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글쓰기 - 국어사전과 한국어

잘 알려진 썰기 방법 '어슷썰기', 그렇다면 '어슷하다'의 뜻은?

마셜 2024. 9.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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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대학생 때 읽었던 신경숙 소설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갈 때마다 감정이 녹아내리는 듯했고, 어려운 시절 평범하지만은 않은 길을 걸어 대소설가가 된 신경숙의 자전적 이야기는 그야말로 한국사회의 축소판이자, 슬픈 설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외딴 방'의 한 구절이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신경숙 작품 중 가장 명작이라 자신 있게 추천하는 소설이죠. 아마도 실제 삶이 투영된 일화였을 재밌는 이야기 한 토막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시골 삶을 잘 모르는 올케가 처음으로 신경숙의 엄마, 즉 시어머니와 함께 부엌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일을 돕는데... 시어머니가 파를 '어슷어슷하게' 썰어놓으라고 시키죠. 올케는 조용히 신경숙에게 무슨 뜻인지를 묻습니다. 설명이 어려웠던 신경숙은 잠시 생각하다가, 부엌에 가서 직접 파를 어슷썰기 해주죠. 그걸 본 올케는 고마워하며, 다시 부엌일을 시작합니다. 

 

 신경숙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오빠 옆에 나타난 올케가 시골 시댁과 다소 무뚝뚝한 남편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삶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잘 잡아낸 한 장면이라..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어슷하게 썬다는 게 대략 어떤 느낌인지 알지만, 국어사전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어슷-썰기: (명) (무·오이·파 따위를)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써는 일.

 

 

  확실히 요리 관련으로 보편적으로 쓰이는 표현이다 보니, 무·오이·파 따위라고 특정되어 있네요. 혹시나 같은 뜻을 따르는 다른 품사의 단어도 있는지 함께 찾아보았습니다. 

 

어슷-어슷: (부사) 여럿이 다 조금씩 기울어진 모양.
어슷-하다 (형) 한쪽으로 조금 비뚤다.

 

 

 예문이 없긴 하지만, 비뚤다는 뜻으로 봐서 아주 좋은 뜻은 아닌 듯 합니다. 그럼에도 어슷 썰기가 별도 명사로 사전에 등재된 걸 보면, 어근과는 다른 느낌으로 새로운 단어가 생겨난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혹시나 아직도 어슷하게 썬 모양이 그려지지 않는 분이 계실까봐 이미지 링크를 하나 남겨놓습니다. 

 

 

어슷썰기

어슷썰기는 기본 썰기의 일종으로 긴 토막을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경사지게 하여 써는 것을 말한다. 어슷썰기는 고구마, 우엉, 오이, 당근, 파 등의 가늘고 긴 재료를 적당한 두께로 어슷하게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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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글쓰기 - 국어사전과 한국어' 카테고리의 포스팅은 제가 일상에서 접하는 한국어 표현 중 헷갈리는 것을 
사전에서 확인하여  기록해두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단어의 뜻과 예문은 모두 '동아 새국어사전 제5판'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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