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오늘! - 미국과 한국의 일상

[한국 일상 15] 못 읽은 책? 아니 안 읽은 책

마셜 2024. 2. 7. 23:55
728x90
반응형

(못 읽은 책은 결국 도서관으로)

 

 길다면 긴 기간을 휴가를 받게 되면서,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을 한 번 다 정리했습니다. 전에 대출한도까지 꽉 채워서 책을 빌렸다가 한 번 애를 먹은 후로, 최근에는 닥치는 대로 대출대로 가져오는 습관을 버리려고 애를 썼는데.. 자리를 정리해보니 그래도 11권이나 되는 책이 나와서 함꺼번에 반납하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는 민망한 현장을 기록한 사진이지만, 그래도 빌릴 때는 다 한 권 한 권 이유와 사연이 있었기에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한 번 적어볼까 합니다. 기약은 없지만, 다음에 언젠가 다시 도전해볼까 하는 마음도 살짝 가져보구요 ㅎㅎ

 

1. 나만 알고 싶은 챗GPT 활용 업무효율화 비법

 요즘 어느 분야나 챗GPT가 난리죠. 최근 미국증시 엔비디아의 고공행진도 챗GPT 활용이 늘어날 거라는 예상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규정과 자체 인트라넷 등으로 짜여진 조직에서 챗GPT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엑셀과 번역, 코딩, 작문 등에 활용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간헐적으로 점점 더 자주 들려오긴 하지만, 이미 15년 이상 같은 일을 해온 제게는 그냥 잠시 더 고민해보거나 검색해보거나 옆자리에 물어보는게 나은 경우가 많죠. 

 그래도 책을 빌린 건, 아마도 '불안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들 쓴다는데, 이게 미래라는데.. 나만 안 쓰고 뒤쳐저 있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 때문이겟죠. 책 내용 중 유일하게 눈여겨봤던 챕터는 엑셀 활용이었는데, 몇 장 읽고는 정작 실무에 적용은 해보지도 못했네요. 사실 필요한 엑셀 지식은 그냥 옆자리에 물어보는게 가장 효율적인지라... 그다지 필요가 없기도 했습니다.. 

 

2. 조선시대의 대간 연구

 대단한 깊이를 가진 학술서임에도 정말 재미있는 책을 많이 남기신 故 정두희 교수님의 책입니다. 한자 표기가 당연해 보이는 역사 학술서, 그 중에서도 조선사, 그 중에서도 당쟁의 선봉장과 같이 느껴지는 대간에 관한 책인데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튼튼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조금만 집중해서 책장을 넘기면 읽을만한 정도죠. 

 대단하지 못한 한자 실력에 한 장 한 장 읽어가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완독을 못한게 매우 아쉬운 책입니다. 학술서에 한자가 많아서 독서모임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꼭 완독에 도전하리라 마음 먹은 책 중 하나입니다. 

 

3. K리그 레전드

 어린 시절에는 유럽 축구는 저 멀리 별나라 이야기였습니다. 공중파에서도 의리 때문인지, 어른들의 사정 때문인지 간혹 K리그를 중계하기도 했고... 어쨌든 팀 코리아의 멤버는 모두 K리거였기에.. 저도 자연스럽게 라이트팬에 불과하지만, K리그 우승 동향 정도는 관심을 가지곤 했습니다. 

 우연히 집어든 이 책은 반가운 이름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감독과 코치 혹은 해설로 볼 수 있었던... 한국축구 위상이 지금보다 많이 낮았지만 미우나 고우나 우리 형 같았던 김종부, 라데 같은 선수 부터 최근 이청용까지... 그 중에 잊고 있었던 파리아스 감독까지... 전문가도 그 이름들을 잊지 않고 이렇게 헌정하는 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입니다. 나중에 다른 건 몰라도 파리아스 감독 편은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4. 왜 역사를 배워야 할까?

 '내 손 안에 스마트폰이 있는데, 왜 역사를 배워야 할까?'

 꽤나 도전적인 제목이죠. 저도 이 질문에 대해 그럴듯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써 꼭 풀어야 할.. 아니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나가야할 문제이겠죠. 어찌보면 이 책에 다시 도전해야 하는 건, 역사공부에 있어서 제 멘탈을 유지하기 위해서로도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5. 와다 하루끼의 한국전쟁 전사

 와다 하루끼 교수님의 책의 늘 반갑죠. 깊이와 저변에서 모두 아쉬운 점이 많았던 한국현대사 연구에서, 정말 탐독하게 만드는 몇 안되는 외국인 연구자입니다. 아직도 학생 시절 읽었던 '북조선: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론'은 북한의 역사적 배경을 가장 잘 설명해준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창 북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던 시절보다 훨씬 많은 자료들이 공개된 요즘 한국전쟁에 대해서는 어떤 분석과 주장을 내놓으셨을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 한국전쟁에 대한 역사서는 늘 반갑지만, 압도적인 두께에... 읽어야할 역사책이 쌓여있는 현실에 밀려.. 만지작거리기만 하다가 반납한 책이네요. 

