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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산율 정말 높아질까요 -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 위스콘신대학교 교수

마셜 2023. 12. 15.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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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통계청 2022 출산율 자료)

 
 한국 출산율이 절망적인 수준으로 낮아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출산율 저하 같은 사회현상의 원인은 당연히 간단하지 않고, 쉽게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떠한 사회현상을 문제라 보고 해결하려면 정확한 원인분석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바야흐로 전국민이 출산율 저하를 걱정하는 시대이다. 뉴스를 검색해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이 문제를 지적하고,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정말 열심히..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아왔고, 그중에서도 출산율이 낮은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내 입장에서 봤을 때는 대부분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 
 

"출산율 0.78명 한국이 망했다고요? 한국의 출산율 분명 높아집니다"[영상]

핵심요약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글로벌편' 연사로 초대된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 위스콘신대학교 교수 단독 인터뷰 "한국 아버지들, 근로 시간 너무 길어 육아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해…가족의

v.daum.net

 
 그 와중에 눈에 띄었던 한 기사.. 미국 한 전문가가 한국 출산율이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한 인터뷰가 담겨 있었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한국 출산율에 희망이 있다고 했을까?
 
 인터뷰 내용은 생각보다 촘촘하고, 카렌 교수가 사용한 통계적 근거는 방대했다. 시간을 들여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인터뷰였지만, 여전히 과도한 근로로 인한 육아 부담을 첫번째로 언급하는 건 별로 공감이 되지 않았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출산율 저하에 대한 진단은 대부분 개인적 경험에 기반하기에.... 그저 주장에 불과하겠지만... 어쨌든 내 생각에 출산율 저하의 더 근본적 이유는 따로 있다. 이에 대한 얘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미루기로 하고... 이 인터뷰에서 와닿았던 구절을 살펴보자
 
" -한국에서는 자녀를 출산하면 출산장려금을 지급합니다. 예를 들면 첫째 아이 출산에 100만원, 둘째 아이 낳으면 200만 원 이런 식인데, 직접 예산지원 효과를 어떻게 보시나요?

"왜 국민들이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은지 설문조사를 진행해보면, 3분의 1은 주거비 부담이라고 답변을 하고 3분의 1은 또 육아비용 혹은 교육비가 너무 비싸다고 답변합니다.....(중략).... 스웨덴은 이에 있어서 매우 좋은 모델입니다. 스웨덴 같은 경우 아동수당이나 육아휴직 급여 혹은 자녀가 있는 가정에게 주거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육아비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금액의 급여나 지원을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저는 그래도 조금 더 그 금액을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중략)...... 왜냐하면 특히 한국 같은 경우는 주거비 지원 금액에 있어서도 여전히 선진국들의 평균 금액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정부 차원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거의 사라지고 있고, 서울집중화 현상은 그냥... 어쩔수 없는 한국현실이 되었다고 한다면, 젊은 부부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것이고, 특히 자녀교육에 유리한 지역의 주거비는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카렌 교수 지적처럼 주거비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둘째, 서울 특히, 서울에서도 특정지역의 자녀교육에 유리한 구도를 없앨 수 있도록 정보소외지역의 교육 수준을 끌어올린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두 번째가 훨씬 어렵다는 걸....
 
 결국 그 정책이 포퓰리즘처럼 보이고, 뭔가 더한 묘수가 있을 것 같고... 이 전 다른 정권에서 했던 정책이라 영 새로운 맛도 없더라도... 가장 효과가 큰 방도를 두고, 차선책을 택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녹록하지가 않다. 그야말로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라면, 정말 파격적인 금액을 걸고 거주비 지원이라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책은 단순하고, 지속가능성이 높을 수록 사람들에게 효과를 발휘한다.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서 실적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싶은 게 정치인 혹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본능이겠지만... 생각해 보자... 1억 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1백만 원을 지원해 주면 고마워하긴 할 테고,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 1백만 원 때문에 1억 원이 드는 도전을 할 가능성은 정말 낮다. 차라리 5천만 원씩 2명에게 지원해 주는 게 기대효과는 더 클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언급하며, 한국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카렌 교수의 말에 공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가 느껴지고 고맙긴 했지만... 결국 이 분도 뭔가 기발한 분석이나 묘수는 없구나 라는 생각이 더욱 자포자기하는 기분이 든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카렌 교수가 문제점을 직시하는 것이 해결의 시작이라고 지적한 것에서.... 나부터가 전문가 인터뷰에서 내가 상상치도 못했던 묘수를 찾으려 했던 것이 문제를 외면하고 쉬운 길을 찾은 것은 아닌지 조금은 반성하게 되었다. 
 
 이제 한국도 본격적으로 적극적 이민확대정책도 고민해야하는 시점이 되었고,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예산투입을 확대하고 있는 각종 장려책도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필요한 긴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고, 사람은 희망이 필요한 법. 저명한 전문가의 애정 어린 분석과 조언이 한국의 정책변화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주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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