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 작성을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웃으면서...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냐 되물었습니다.
아니라고 하는 그 친구에게, 제가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 종사하지 않는데, 괜찮겠냐고 되물었죠. 좋은 추천서를 써주실 것 같아 부탁한다는 말에, 갑자기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쓰는 걸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는 저이지만, 갑자기 그 몇 문단 써야할 글의 무게가 상당하게 느껴지더군요.
포함시켜야할 내용과 방향은 쉽게 떠올랐지만, 막상 작성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번역기가 상당부분 도와줬지만 영어로 작성해야한다는 부담도.. 조금은 고민을 늘리더군요.
속이 탔는지... 마감 며칠 전에 다시 물어오는 친구에게 잊지 않았고, 작성 중이라고 안심시키면서... 작성하는 과정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옛날 생각을 하며, 도전을 하는 젊은 친구의 성실성과 도전정신을 이야기하고, 언어능력 또한 훌륭하며,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TA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음을 강조했죠.
부탁 받은 세 대학에 모두 업로드를 마치고, 편한 마음으로 완료했음을 알리는 톡을 보내고 나니, 후련하기도 하고... 나 또한 좋은 경험을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전에도 일을 하며, 이런 저런 추천을 많이 했고, 특히, 이런저런 젊은이들을 기업에 추천해서, 더러는 성공하고 몇몇은 실패도 해봤지만, 대학원 지원 추천서를 쓰는 것은 영광스럽지만 오히려 무게감이 상당했습니다. 어쨌든 제가 볼 수 있는 면을 강조하는 걸로 숙제는 마쳤고, 이제 편하게 합격 만을 기원해주면 되겠네요.
색다르고도 영광스러운 경험을 하게 해준 도전정신 넘치는 그 친구가 꼭 합격하고 학위를 받아서 웃는 얼굴로 돌아오기를 기원해봅니다.
ps. 세 대학 모두 온라인 지원시스템에 추천인 정보를 입력하면, 링크가 이메일로 오더군요. 밀봉된 자필 서명 추천서에 익숙하던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질문을 자잘하게 나열한 대학, 권장 포맷이 있는 대학, 자유형식 대학 제각각이었지만, 파일 업로드를 지양하는 공통점을 보면서, 생각보다 대만의 대학들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일처리를 선호하는 구나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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