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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427

독서44 - 임진왜란: 상 -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2024, 임용한, 조현영)

임용한 박사를 처음 알게 된, 유튜브 인기프로그램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통해서였다.  그때는 어떤 분이지 전혀 몰랐고, 사실 프로그램 컨셉 자체도 저명한 학자인지, 아니면 그냥 전문가인지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임 박사는 확실히 뭔가 달랐다. 자료 활용도 어려운 앉아서 대화/설명으로만 전쟁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 포맷에도 정확히 사료에 근거한 주장을 펼치고, 세간의 오해를 하나하나 교정해주는 임 박사가 '역사학자'임을 확신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토크멘터리 전쟁사가 안 좋은 모양새로 갑자기 종영되면서,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것도 잠시... 다른 방송에서 바로 출연을 이어갔고... 이제는 적지 않는 나이 때문인지 방송 활동은 좀 줄여가는 느낌이다. 물론 '벌거벗은 세계사..

[미국 일상 37]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4-3) - 군대스리가의 추억

[미국 일상 37]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4-3) - 군대스리가의 추억 도착해보니 저희의 좌석은 골대 바로 뒤! 골대 그물이 2.5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그야말로 첫번째 좌석입니다. 살면서 골대 바로 뒤 축구 관람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이거... 연습 중인 골키퍼와 선수들이 한눈에 보이고 손에 닿을 듯한 생동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골키퍼가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도 다 들리구요. 이래서 골키퍼 뒷자리를 "찐" 축구 매니아들이 선호하는구나 싶습니다. ㅎㅎ      경기 시작 직전. 선수들이 줄지어 등장합니다.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관중들의 함성소리는 끓어오르고... 음악소리에 북소리에 분위기는 절정에 달합니다. 그런데 저 출렁이는 골대 그물과 함성소리 덕분에... 아주 오래전 그날의 ..

결국 또다시 엇박자? 페퍼 자비치 부진 속 패배 - 2024 통영·도드람컵 대회 페퍼 3연패로 마감

매년 정규시즌 개막 전 열리는 컵대회의 중요성은 배구관계자에게 어느 정도일까?  돈 받고 배구를 하는, 그래서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는 프로에게 한 경기 한 경기는 당연히, 자존심이 걸린 무대이지만, 때로는 팀 사정에 따라, 때로는 감독 스타일에 따라, 외국인을 빼거나 2진급 선수들을 테스트하며 대회에 임하기도 한다.   이번 컵대회,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페퍼는 가볍게 3연패로 예선탈락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작년 시즌 5승 밖에 거두지 못한 팀에게 무슨 기대를 하느냐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페퍼에게 이 실패가 안타까운 이유는 두 가지,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안 좋아졌다는 점과 외국인 선수 자비치의 한계가 너무나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GS칼텍스, 페퍼..

[미국 일상 36]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4-2) - 온김에 뽕을 뽑자!

[미국 일상 36]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3-2) - 온김에 뽕을 뽑자!시계를 보니 경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있네요. 그래서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로 합니다. 축구팬들의 목적이 관람인지 아니면 먹고 마시는건지 약간 헷갈릴 정도로 ㅎㅎ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축제 기분을 아주! 제대로 즐기고 있습니다. 앞편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경기장 주차비가 너무 비싸서 저는 깜짝 놀랐는데요, 관람객들에게 이렇게 비싼 주차비라면 경기만 봐선 쪼끔 아깝겠죠. 그래서 경기도 보고 바베큐도 먹고 춤도 추고 ㅎㅎ 이곳 사람들은 오늘 아주 뽕을 단단히 뽑고 가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제 손에 바베큐와 맥주는 없지만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될 정도로 정말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네요.  인파..

[미국 일상 35]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4-1) - 사람 반, 바베큐 반!

[미국 일상 35]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3-1) - 사람 반, 바베큐 반!  얼마전 엘에이 중심부에 있는 BMO (뱅크 오브 몬트리올) 경기장으로 축구 직관을 다녀왔습니다. 아는 분이 티켓을 주셔서 큰 아이와 가는데... 제가 사는 오렌지 카운티로부터 경기장까지는 정말로 멀더군요. 알고보니 그 경기장이 USC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바로 옆이었어요. 차가 막히는 주말이라 구글맵이 알려주는대로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오가며 운전을 했습니다.       일반도로로 정신없이 가는데 그 사이로 엘에이 시내의 고층건물들이 보이네요. 그러고보니 정말 오랜만의 엘에이 시내 행차입니다.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서 뭐든지 해결이 가능하니 이런 경우 아니면 딱히 엘에이 시내 쪽으로는 나올 일이 없거든요.경기..

[미국 일상 34] 다리 밑 의문의 초상화... 그 주인공은 누구?

