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이겼다. 3:1이었고, 원정길에서 동점골을 내주고도 역전골과 시합종료 직전 추가골을 뽑아내며 2점차 승리를 끌어냈기에 만족할만한 스코어였다. 무엇보다도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걸고 중동국가과 싸우는 쉽지않은 레이스에서 원정길 승점 3점 획득은 게임 목표 달성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결국 손흥민이었다.
누가 봐도 한국은 손흥민의 팀이었다. 뛰어난 공 키핑 능력과 정확한 슈팅으로 위기의 팀을 구했다. 피곤한 일정에도 늘 최선을 다하는 우리 주장도 이제는 전성기를 서서히 지나갈 나이인데... 팀은 여전히 거의 아무런 변화도 없이 늘 그가 모든 걸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물론 기량이 특출난 에이스 한 명이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건 스포츠에서 흔한 일이고, 부끄러울 게 없지만, 그 외 유럽파가 즐비한 지금 축구 대표팀에서 왜 이렇게 일기토와 같은 싸움을 손흥민이 계속해야 하는지는 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합숙기간의 부족인가? 그럼 일본은?
풋볼리스트에서 아시아 축구의 상향평준화와 아시아 상대팀들의 긴 준비기간 등을 이야기한 기사가 나왔다. 내용도 좋고, 비판도 깊이 들어가서 읽을게 많다.
기자도 마지막은 결국은 '틀'을 짜지 못했다며, 어느 정도 예상되는 상대팀의 압박을 빠져나가고 우월한 개인기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전문가다운 지적을 차치하고서라도 한 마디 하고 싶은 게... 합숙기간이 부족한 일본도 부족한데, 어떻게 일본은 아시아권에서 적수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간단하게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개개인 기량이 일본이 더 뛰어나다면 할 말은 없지만, 어쨌든 아시아권 언더독들의 강력한 도전에 대한 파훼법은 일본팀에서 먼저 찾아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홍명보에게 기대를
미우나 고우나 이제는 홍명보 감독에게 기대를 거는 수 밖에 없다. 월드컵에서는 대실패를 거뒀지만, 그 외 올림픽과 K리그에서 화려한 업적을 남겼기에 개인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월드컵 실패에서 얻은 교훈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 그것도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은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하는 자리고, 이제 다른 선택지는 사실상 없다.
축구협회의 '배짱' 선임을 반가워할 축구팬이 몇이나 있겠냐만은... 그래도 스포츠는 이기면 즐겁고, 축구는 멋진 플레이로 관중을 열광시킨다. 특히, 뭐든 성과를 낸 사람이 과정에 대한 반성과 소회를 얘기해야 멋진 법이다. 결국 홍 감독이 이 모든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선수들 네임밸류에 걸맞는 경기력으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그 후에 정말 명장이자 축구계 중진으로서 개혁과 발전을 발한다면, 선수시절 명성에 걸맞는 레전드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홍명보 감독이 선수시절 명성을 넘어 더 좋은 지도자로 기억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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