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커피 한 잔의 가치 - 생각 어지르기 혹은 정리

마셜 2024. 11. 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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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산더미처럼 밀려있다.

겨우겨우 요식행위처럼 해냈던 일은 스스로에게 망신과 같은 창피함을 남겼다. 달게 받아야할 지적에도 얼굴은 화끈거렸고, 어두운 밤 집으로 가는 길... 바로 몇 시간 전 그래도 마음을 다잡았건만, 이미 난 자제력을 상실했고, 그저 얼른 집으로 가 눈을 감고 하루를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만 이어졌다.

그렇기에 돌아올 다음 날 미리 휴가를 낸 건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멘탈로 뭘 해도 아마 오늘은 무척 날카로웠을 테고, 주변 사람들과 많이 부딪혔을 거다.
이렇게 휴가를 내고나면, 늘 뭘 해야할지 조바심이 나고... 어느새 가버리는 시간에 오늘 도대체 뭐했나... 후회하게 된다.

오늘도 그렇게 보낼수는 없다는 생각에... 무작정 근처 커피숍에 들어왔다. 왠만하면 커피를 잘 사 마시지 않는데 (사무실에서도 지겹게 마시니까)... 오늘 아침은 카페인이 간절히 필요했다. 매일 아침 시원치 않은 허리에... 늘 피곤에 쩔은 뇌와 몸을 깨우는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몇 시간 안에 뭐라도 하지 않으면, 또 후회할게 뻔하니까! 그래서 한적한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시키고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미 마감기한은 지났지만, 아무도 독촉하지 않는... 그래서 더 무서운 과제창을 열고... 세부사항을 확인하고는 닫아버렸다. 오늘은 마감을 해야하지만... 그냥 너무 싫었다. 오후에 더 집중되는 환경에서... 쉽게 자료를 참고하면서 해야지.. 그렇게 온전히 휴식을 위한 시간을 만들었다.

  커피 맛은 밋밋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의자도 편했고.. 잡은 펜에서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뭘할까 생각하다가... 아직은 2주나 남은 독서모임 책이나 진도를 빼놓을까 생각에 다음 책인 '주홍글씨'를 펼쳤다. 그러다가 한 장도 읽지 못하고 덮어버렸다. 뭔가 내 어지러운 일상을 정리해주는 것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독서모임 진도를 미리 빼놓는 건 내게 시급하지도 않고... 난이도도 낮은.... 과제였기에 쉽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
(*빌린 판본을 번역한 '김수영'이 그 유명한 시인 김수영임을 확인한 것은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책도 정독하지 않으면서 옮긴이만 먼저 따지는 것 같아 낯부끄럽지만, 특히 문학 고전작품을 좀 읽으면서 번역가의 실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요즘 새삼 느낀다)

그렇게 멍하니 인터넷을 들여다보다가, 펜을 잡고... 블로그에서 쓰려고 생각해두었던 글감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원래 이런 딴짓이 또 짜릿한 맛이 있다. 변명을 해보자면... 마치 내 머리 속에서 부유물처럼 떠다니는 글감들을 잡아서 정돈해두면 뭔가 멘탈이 더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봤기에 유익한 일이라 기대한다.  물론 내가 변명이라는 표현을 먼저 한 것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렇게 줄줄이 써내려가는 글감들이 내가 생각을 정리하는 것인지... 아니면 생각을 더 어지르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내가 이 줄줄이 써내려간 걸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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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커피 한 잔의 가치 - 이런 생각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생각들은 정리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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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연임 - 스포츠 종목별 협회는 선출이 맡아야 하는가? 돈많은 덕후가 맡아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유력정치인이 맡아야 하는가?
- 다들 일장일단이 있다. 지금 프리미어12가 실패한 야구계에서도 선출 단장이 효율적인지 비판하는 소수의견이 나오고 있다.
- 유력정치인은 효율이 많이 떨어진 구습


다 쓰고 나니, 역시나 정리와는 거리가 멀지만, 해야 할 일이 선명해졌기에 하루하루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는 도움이 될 것 같다.
블로그에 다 담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세상 모든 일은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되는 법.. 아무리 밥벌이가 아니라지만, 그래도 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면, 그 또한 내게 조금은 위안을 아니 행복을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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