[미국 일상 34] 다리 밑 의문의 초상화... 그 주인공은 누구? 엘에이 남서부의 도밍구즈 지역... 소규모 공장들과 낡은 상업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서 마치 90년대 초중반 서울의 위성도시나 변두리 공단지역을 연상시키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건물의 빈 벽마다 그래피티 낙서들이 꽉차있어요. 실제로 이곳에 거주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약간은 움츠려들 수도 있는 분위기네요. ㅎㅎ오늘은 이곳의 한 로칼도로로 운전 중에... 낡은 다리 위로 갑자기 시선이  갑니다.자세히 보니... 누군가가  다리 중간에 흑백으로 사람 얼굴을 그려놓았어요! 저 위치는... 일반인이 직접 그리거나 스프레이로 뿌려서 만들기에는 정말 쉽지 않은 각도인데... 도대체 누가 언제 이렇게 만들어놓았는지 너무 궁금해집니다. 그림외에는 어떠한 문자..

[미국 일상 33] 왠만하면 코비는 건드는게 아닙니다... 코비 벽화 @ LA

[미국 일상 33] 왠만하면 코비는 건드는게 아닙니다... 코비 벽화 @ LA 동료와 한인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나왔는데... 멋진 벽화가 눈앞에 !!오랜만에 이 식당을 방문했는데요, 그사이 누군가가 엘에이 레이커스의 레전드 코비 브라이언트를 기리는 벽화를 건물의 한면에 그려놓았네요. 그러고 보니...코비가 엘에이 레이커스와 더이상 함께 하지 못한것도 벌써 5년차가 되어갑니다.      벽화의 세밀함이 돋보입니다. 심지어 로스엔젤레스 로고의 오바로크까지도 세세하게 표현해놓았네요. ㅎㅎ 코비를 아끼는 팬들이라면 충분히 방문해볼 만한 성지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엘에이에서 코비의 위상은 예나 지금이나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5년 전 셀러브리티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일반인들도 그를 애도했었..

페퍼 탈꼴지를 위한 키플레이어는? - 최단신 리베로 오선예 선수

시간이 늘 그렇듯이 흘러 흘러간다. 벌써 외국인, 아시아쿼터, FA, 신인까지 모두 합류하여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KOVO 리그, 새 식구가 합류할 때마다 한 번씩 돌아보긴 했지만, 그래도 이 번 시즌 키플레이어는 누구일지 한 번 살펴보자. 두 편으로 나눠서 첫 번째로 페퍼를 꼴찌에서 구할 선수는 누구일지 살펴보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페퍼를 봄배구로 인도할 선수는 누구일지 살펴보고자 한다. (팀을 꼴지에서 구할 선수) 막중한 임무를 맡은 백업 리베로 오선예(팀을 봄배구로 인도할 선수) 그토록 찾아 무난한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 먼저 팀을 꼴지에서 구할 선수는 리베로 오선예이다. 꽤나 낮은 순위에서 첫 신인으로 지명되었지만, 프로팀에 첫 번째로 지명되었기에, 그것도 꼴찌팀에 입단했기에, 많은..

웃음 말고 모든 걸 빼버린 코미디 - 30일(2023, 남대중 감독)

1. 웃음에 방해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한 영화  영화는 구상 단계부터 '웃음'만을 염두에 둔 듯하다. 장르가 코미디인데, 다른 걸 뭘 염두에 두었겠냐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애도, 생활고도, 리얼함도, 재벌가도, 삼각관계도 이 영화에는 없다. 길지 않은 상영시간에 녹여낼 수 없는 모든 요소를 치워버리고, 두 청춘스타 주연배우들이 사랑싸움을 보여줄 시간도 아까웠는지 영화는 바로 이혼소송의 마무리단계부터 시작한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영화의 설정과 초반부를 뻔하게 가는건, 장단점이 뚜렷하다. 관객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지만, 그만큼 예상되는 전개에 식상함을 줄 수도 있다. 이 양날의 검을 택한 남대중 감독은 보기 좋게 성공을 거뒀다. 너무나 뻔한 이 커플의 해피..

한국형 아포칼립스의 진화 -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엄태화 감독)

1. 이제는 블록버스터급 작품을 볼 수 있는 한국형 아포칼립스 많은 이들이 한국영화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물론 개봉영화 장르 다양성이 점점 약해지고 있고, 대작이 개봉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는 뉴스를 쉽게 나오기에 좋지 않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스크린쿼터를 운영하면서도 한국영화가 고사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내게, 많은 자본을 끌어모아 작가적 상상력을 상당한 정도로 구현해내는 한국영화계는 여전히 잘 작동되고 있는 산업분야이고, 블록버스터와 전 세계에서 작품성을 인정받는 영화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는 한국영화계는 정말 빠르게 그리고 많이 성장해 왔다.  그 성장의 한 단면이 아포칼립스물의 등장이다. 헐리우드의 다양한 ..

