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에 새로 생긴 테마파크 - 레고랜드가 최근에 말썽을 많이 일으켰다고 하죠? 공사 기간 도중에 옛 문화 유적이 발견되어서 개장이 상당히 늦추어진데다가, 지난 10월에는 한국 채권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던 중심 원인으로 지목되었다고 합니다. 레고랜드 운영 회사의 기업어음에 대한 강원도의 지급보증이 거부되었다가 늦어지게 되면서 터진 이 사건은, 한국의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었습니다. 레고랜드는 “레고”라는 테마가 확실해서 운영의 묘만 잘 살린다면 주요 고객인 아이들이나 이를 운영하는 시행사, 지자체 모두 좋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일텐데요, 어서 이 어려운 난관을 벗어나 아시아 제일의 레고랜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테마파크의 종류는 아주 많죠. 여러분들은 자동차 회사들도 테마파크를 만들어 자사의 홍보와 고객 만족에 이용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자동차 테마파크 역시 자동차라는 주제가 확실하기에, 잘만 운영하면 회사 브랜드 홍보에 무척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동차 테마파크는 이미 자동차를 구매했던 혹은 구매를 할 고객들과의 소통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략이지만, 조성과 운영에 천문학적인 경비가 드는 탓에 아무 자동차 회사나 시도 할 수 없는 대형 사업입니다. 그래서 보통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과거에 생산했던 인기 모델들을 전시하는 자동차 박물관 정도로 설립해 놓는 경우가 많지만, 제법 규모가 있는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단순한 자동차 전시를 넘어서 고객들이 브랜드에 대한 깊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테마파크를 조성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일본 토요타의 "메가웹", 이탈리아 피아트 산하 페라리의 "아부다비 페라리 월드", 독일 BMW의 "BMW벨트"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량 1, 2위를 다투는 거대기업 폭스바겐도 자동차 테마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름은 아우토슈타트(Autostadt). 이름 참 간지나죠? 폭스바겐이 지난 2000년도에 한화로 약 6천900억원을 들여 건설하였다고 합니다. 무려 축구장 25개의 넓이의 광활한 부지 위에 자동차 박물관뿐만 아니라 오프로드 시승코스, 카 타워, 호텔 등을 마련하고 1년에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모으는 독일의 유명 관광지 입니다. 그런데 아우토슈타트는 다른 자동차 테마파크들에 비해 좀 더 특별한 면이 있습니다. 바로 테마파크가 폭스바겐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볼프스부르크 공장 안에 본사와 함께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왜 굳이 이 모든 것들을 다 한 곳에 조성하였을까요? 말하자면 고객들을 위한 원스탑 서비스와도 같습니다. 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도시 볼프스부르크 시내 관광, 폭스바겐 자동차 공장 투어, 그리고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를 고객들이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입니다.
아우토슈타트가 만들어진 이유를 자세히 탐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테마파크를 품고 있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역사에 대해 먼저 짚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과거 나치 정권은 1세대 비틀을 생산하기 위해서 1938년 당시 작은 촌락에 불과했던Fallersleben 지역에 자동차 공장을 건설합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작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용 도시까지 함께 만들고 “Fallersleben의 기쁨을 통한 힘” (Stadt des KdF-Wagens bei Fallersleben)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입니다. “기쁨을 통한 힘” (Kraft durch Freude, KdF)은 나치 정권이 당시의 독일 국민들의 여가활동을 선전하기 위해 만들었던 조직으로서 회원들이 1세대 비틀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저축 제도를 실행했었습니다. 그러나 1945년 영국군 사령부가 폭스바겐 공장에 진주한 이후, 나치 정권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도시명을 볼프스부르크로 변경하게 되면서, 도시의 성격이 크게 바뀌었고 폭스바겐의 부활에 따라 규모가 급격히 팽창되게 됩니다.
현재 볼프스부르크의 인구는 약 30여만명 정도이며, 대부분의 인원들이 폭스바겐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전형적인 자동차 도시라고 합니다. 공장에 도착하면 4개의 높은 굴뚝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데 이곳은 1938년 건축된 폭스바겐 공장의 상징과도 같은 역사 깊은 건물입니다. 이후 공장은 발전을 거듭, 2020년 기준 무려 6만여명의 근로자가 이 공장에서 일하면서 하루 3천5백대, 그리고 18초마다 1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위용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공장 전체 부지의 면적은 워낙 넓어서 모나코 공국 3개의 크기와 맞먹기 때문에 공장 내부에 총 연장 75km의 도로와 60km의 철도를 부설하고 자체 소방서, 병원, 발전소들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이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과거부터 자동차 관련 신기록의 산실이었습니다. 1945년부터 1949년까지 영국군 사령부의 지휘 하에서 폭스바겐은 1세대 비틀을 생산하면서 자립의 기초를 닦았고, 본격적으로 1세대 비틀을 생산한지 10년만인 1955년에 100만번째 비틀을 생산하는 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1974년 1세대 비틀의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약 천2백만대의 차량들을 생산하였습니다. 1988년에는 공장이 생긴지 50년만에 천만번째 골프를 생산하기도 했고, 1945년부터 최근까지 약 4천6백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여 전세계에 공급했다고 하네요.
폭스바겐이 이와 같은 양적인 발전을 이루자, 이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회사로서 자동차 이외의 부분에서도 고객들에게 최상의 만족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되는데, 그 일환으로 자동차 테마파크가 구상이 된 것입니다. 이 자동차 테마파크를 계획한 것은 바로 2002년까지 폭스바겐 회장으로 재직했던 포르쉐917의 아버지 페르디난트 피에히입니다. 앞 편에서 설명한대로 그는 위기의 1990년대 폭스바겐을 구원한 영웅적인 인물입니다. 폭스바겐이 1990년대 연이은 적자로 인하여 큰 경영의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성공적인 2세대 비틀 출시로 매출을 증대시키고, 브랜드간 플랫폼 공유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으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폭스바겐을 세계적인 규모의 자동차 그룹으로 재탄생 시켰습니다.
아우토슈타트는 독일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설계 당시부터 볼프스부르크 중앙 기차역이 있는 도시 중심과 매우 가깝게 위치시켰다고 합니다. 실제로 기차역에서 아우토슈타트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다리 위의 무빙워크로 이동해야 합니다. 아우토슈타트가 위치한 볼프스부르크 공장이 굳이 하천 근처에 자리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하천은 인공적으로 건설된 이텔란트 운하로서 이 운하를 타고 100여 km북쪽으로 가면 독일의 최대항구 함부르크에 도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자동차의 부품과 완성된 차량을 운반하는 하는 데는 수운만한게 없죠.
다리를 지나 아우토슈타트에 들어서면 대형 출입문이 관람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데 Piaza로 불리우는 대형 구조물의 한 부분입니다. Piaza는 이탈리아어로 광장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이 곳을 지나면 자동차가 처음 개발된 옛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전시장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한편 이곳에서 나오면 별도로 운영 중인 폭스바겐 산하의 각 브랜드 별 전시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10여개 이상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공존하는 폭스바겐의 특성상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역사와 특성들에 대해 잘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홍보가 되겠지요. 브랜드 별 전시관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어디일까요? 그곳은 역시 포르쉐 파빌리온 전시관이라고 하네요. 포르쉐는 폭스바겐과 뗄 수 없는 긴밀한 사이다 보니, 아무래도 더 신경을 쓴 듯 합니다. 아무튼 아우토슈타트의 규모는 너무나 커서 하루에 전부 다 관람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볼거리가 정말 풍부하다고 합니다.
(아우토슈타트 세계 최대 자동차 테마파크 (2)에서 내용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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