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전성기 오우삼의 헐리우드 점령기 - 페이스 오프(1997, 오우삼 감독)

마셜 2025. 7. 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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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이제는 고전이 된 페이스오프

 
 1997년 작, 벌써 30년이 다 된 영화다. 그렇다면 이제 고전 반열에 올랐는가라고 물으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너무 박절하게 평가하지만 않는다면, 사실 고전 명작이라 하는 것에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도 그 당시 그 시절 오우삼의 화려한 액션을 볼 수 있고, 그 시절 최고의 스타였던 니콜라스 케이지와 존 트라볼타의 1인 2역 화려한 연기를 볼 수 있다. 
 그 덕인지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고, 오우삼의 시그너처나 다름없는 첩혈쌍웅을 연상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등장시키면서도 극 흐름을 자연스럽게 살려서 매니아들과 라이트 영화팬들을 모두 사로잡았으니, 여러 면에서 고전 명작이라 보기에 손색이 없다. 
 
 

(지금 봐도 박진감이 넘치는 예고편)

 
 


영화를 뜻하기도 하지만, 아이스하키 경기 시작 시 중립 퍽 다툼을 말하기도 함

 
 페이스 오프는 두 주인공의 얼굴이 바뀐다는 face-off를 뜻하지만, 특히, 북미에서는 아이스하키 시작을 알리는 단어이다. 나야 아이스하키 경기를 전혀 모르니, 이 영화를 너무나 재밌게 본 후에, 출발비디오여행이나, 인터넷 영화평에서 페이스오프에 그런 뜻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실제로 영화 제작사에서는 아이스하키 영화로 오해받을 것을 걱정했단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4대 구기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격렬하고, 가장 강한 물리적 충돌이 허용되는 아이스하키 경기 시작 라인업의 비장함이 영화와도 잘 어울린다는 점. 개인적으로는 아처가 이끄는 FBI팀과 트로이가 이끄는 악당 일당이 맞서서 일전을 벌이고자 라인업을 짜는 느낌의 액션이 치열한 아이스하키 경기의 퍽 다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두 명배우 연기는 다시 봐도 명불허전

 
평론가/관객들에게 모두 호평받는 훌륭한 액션영화로 남게 된 건 일단 두 배우의 공이 가장 크다. 지금은 워낙 아무 영화나 막 찍는 이미지로 망가져버렸지만 90년대 말 니콜라스 케이지는 그야말로 대단한 액션 연기를 보여줬고, (*내 최애 영화 The Rock에서도 니콜라스 케이지는 주인공으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제는 원로 격에 들어가는 나이이기에 액션 연기를 볼 수 없지만 당시 존 트라볼타는 전작 브로큰 애로우에 있어서, 오우삼의 페르소나인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두 배우 모두 1인 2역이기에 쉽지 않은 작품이었을 텐데, 광기에서 술 취한 모습, 절망하는 모습, 분노와 집착, 가족에의 애정 등 단순히 1인 2역을 넘어서는, 액션 영화 주인공으로 단순화하기 어려울 정도의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정말 잘 표현한다. 특히, 총격전 과정에서 둘이 대면했을 때 나누는 대화는 지금도 긴박함 사이에 허세와 광기가 잘 드러나는 명장면 중 하나다. 대단한 것은 둘이 돌아가며 연기한 숀 아처나, 캐스터 트로이가 인격이 바뀌는 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자연스럽다. 특히, 교도소에서 탈옥해야 하는 숀 아처가 트로이 답게 말썽을 일으켜서 소요를 조장하는 장면에서도 뭔가.... 에이스 FBI 요원 숀 아처가 최선을 다하는 듯한 모습이 느껴진다. 라이터를 달라며 소리를 지르며, 교도관들에게 끌려가는 니콜라스 케이지는 물론 말썽쟁이 같지만, 어딘가 모범생 요원처럼 묘하게 느껴지는 것 자체가.. 두 주연배우가 만들어낸 캐릭터의 힘과 연기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긴박감을 높여주는 음악 또한 S급
(지금 들어도 긴박감이 느껴지는 존 파월 음악)

 
 아직도 방송에서 들으면 바로 아 페이스오프라고 알아차릴 수 있는 긴박한 선율은 당시 내게는 익숙지 않았던 존 파월이라는 작곡가의 사운드트랙이었다. 꽤 명곡이었기에 당시 한국 TV 방송에서 배경음악 등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나도 무려 테이프로 된 OST를 사서 꽤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선율 하나 밖에 기억에 안 남은 걸 보면, 꽤 명반은 아니었나 보다. 아니 30년 가까이 지나서도 선율이 기억에 남는 걸 보면, 진정 명작인 걸까. 
 영화 긴박감을 너무나 잘 살린 이 사운드트랙의 작곡가는 누구일까 찾아보다 보니, 한스짐머 사단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뭔가 조금은 익숙했던 분위기에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만약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40대 이상 연령에서는 존 파월 사운드트랙은 뭔가 익숙하게 들릴 수 있다. 
 


쌍권총을 앞세운 혈투, 오우삼의 전성기 작품

 
 당연히 내게는 '존 우'보다 '오우삼'이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헐리우드 진출 후에도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며 한 획을 그었지만, 누가 뭐래도 오우삼 전성기는 영웅본색과 철협쌍웅을 발표하던 그 시절이었다. 헐리우드 진출 후에 '브로큰 애로우'를 통해 흥행 감독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다시 전성기 실력을 보여준 건 '페이스오프'였다. 더 이상 주윤발을 볼 수는 없었지만, 성당에서의 쌍권총, 비둘기 모두가 전성기 모습을 연상시켰고, 화려한 권총 액션은 그 시절 오우삼 스타일 그대로 열혈팬들을 열광시켰다. 게다가 스케일은 블록버스터 수준으로 커졌고, 니콜라스 케이지와 존 트라볼타 두 주연배우는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줬다. 
 그 후에도 오우삼은 헐리우드에서 긴 시간 활동했고, 지금은 중국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절 화려한 쌍권총 결투를 재현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이 후 작품에서 이런 임팩트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세월에 따라 액션 히어로의 스타일도 계속 진화하고, 더욱 리얼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쩌다가 가끔은 생각나는 그 옛날 짜장면 맛처럼, 줄거리도 필요 없고, 결말도 궁금하지 않고 그냥 멋지게 권총을 난사하는 그 스타일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혹시나 이게 다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존 윅', '더 이퀄라이저' 세대라면, 혹은 아련한 추억에 젖어 짜장면 맛을 떠올리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 번 OTT를 찾아보시길, 두 명 배우의 피 튀기는 권총 난사가, 이제는 볼 수 없는 90년대 말 액션스타일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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