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용 부회장의 취임을 알게 된 건 재린 스티븐슨의 귀화에 대한 업데이트 기사를 본 덕분이었다. 아들이 다니는 대학 티셔츠를 입은 아버지 문태종, 그리고 재린 스티븐슨과 함께 찍은 사진에는 국가대표 감독 안준호, 코치 서동철이 함께 했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이 있었다. 바로 전 kbs 스포츠국장이었던 정재용 기자였다.
특별귀화 건이 바로 결론이 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현재 한국농구계에서 가장 큰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선수인 재린 스티븐슨을 찾아가고, 관련하여 관심을 끊임없이 표명하는 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 꼭 필요한 일이 협회 차원에서는 잘 되지 않았고, 그래서 참 답답했었는데, 협회 차원에서 부회장이 감독/코치와 동행하여 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제안을 한 건 정말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최근 막을 내린 파리 올림픽에서, 꽤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슈는 바로 '협회'이다. 농구는 언강생심 올림픽 본선 진출은 꿈도 못 꿀 실력이지만, 그간 농구협회 행보는 최근 욕을 먹고 있는 배드민턴협회나, 전에 김치찌개 회식으로 배구팬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던 배구협회와 다를 바가 없었다. 특히, 그래도 대중적인 인기스포츠인 농구협회에서 제대로 적극적으로 하는 일이 없다는 건 모든 농구팬들의 불만이었는데, 이 번에 부회장으로 취임한 정재용 부회장에게서 아주 작지만 그 가능성이 보인다.
현장 기자 출신으로, 유학파 박사인 정재용 부회장의 농구발전 마스터플랜을 살짝 엿보자. 처음 들어보는 매체이지만, 자세히 정 부회장 이야기를 옮겨준 기사가 있어 링크를 달아본다.
- 수준 높은 생활체육 농구 대회를 만들어서 디비전3로 출범하겠다.
- 이를 바탕으로 랭킹 포인트를 매긴 후, 왕중왕전 '농구 코리아컵'을 개최하겠다,
- 농구인 100만명으로 대변되는 인프라 통합을 완성하겠다.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이야기이다. 정 부회장이 꿈꾼 아이디어가 너무나 많았는지, 기사는 '꿈이 크면 그 깨진 조각도 크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듯한 격언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그 말조차 와닿았고, 농구협회로 대표되는 관련 행정과 국가대표팀 운영의 변화를 목 빠지게 기다려왔던 농구팬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
정 부회장이 직접 출연하여, 막힘없이 한국농구의 미래와 가능성을 설명하는 미래 발전 전략 보고서가 유튜브에 공개되었을 때도, 농구팬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유튜브 댓글로 쏟아져나온 농구팬들의 의견과 칭찬과 코멘트도... 그간 농구팬들이 이런 행동하는 농구인을 얼마나 원했는지를 보여준다.
파리 올림픽 농구에서 일본대표팀의 선전을 보며, 속이 쓰라렸던 농구팬들에게, 더 이상 아시아인은 농구는 안된다라는 건 핑계가 될 수 없다. 정 부회장의 원대한 꿈이 다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여전히 애정어린 시선으로 한국 농구를 보고 있는 팬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농구인으로 기억되기에는 충분하리라. 한 발짝만 더 나아가서, 재린 스티븐슨 특별귀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왕중왕전을 잘 안착시키기만 해도 다시없는 농구협회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정재용 부회장의 에너지 넘치는 행보에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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