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해외여행 중 만났던 공항판 저강도 액션 팝콘 무비 - (2024 자우메 코예트세라 감독)

마셜 2025. 1.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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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짧은 해외여행 중, 호텔방에서 켠 넷플릭스, 거기서 발견한 반가운 얼굴과 팝콘 무비

 

 힘든 일상을 뒤로 하고,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해외여행이었다. 이제는 밤늦게 돌아다닐 체력도 없고, 하지만 일찍 잠들기에는 아쉬워서, 유튜브로 이런저런 탄핵 뉴스를 보다가... 뭐 없나 싶은 생각에 문득 넷플릭스를 켰다. 넷플릭스 알고리즘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지만, 인기순위는 꽤 신뢰하는 편인데, 인기순위 안에 들어와 있는 신작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반가운 얼굴 태런 에저턴까지. TSA 제복은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한 번 클릭해 보기에 충분했다. 별다른 사전정보가 없었지만, 영화 초반부만 봐도... 괜찮은 액션 팝콘 무비라는 느낌이 왔고.... 나른하게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감상하기 적당한 수준의 저강도 액션 영화이기에 의외로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15세 이상 관람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액션 수위도 적당하고.. (피곤한 여행 중이라 피 튀기는 액션을 보긴 좀 힘들었다). 크리스마스이브 LA공항의 보안검색대에서 벌어지는 난장판 액션이기에 뭔가 더 공감이 되었다... (이 날은 세계대전 배경 돌격전도, 북한 첩보원의 무상 액션도 다 소화하기는 힘든 그런 날이었다)

 

(출처: 유튜브 캐리온 예고편)

이제는 나이 든 티가 나는 테런 에저턴

 

 35살, 아직은 젊은 나이인데, 킹스맨으로 얼굴을 알린 지 10년이 된 테런 에저턴도 이제는 제법 나이 들어 보인다. 매력적인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하루하루에 만족하며, 말단보안요원 생활도 그럭저럭 겨우겨우 해내는 TSA 보안요원을 잘 소화해 낸다. 이마 주름살이 눈에 들어오는 원숙미 넘치는 연기가, 이제 이 정도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는 중견배우가 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인공 이선 코펙은 테러범의 협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계속해서 여자친구를 구하고자 필사적으로 애쓰는 안습한 상황을 계속해서 보여주는데, 울상인 테런 에저턴은 이 역할에 꽤나 잘 어울렸다. 장르 자체가 그의 전공이나 다름없는 액션(그중에서도 저강도 액션)이었지만,  삶의 무게를 조금 더 보여주는 장르도 이제 꽤나 잘 소화할 수 있겠구나... 이런 여운도 남기는 그런 작품이었다. 

 

(출처: 유튜브 캐리온 예고편)

 

 인상적인 여배우 소피아 카슨

 

 여자친구 노라 역을 맡은 소피아 카슨, 처음 보는 배우인데, 매력적인 미모와 더불어 인상적인 연기를 남겼다. 물론 저강도 액션영화에서 남자주인공의 보호를 받는 수동적인 캐릭터 여주인공이지만, 어찌 보면 그렇게 밋밋하게 지나가 버릴 캐릭터에 나름의 생동감을 부여한 것은 분명 이 배우의 매력이라 할 것이다. 찾아보니 배우 겸 가수라고 하고, 아직은 31살이니, 이제 막 입성한 넷플릭스의 세계에서도 보다 많은 작품에서 만났으면 한다. 

 

(출처: 유튜브 캐리온 예고편)

 

오자크에서 온 무서운 아저씨 제이슨 베이트먼

 

 제이슨 베이트먼을 처음 본 건, 넷플릭스 명작 드라마 '오자크'에서였다. 잘 나가는 재무 컨설턴트가 미국 대표적 휴양지 오자크의 악마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오자크는 평범한 사람과 악마 사이의 간극이 과연 큰가 작은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드라마이다. 처음에는 분명 그저 평범한 화이트칼라 가장이었던 아저씨가 나중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교사하는 악마로 변해가더니.... 이 영화를 통해 프로페셔널한 테러범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오자크에서도 스마트함을 과시했던 제이슨 베이트먼은 이 영화에서도 내내 혼란스러워하는 이선을 다그치면서 냉혈한 다운 모습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그가 극 중에서 이선을 얼르고 달래면서 질책하는 독설은 실로 대단한 수준인데, 마치 게으르고 목표의식을 잃은 청춘을 다그치는 라이프코치 같은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가 젊은이에게 참 교육을 당하는 게 대부분 액션영화에서의 테러범의 운명이지만 말이다. 

 

(출처: 유튜브 캐리온 예고편)

 

 반가워요 딘 노리스 아저씨

 

 이제 환갑이 된 이 아저씨는 참 다양한 액션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만나왔다. 

 

터미네이터2 - SWAT 요원, 터미네이터가 점령한 연구소에 침투해서, 애꿎은 연구원 마이슨을 죽게 만든다. 
브레이킹 배드 - DEA 요원, 마약왕 동서 때문에 개고생 하다가 사막에서 순직하는 진정한 요원
캐리온 - TSA 대장,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바쁜 시기에도 직원들을 잘 추스르고 모범을 보이는 대장
6888 중앙우편대대 - 미육군 장군, 흑인 여군부대를 끝없이 미워하지만 결국은 실력을 인정하는 꼰대 장군 

 

 영전이라면 영전을 거듭해서 이제 환갑에 TSA 대장을 맡았는데, 실제로 잦은 지각에 승진 등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현상유지만 바라는 부하직원 이선의 심중을 정확히 알아보며, 원숙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거대한 테러 사건에 휘말려 허망하게 죽지만, 브레이킹 배드에 이어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뭔가 반갑다는 생각이 든다. 테러범도 아닌 테러범의 기습에 허망하게 죽을 때는 왠지 모를 아쉬움까지 느껴질 정도... 아직은 한창나이... OTT에서 더 많이 제작될지 모를 저강도 액션 영화에서 더 많이 볼 지 어쩔지 모르겠지만, 왠지 순돌이 아빠처럼 친근한 이미지의 이 하버드 출신 배불뚝이 아저씨는 좀 더 많은 비중의 영화가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 

 

 캐리온이라는 표현 자체는 군대에서 쉬어를 뜻하기도 하지만, 기내수화물을 뜻하기도 한다. 당연히 여객기 테러를 노리는 일당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TSA 요원의 액션극인 이 영화에서는 기내수화물이라는 뜻인데, 그 뻔한 뜻과 이미지를 차용한 만큼 영화 자체도 예상을 뛰어넘는 스토리나 반전은 없다. 액션 자체도 그야말로 생활밀착형이어서, 주인공은 힘들게 힘들게 한 명씩 제압하고 사태를 해결한다. 

 그래도 영화가 나쁘지 않았던 건 나도 캐리어를 끌고 해외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도전하고 싶지만, 일상도 만만치 않고, 그 도전도 힘들게 느껴지는 주인공 이선의 심정이 꽤나 이해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실에 안주하던 평범한 말단 검색요원 주인공이 결국 앞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돌발 상황에서 과거의 패배의식과 현재의 현실안주를 모두 잊고 여자친구를 살리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내게도 조금은 와닿았다고 하면 지나친 오지랖일까. 영화의 마무리를 장식한 일상파트에서 너무나 행복해 보였던 이선 가족처럼 2025년 나도, 내 삶도 스텝업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처: 유튜브 캐리온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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