 

6. 동아시아 근대와 기독교

 학술서적은 책 제목 자체는 팬시하고 넓은 주제를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목차를 보면 각각 깊이 있는 소주제를 다루다보니 뾰족뾰족한 별 모양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초가 부족한 저 같은 초보에게는 중심으로부터 멀리 가지 못하더라도 둥글둥글한 원 모양이 좋은데 말이죠. 

 이 책도 제가 패기만 가지고 덤비기에는 너무 깊이 있는 세부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물론 깊이있고 좋은 책이지만, 제게는 화중지병 같은 느낌이라... 목차만 살펴보고 바로 덮었습니다.. 언젠가 좀 실력이 쌓이면 이런 책도 읽을 수 있을까.. 한 번 미래를 그려봅니다. 

 

7. 김육 평전

 이헌창 교수가 쓴 명재상 김육에 대한 평전, 그래도 100쪽 가까이 읽었던 책이고... 김육에 대한 책이라면 꼭 읽어야지 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지라... 가장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헌창 교수는 경제학 전공자이지만, 한국경제사를 연구하셨고, 이제는 정년퇴임하셨지만, 어느 역사가 못지 않게 활발하게 김육에 대한 연구를 하신 듯 합니다. 이 책 이전에도 논문을 통해 김육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셨고... 전에 읽었던 '잠곡 김육 연구'에도 공저로 참여하시어 김육에 대한 애정과 연구 깊이를 잘 보여주셨죠. 

 책 자체는 두께도 상당하고, 김육의 업적이나 일화 등을 드라마틱하게 구성하지는 않았기에.. 독자에 따라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애초에 이 교수님이 글을 재미있게 쓰시는 스타일도 아니죠. 하지만, 대동법과 김육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으신 분이라면, 꼭 도전해야할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8. The Koreas

 한국현대사에 대한 외서는 가끔 도전한 적이 없지만, 부끄럽게도 완독한 적이 없네요. 한국인 연구자가 외국대학 소속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 책은 제게는 많은 시사점을 줄 것 같다... 빌리는 순간에는 가슴이 뛰었지만... 정작 이런 저런 일에 치여, 영어사전을 친구삼을 각오를 해야하는 이 책은 몇 장 펼쳐보질 못했네요. 제게는 마음의 고향 같은 한국현대사.. 이 책도 버킷리스트에는 일단 넣어두려고 합니다. 

 

9. 전쟁영웅들의 멘토, 천재전략가 마셜

 이 책은 꼭! 반드시 완독한 후에 리뷰를 남기겠습니다!

 

10. 우리는 미국 전문간호사입니다.

 사실 간호사 직종에 별 관심은 없습니다. 제 직업과 전혀 상관도 없구요. 이 책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든 이유는 단 하나, 넷플릭스 드라마 '버진 리버'에 대한 글을 쓰는데 참고를 좀 해볼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드라마 자체는 워낙 재미있게 보았고, 여전히 언젠가 리뷰하려고 메모해두었지만, 이런 마음 만으로 책까지 읽기에는 좀 무리더군요 ㅠㅠ 그래도 한국 간호사들의 미국 진출이 늘어나고, 특히 어느 정도 의료행위까지 허용되는 NP(Nurse Practitioner)로 활동하는 현상은 흥미롭습니다. 오늘인가요. 발표된 의대정원 증원 문제에 관심이 많이 쏠려 있는데, NP제도 또한 한국에서 관심 있게 봐야할 제도는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11. 자유롭기도 불안하기도

 반가운 이름 이가희 대표님의 이름을 보고 골랐었습니다. 아직은 젊은 시절 업무차 이가희 대표님을 몇 번 뵌적이 있는데...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내셨구나 생각하면서도 전에 교보문고에서 책소개 유튜버로 강연자로 나서는 포스터를 봤을때처럼, 언젠가 이제는 책 리뷰가 아닌 다른 유튜브 채널을 활동 방향이 바뀌었다는 걸 알게되었을 때처럼, 별로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그 젊은 시절도, 지금도 참 한결같고... 에너지틱하게 살아가는 분이구나 생각했을 뿐이죠. 

 저자에 대한 반가움만 가지고 책을 완독하기는 무리더군요. 애초에 제가 이런 에세이 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있겠죠.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속으로 한 마디 하면서, 책은 반납했습니다만, 언젠가 또 다른 분야에서 이가희 대표는 또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11권의 안 읽은 책에 대한 메모는 이걸로 마칩니다. 이 중 몇 권이나 나중에 완독하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렇게 적어놓으니, 밀린 숙제를 조금이나 한 기분입니다. 비공식이었던 채무를 이제 겨우 장부에 기록한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나중에 한 권이라도 완독하게 되면 꼭 다시 이 글을 읽어봐야겠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