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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야구의 몰락은 누구 책임인가? - 4년제 대학야구감독협의회 10월 4일 성명서

마셜 2024. 10. 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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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대학야구연맹)

 

 생각보다 한국대학야구연맹에 가입한 대학야구팀은 많다. 누구나 다 아는 명문대학교부터... 다소 생소한 이름까지 총 57개 학교가 야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학교가 한 해 4~5명만 졸업생을 배출한다고 해도, 한 해에 200명이 넘게 된다. 실제로 올해 KBO 드래프트 참가 졸업 예정자는 286명이었다. 이 중 대학 선수는 16명이 지명되었고, 4년제 대졸자는 단 2명에 불과했다. 언뜻봐도 매우 낮은 지명률이다. 특히 작년 29명 지명에 비해 워낙 줄었기에, 대학야구계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대학야구가 망했다고 표현하며, 윗사람들을 비판하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대학 야구 망했다니, 그렇게 만든 윗사람들은요?" [박연준의 시선] - MHNsports / MHN스포츠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대학 야구 망했다고 말씀하는데, 그렇게 만든 윗사람들은 정작 왜 가만히 있나요?\"대학 야구 몰락, 대학 야구의 눈물이라는 표현이 쏟아져 나온다. 이번 2024 신인 드래

www.mhnse.com

 

 이 번 드래프트 결과가 얼마나 대학야구에 위기감을 느끼게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기사다. 기사는 제목 아래에 3줄의 요약을 따로 달았는데,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대학 야구선수 지명률 26.3%에서 4.7%로 급감, 선수들의 기량 문제로만 보기 어려워
- 대다수 대학 야구부 야구장과 학교 거리 멀어, 조명 시설 없는 곳도 있는 상태에서 학점 C 미만 선수 출전 금지 '탁상행정'
- 현장 "환경 조성 후 규정 둬야" 좋지 못한 환경 속 야구와 공부 두 마리 토끼 잡다보니 역효과

 

 실력과 결과가 최우선시되는 프로에 갈 선수를 드래프트했는데, 선수들의 기량 문제가 아니라니 잘 납득하기 어려웠다. 굳이 조금 맞춰서 생각해보면, 선수들의 기량이 이 정도에 머무른 이유는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정도가 정확하겠다. 

 두번째 줄이야 관점에 따라, 엄격한 학사규정을 탁상행정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세번째 줄 야구와 공부 두 마리 토끼 잡다보니 역효과가 난다는 지적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어쨌든 학생이기에 최소한의 학업성취를 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그 최소한이 어디까지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지나치게 단정적인 표현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기사 내용은 현장의 어려움을 잘 전달하고 있다. 숙소와 학교 사이 거리가 85km에 달하는 학교, 야간 조명이 없어 실내연습을 하는 학교..  생각치 못했던 지적에 대학야구선수들의 고충이 와닿았다. 

 하지만, 정작 이렇게 격정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한 사람은 누구인지 모호했다. 감독들이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대학야구 감독 전원이 참여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의 목소리인지... 나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어 좀 더 검색을 해보니, 성명서를 발표한 주체는 '4년제 대학야구 감독 협의회(회장 손동일 원광대 야구부 감독)'이었고, 대학야구의 쇄신 방안 마련을 약속하는 내용도 성명에 포함되어 있었다. 

 

 당장 4년간 전심전력으로 지도한 학생들이 프로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현장 지도자는 훈련시간 확보를 방해하는 규정과 그 규정을 만든 윗사람들을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어쨌든 엄연한 학생이... 그리고 야구학과도 아닌데, 제대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하지도 않았는데, 졸업장을 받는 게 더 문제다. C 정도의 학점제한이 타이트하다고 하지만, 글쎄다... 그럼 얼마나 완화하길 바라나 D? 전체 학생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졸업요건을 특기생이라고 해서 완화시켜달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아닐까... 특히 공정성이 늘 뇌관이 되는 한국사회에서 말이다. 

 

 문득 이제 노장이 된 KBL 최진수 선수 사례가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NBA도 도전해볼만한 슈퍼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며, 메릴랜드 대학교에 입학했었다. 하지만, 무리한 대표 차출로 한국과 미국을 오고갔고, 완벽하지 않은 영어 실력으로 공부하다가 유급을 당하고, 결국 중퇴를 선택했었다. 그게 2010년의 일이다. 14년 전에도 이미 미국 대학 스포츠에서는 일반화된 최소한 학사관리였다. 

 

 물론 한국과 미국의 대학 스포츠 현실은 많이 다르고,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야구만 보고 달려온 젊은이들이 좌절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그래도 대학으로서 최소한의 학사관리를 유지하는 걸 포기하면 안된다. 그것마저 포기한다면, 이미 대학은 학교라고 볼 수 없다. 

 

 대학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인지... 대학 야구부 신설은 최근에도 자주 발표되고 있다.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한 편업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어떤 분야이던 새식구가 들어오는 것은 환영해야할 일이지만, 위 기사처럼 85km를 통학하게 하거나, 야간 조명도 없는 훈련환경에서 창단한 야구부를 회원교로 인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엄격한 학사관리를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기 전에, 신설 야구부의 훈련 환경과 선수 지원을 면밀하게 설펴보고 지원을 할 것에는 지원을 하고, 요건을 채우지 못한 학교는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런 제언이 받아들여지라도 제도 정비가 이루어지기 전, 입학한 학생들은 죄가 없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 감독협의회는 단체 트라이아웃이라도 기획하고, 구단들에 타진하고 뭔가 더 구체적인 액션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비판하는 것... 어찌보면 그게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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