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모습 - 한국사

임시정부는 무엇으로 평가받아야 하는가? - (방문 전)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마셜 2024. 8. 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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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임시정부기념관 홈페이지)

 

 이상하다. 네이버에서 '임시정부박물관'으로 검색을 하니, 박물관 홈페이지가 뜨지 않고, 블로그의 방문 후기가 최상단으로 올라온다. 지도 등 이런저런 사이트를 뒤져서 공식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웬걸 정식 명칭이 박물관이 아니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이었다. 

 

 왜 박물관이 아니라 기념관일까? 임시정부에 대한 여러 소장품을 전시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은 아닐까. 전에 미국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거대한 석조건물 안에 거대한 동상 하나를 세워두고, 누구나 둘러보거나 앉아서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뭔가 역사의 한 순간 혹은 인물을 기억에 떠올리기 위해서는 꼭 거창한 유물이나 문화재가 필수적인 건 아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오늘 오후 기념관을 방문하면, 왜 기념관으로 명명되었는지 의문이 풀리길 기대하며, 선행학습으로 기념관 소개의 관장 인사말을 꼼꼼히 살펴보자. 

 

 길지 않은 인사말은 임시정부 역사적 가치를 세 가지로 짚어내고 있다. 

 첫째, 우리 기념관은 황제가 주권을 가진 대한제국에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정맥을 밝힙니다.
한국 역사에서 최초의 민주공화제를 구현해낸 발전적 가치를 높이 드러냅니다. 아울러 남녀평등을 처음으로 명문화하고 여성의원을 등장시킨 사실에서 선진적인 가치를 강조합니다.

 둘째, 우리 기념관은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시기의 대한민국에서 시작되고, 국가 이름이나 연호, 헌법과 태극기를 비롯한 국가 상징물을 고스란히 이어온 사실을 밝힙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임시정부와 임시의정원을 계승한 것임을 확인합니다.

 셋째, 우리 기념관은 이념과 투쟁방법의 차이를 넘어 통합을 일구어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를 높이 평가합니다. 때에 따라 분화와 갈등이 있어도 끝내 통합을 달성했던 임시정부의 역사에서 통일의 지혜와 길을 찾습니다. 이와 함께 아직 찾지 못한 참여 인물을 발굴하여 그들 모두를 역사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정맥이라는 이색적 표현이 눈에 띄지만, 민주주의 도입을 앞당긴 점과, 국가명, 태극기 등 국가 상징물 사용의 시초였던 점, 통합을 시도한 점 등은 모두 쉽게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역사적 가치'에 부합하는 담백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역사적 가치가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될 만큼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임시정부라는 통치기구, 혹은 최소한 사회운동단체가 그 역사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기 위해서는 어떤 실질적 활동을 했고, 후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봐야 한다. 한인애국단 등 가시적인 의거가 있었고, 의미 있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으며, 해방직전 광복군 조직까지 이어졌지만, 이러한 활동이 해방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었는지는 별개 문제이다.

 

 이런 냉소적 시각을 여전히 가진 채, 오늘 이 기념관을 방문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기에 많이 기대되는 일정인데, 이 역사적 가치와 실질적 활동 사이의 간극을 오늘 조금은 좁힐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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