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컵 여자부 일정이 끝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사실 외국인선수도 출전하지 않고, 특히 이 번 대회는 국대선수들도 참여하지 않은 대회라 별 관심이 가지는 않았다. 아 물론 김연경 선수 출전은 엄청난 뉴스이지만, 아직 복귀직후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시기... 큰 활약을 기대하지는 않았기도 했다.
그래도 라이트팬이나마 팬이라고 말할 수 있는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한 경기를 잠시 챙겨봤었는데... 나름 선전하는구나 싶었는데, 귀신 같이 무너지면서 결국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번대회도 어렵겠다 싶었고.. 역시나 예상대로 3연속 셧아웃패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결산 기사라도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서, 기사를 검색해봤더니, 생각외로 페퍼저축은행 관점에서 쓴 기사가 별로 없다. 우연히 읽게된 아래 기사가 신생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질 뿐, 대부분 기사는 이긴 팀 중심으로 승리소식을 전하기에만 바빴다. 전패 꼴찌팀에게도 애정어린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써주신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님 감사드립니다.
기사내용은 페퍼저축은행 문제점을 잘 짚어주었다.
서브리시브가 무너져, FA영입한 이고은 세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는 점, 결국 외국인선수에게 기댈 수 밖에 없으리라는 점.
너무나 맞는 분석인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회에서 페퍼저축은행은 할만큼 했다고 본다. 그래서 3연속 셧아웃 패배가 그닫 놀랍지도 않고, 기사 내용도 엄청 예리하거나, 와닿는 내용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당연하지만 관심갖기 어려운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했다' 정도 느낌이랄까.
1. 조금은 아쉬웠던 FA 영입 - 한 명 더 영입했더라면..
FA로 세터 이고은을 영입한 것은 박수칠만한 선택이다. 하지만, 애초에 이고은이 최약체 팀을 순식간에 스텝업 시킬 수 있는 선수는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하다. 많은 감독이 탐냈던 선수이긴 하나, 어느 팀에서도 안정적 주전으로 성과를 낸 기억은 없는... 탁월한 운동신경으로 안 좋은 리시브도 곧잘 살려내는 토스를 하지만, 순식간에 흔들리거나, 공끝이 죽는다는 지적도 받는....
하지만 최약체 팀의 들쭉날쭉한 토스를 쫓아다니면서 체력을 소진될 수 있는 페퍼 세터로는 말체력을 자랑하는 이고은 선수가 적격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FA 선수 중 세터 최대어이기도 했다. 그리고 페퍼는 라이트 빼고는 모든 포지션에 FA 영입이 필요했다.
오히려 남는 아쉬움은 한 명 더 영입했더라면... 하는 생각이다. 비싼 선수를 사줬는데 무슨 말이냐..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금 현재 최약체 신생팀은 페퍼저축은행은 선수 뎁스가 얇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전술한 것처럼 외국인선수가 커버해줄 라이트 빼고는 모든 포지션이 약하다. 준척급 선수까지 많이 FA시장에 나왔던 작년 한 명 더 영입했다면 어떘을까 실제로 이 번 대회를 통해서, 국대 선수들이 이탈했어도 백업이 튼튼한 팀들이 선전했는데, 이렇게 주목받는 선수들 중 작년 FA로 나왔던 유서연 선수도 있어서 더욱 속이 쓰리다. 이 번 대회에서의 유서연 선수 활약도 공격수 포지션에 구멍이 나면, 언제든 믿고 쓸 수 있는 수준임을 명확히 보여줘서, 그래서 습자지 뎁스 페퍼는 더욱 아쉽다.
물론 양효진 선수 페이컷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여자배구 이적/FA 은 생각만큼 트레이드머니로만 풀리지 않는 측면이 강하긴 하나, (페퍼에서 엄청 애를 썼지만 영입에 실패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입맛이 쓴 건 쓴 거다.
2. 보고싶다 이한비 - 제발 부상만은..
VNL에 참여했던 이한비 선수가 부상이 없었어도 KOVO컵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레프트 포지션에서 리시브를 받으면서 공격가담에도 충실했던 주장이 없었던 것은 엄청난 타격이고, 실제로 정상적 출전은 아니겠으나, 잠깐 국대에서 리베로도 맡을 정도로 기본 수비가 되는 선수이기에 더욱 아쉽다.
국내선수로만 치러야하는 대회에서, 주장이자 수비가 되는 주전 선수가 부상이탈한 순간, 습자지 뎁스 페퍼가 전패하는 것은 거의 확정이 아니었을까?
후보로 보낸 긴 시절을 견디고, 신생팀에서 자리를 잡았던 한비장군이 얼른 완쾌되어, 올 겨울에는 눈물 없이 행복배구 하길 바란다.
3. 걱정되는 하혜진 - 맞는 포지션은 어디?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거포, 하종화 선수의 딸.. 하혜진..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는 배구선수이지만, 많은 부담이 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신생팀에서 부족한 포지션인 센터 포지션을 맡아 동분서주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부족한 포지션을 찾아 라이트로 출전해서 특유의 멋진 큰 공격을 성공시켰지만 팀의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컵대회가 끝나고 난 후, 다시 드는 걱정... 하혜진 선수는 결국 센터로 가야하나, 아니면 라이트로 가야하나.. 사실 이 질문은 성립이 안되는게.. 라이트는 외국인 선수가 차지할 것이기에.. 센터로 뛰거나, 후보 혹은 레프트 전향인데.. 레프트는 이미 이한비, 박경현 선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결국 센터로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속공연습을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페퍼에서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마 그에게 세번째 기회는 없을 거니까...
4. 어쨌든 더 필요한 시간
김형실 감독이 선수들을 다그치면서까지 연습을 시키거나 김호철 감독처럼 특정선수를 집중조련시키는 스타일은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아직 신생팀 2년차에 특별지명도 통큰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 FA에서도 페이컷이라는 예상치 못한 무브에 국면이 다소 황당했고... 아직 뭔가 속단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염어르헝 선수가 아직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어쨌든 신인 1순위 지명권을 통해 다시금 전력 보강이 이루어질 거고, 이한비 선수가 돌아온다면 얼추 6인 라인업은 갖춰질 것... 센터 포지션에서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분명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지금 조급해하지 말고, 하던 대로... 열심히 리시브 연습을 하길... 수험생에게 국영수를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처럼 뻔하지만, 결국 그게 안되면 강팀으로 올라설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기원한다. 염어르헝+김연경 조합을 한 코트에서 볼 수 있길!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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