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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탈꼴지를 위한 키플레이어는? - 최단신 리베로 오선예 선수

마셜 2024. 9. 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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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인스타그램)

 
 시간이 늘 그렇듯이 흘러 흘러간다. 
 벌써 외국인, 아시아쿼터, FA, 신인까지 모두 합류하여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KOVO 리그, 새 식구가 합류할 때마다 한 번씩 돌아보긴 했지만, 그래도 이 번 시즌 키플레이어는 누구일지 한 번 살펴보자. 두 편으로 나눠서 첫 번째로 페퍼를 꼴찌에서 구할 선수는 누구일지 살펴보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페퍼를 봄배구로 인도할 선수는 누구일지 살펴보고자 한다. 
 

  1. (팀을 꼴지에서 구할 선수) 막중한 임무를 맡은 백업 리베로 오선예
  2. (팀을 봄배구로 인도할 선수) 그토록 찾아 무난한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

 
 먼저 팀을 꼴지에서 구할 선수는 리베로 오선예이다. 꽤나 낮은 순위에서 첫 신인으로 지명되었지만, 프로팀에 첫 번째로 지명되었기에, 그것도 꼴찌팀에 입단했기에,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팀 전력이 부실한 만큼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 분명하지만, 고교배구와 프로의 격차가 엄청나게 느껴지는 배구판이다. 이 신인 리베로가 팀에 얼마나 보탬이 되겠냐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 작년 문슬기와 오지영이 팀을 이탈했을 때, 팀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잊지 말자. 국대 리베로 한다혜 선수의 기량이 절정이고, 한 선수가 많은 세트를 커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장기레이스인 KOVO 여자부는 반드시 백업 리베로가 있어야 한다.  
 

“키 157㎝, V리그서 제일 작지만 코트에선 가장 큰 선수가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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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량이야 당연히 부족하겠지만, 이제 페퍼도 포지션별로 어차피 망한 게임, 망한 세트라면 경험치라도 쌓게 할 젊고 에너지 넘치는 신인급 선수를 관리해야 한다. 다행히 기사를 통해 확인한 오선예 선수는 그런 페퍼 팀 상황에 맞는 면모를 보여준다. 본인 스스로 악바리라면서, 강한 체력과 민첩성을 강점으로 꼽는 이 선수는 앞으로 갈 길이 먼 페퍼팀에서 같이 성장하기에 딱 좋은 퍼즐일지도 모르겠다. 
 더하여 갈수록 엘리트 체육 시스템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학생선수 자원이 말라가는 배구 현실에서, 중학생 때 배구를 시작해서 어엿한 프로 선수까지 성장한 157cm의 이 소녀의 선수생활 커리어는 한국배구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여전히 엘리트 배구 선수들이 그저 배구를 즐기는 클럽 선수들보다 월등한 기량을 가지고 있을 테고, 맞대결에서는 상대도 안 되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떻게든 클럽스포츠 회원들까지 배구 저변으로 끌어들여야 미래가 있다. 키에 상관없이 배구에 더 도전하게 하고, 중학생들에게도 '진로'로서 배구를 접근시키기에 이미 오선예 선수는 꽤 좋은 교보재이다. 
 프로의 뎁스를 뚫지 못하고, 소리소문 없이 은퇴할 지라도, 애기 손이라도 빌려야 할 만큼 열악해진 배구 현실에서 의미 없는 신변잡기적 인터뷰만 생산하지 말고, 클럽스포츠로 저변을 확대할 때 중학생이라도 엘리트 체육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할 수 있는 성공사례로 콘텐츠화하길 바란다. 
 
 올해도 페퍼가 당장 연승을 달리는 팀으로 탈바꿈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더라도 주전을 빼지도 않았는데 정신줄을 놓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한다혜 선수가 지쳤을 때, 혹은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 그리고 패색이 짙은 세트에서도 나와서, 자신과 팀이 뭔가 얻을 수 있도록 코트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런 리베로가 페퍼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지는 게임을 좀 프로답게 져야, 탈꼴지 경쟁이라도 해볼 만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어린 리베로가 패배하는 경기에서도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카드가 되길 바란다. 
 물론 당장은 한다혜 선수에게 많은 것을 배우는 게 최우선... 조급해하지 말고, 프로 생활 첫 해에 좋은 기억을 많은 남기길, 그리고 팀의 탈꼴지에 힘을 보태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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