일단은 승점 3점 확보 -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에게 3:1 승리

일단은 이겼다. 3:1이었고, 원정길에서 동점골을 내주고도 역전골과 시합종료 직전 추가골을 뽑아내며 2점차 승리를 끌어냈기에 만족할만한 스코어였다. 무엇보다도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걸고 중동국가과 싸우는 쉽지않은 레이스에서 원정길 승점 3점 획득은 게임 목표 달성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결국 손흥민이었다.   누가 봐도 한국은 손흥민의 팀이었다. 뛰어난 공 키핑 능력과 정확한 슈팅으로 위기의  팀을 구했다. 피곤한 일정에도 늘 최선을 다하는 우리 주장도 이제는 전성기를 서서히 지나갈 나이인데... 팀은 여전히 거의 아무런 변화도 없이 늘 그가 모든 걸 해결해주길 바라고 있다. 물론 기량이 특출난 에이스 한 명이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건 스포츠에서 흔한 일이고, 부끄러울 게 없지만, 그 외 유럽파가 ..

잘 알려진 썰기 방법 '어슷썰기', 그렇다면 '어슷하다'의 뜻은?

대학생 때 읽었던 신경숙 소설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갈 때마다 감정이 녹아내리는 듯했고, 어려운 시절 평범하지만은 않은 길을 걸어 대소설가가 된 신경숙의 자전적 이야기는 그야말로 한국사회의 축소판이자, 슬픈 설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외딴 방'의 한 구절이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신경숙 작품 중 가장 명작이라 자신 있게 추천하는 소설이죠. 아마도 실제 삶이 투영된 일화였을 재밌는 이야기 한 토막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시골 삶을 잘 모르는 올케가 처음으로 신경숙의 엄마, 즉 시어머니와 함께 부엌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일을 돕는데... 시어머니가 파를 '어슷어슷하게' 썰어놓으라고 시키죠. 올케는 조용히 신경숙에게 무슨 뜻인지를 묻습니다. 설명이 어려웠던 신경숙은 잠시 생..

팔레스타인 역사에... 아니 팔레스타인 축구 역사에 오래 기억될 승부 -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한국,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

결과는 충격적인 무승부였다. 어찌 보면 충격적일 것도 없다. 한국은 자주 중동팀의 수비 위주 전술에 고전했으며,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도 요르단에 완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쨌든 FIFA 랭킹 23위 한국이 96위 팔레스타인에 그것도 홈에서, 그것도 사실상 전쟁통에 훈련도 어려웠다는 팀을 불러서 이기지 못했다는 건 분명 팬들을 실망시키는 결과이다. 축구대표팀, 팔레스타인과 충격의 무승부…홍명보호 불안한 출발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약체' 팔레스타인과 무승부에 그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news.kbs.co.kr 반대로 팔레스타인 축구팬들에게는 이 시합이 오래 기억될 것이다. 한국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강호는 아니어도 어쨌든 아시아의 강호이자 월드컵 본선 단골인데....

낯선 단어 '톺아보기'

전에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책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내용에 대한 리뷰는 별도로 포스팅을 올렸으니,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하고.... 단순한 편이었던 책 표지 디자인에서 기억에 남는 단어가 있어서, 오늘 사전에서 뜻과 예문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독서18 -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2020, 벤 샤피로)이런저런 사정으로 연기를 거듭하다가, 오랜만에 가진 독서모임. 그간 지나왔던 장마와 폭염만큼이나 책 또한 무거우면서도 피로한 책이었으니, 바로 벤 샤피로의 '역사의 오른편 옳은편'이었george-marshall.tistory.com   '美 '젊은 보수'의 기수 벤 샤피로의 서구 문명 3,000년 톺아보기'라는 원대하고도 자극적인 책 소개 문구에서 '톺아보기'라는 표현이 눈..

볼거리는 넘쳤지만 싱거웠던 소문난 잔치 - 2024 한국 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 매치

비시즌 KOVO의 야심작이었고, 한국배구의 미래 이우진의 출전으로 더 관심을 모았던, 이탈리아 명문팀 '베로 발리 몬차(이하 '몬차')'의 방한 2연전이 끝났다. 소문난 잔치답게 볼거리도 많았고, 선수들 경기력도 괜찮았다. 몬차의 전력이 100%는 아니었고, 비시즌 선수구성 변화가 심했다고는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의 배구에 대한 진심인 태도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2연전 결과는 조금은 싱거웠다. 9월 7일(토) 대한항공이 몬차를 3:1로 접전 끝에 꺾었고, 그다음 날 KOVO올스타는 3:0으로 승리했다. 올스타 매치는 애초에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1차전을 집중해서 보는 걸 택했는데, 예상치 못한 대한항공의 선전에 해설진이 당황하는 게 느껴질 정도로 경기결과는 의외였고..

