 선수들은 홍 감독을 따라 원 팀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붉은악마와 대치했던 김민재 사과…"내 행동은 잘못, 반성 중"  | 중앙일보

붉은악마와 대치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www.joongang.co.kr

 
 관중석 한 켠에 앉은 아마도 팔레스타인으로 보이는 몇몇 응원진의 외침은 그야말로 처절했다고 한다. 아직도 한국은 UN에서의 팔레스타인의 지위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 나라다. 자신들의 모국을 인정하지 않는 축구강국의 홈에서 무승부를 이뤄낸 그들의 심정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을 목놓아 응원했던 응원단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쉽게도 한국 축구팬은 그들의 심정을 헤아릴 마음의 여유가 없다. 연합뉴스 기사처럼 이미 팀은 사면초가... 만약 두 번째 시합인 오늘 오만전에서도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홍명보 감독에 대한 여론은 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사면초가' 홍명보 "오만전은 승리뿐…선수들 지난 경기 잊길" | 연합뉴스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어웨이인 데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승리 외에 다른 건 없다."

www.yna.co.kr

 
 사실 8.5장으로 늘어난 본선행 티켓을 생각하면, 여전히 한국이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축구팬들을 울리고 웃겼던 건 단순히 본선의 결과 뿐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치열한 아시아 강호들과의 경쟁과 선수들의 노력도 중요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국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대표팀과 홍명보 감독이 '결과'로 모든 것을 말해주길... 이 엄청난 비난 여론을 조금은 잠재워주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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