가끔 헷갈리는 '채'와 '체'

일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문서를 많이 작성합니다. 일을 한 지 이미 15년이 훌쩍 넘어가지만, 아직도 오타도 내고... 맞춤법을 틀리기도 하죠. 언뜻 생각해보면 정확한 뜻을 설명은 못해도 당연하지만 가끔 헷갈리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소개하는 '채'와 '체'도 정확한 뜻은 뭘까 싶어서, 국어사전을 펼쳐 뜻과 예문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채: (의존명사)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의 뜻을 타나내는 말예문_ 산 채로 잡다. 그렇다면, '체'의 뜻은 무엇일까요? 체: (의존명사)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를 뜻하는 말예문_ 잘난 체 마시오.  '채'와 달리 부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뜻 자체를 기억할 필요는 없겠지만, 글을 쓰다가 문득 헷갈릴 때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된다면 '체'를, 그렇지 않다면..

배구 유망주 이우진이 불러온 긍정적 나비효과 - 이탈리아 배구 베로 발리 몬차 내한 경기 개최

사실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 수원대회'라는 네이밍은 좀 오글거린다. 그냥 배구소식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탈리아 최고 수준 팀인 '베로 발리 몬차(약칭 '몬차')'가 한국에 방한하여, 우승팀 대한항공과 올스타선발팀과 각각 일전을 치르기로 한 것이다. 이탈리아팀 몬차가 머나먼 한국까지 방한하는 이유는 딱 하나, 슈퍼유망주 이우진 때문이다. 세계청소년대회 맹활약으로 스카우터 눈에 들어, 이탈리아 명문팀에 입단한 이우진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쳤는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혹시나 이우진이 걸었던 길을 잘 모르신다면, 전에 울분에 차서 썼던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해 주시면 되겠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니 - 남자배구 유망주 이우진의 이탈리아 진출기출처 :..

포도밭의 여우 신세 - 2024~2025 KOVO 여자배구 페퍼저축은행 신인지명

트레이드 실패의 뒷맛은 쓰고 진했다.   이제는 진실게임 중인 오지영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1순위 지명권을 내주면서 페퍼저축은행은 올해도 반쯤은 구경꾼 신세였고, 단 2명만을 지명하며, 단촐하게 드래프트는 끝이 났다. 여전히 취업율은 높았고, 오랜만에 190cm 장신 유망주가 등장하는 등, 화제거리가 없지 않은 드래프트였지만, 올해도 결국 페퍼는 포도밭의 여우 신세였다.   이솝우화 '여우와 포도'에서 여우는 꽤나 고생을 한 끝에 정신승리를 택하며 돌아서는데, 사실 페퍼 신세는 이보다 더 안 좋다. 오지영이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팀을 떠났기에 페퍼는 그야말로 지명권 대신 손에 쥔 게 하나도 없게 되었고, 그나마 순위 추첨에서도 세번째가 걸리며, 전체 12번째 2라운드 5순위로 남성여고 오선예 선수를 지..

'객적은'과 '객쩍은' 중 바른 표현은?

'객적은'은 '객쩍은'의 잘못된 표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만화가 몇 작품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비천무'인데, 작품 후반부에 주인공 유진하가 명 태조 주원장과 만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미 중원의 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주원장, 자신감을 드러내며 은둔 자객이었던 유진하 앞에서 자신이 의뢰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의뢰를 마치자, 술잔을 기울이며 한 마디 합니다.   "그대를 만나면 객적은 소리를 한 마디 하고 싶었다"  그 대화가 작품에서 클라이막스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 표현이 꽤나 절묘해보여서, 그 후로 글을 쓸 때 저도 모르게 '객적은'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곤 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그 표현을 썼는데, 이를 본 꿈차님께서 무슨 뜻이냐고 질문을 주시더군요.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

[한국 일상 24] 지하철 3호선 열차 안의 메뚜기

날씨가 너무 더우니 메뚜기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필요했을까요?  퇴근길 사람들로 가득찬 서울 지하철 3호선 열차에서 메뚜기를 봤습니다.   이제는 어린 시절만큼 관심이 가지 않고, 휙 날아서 달려들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면, 저도 나이를 많이 먹기는 한 모양입니다.   놀라운 건,  저 상태로 살금살금 전진해서 앞으로 가더니, 다음 역인가에서는 어느새 날아서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더군요. 저렇게 매달릴 수 있다니, 놀라운 능력인데... 하며 신기하게 쳐다보는 중에도 강한 에어컨 바람과 진동을 뚫고 계속 조금씩 전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잘나온 사진을 다시 확인해보니 교대역이었네요. 내릴 때쯤에는 저 손잡이 봉 끝을 넘어서 천장에 매달려 있었던 걸 보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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