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돌아왔다.
https://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1047830.html
꿈 같은 일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그렇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 돌아오면 소속팀이 되는 흥국생명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1년만 뛰면 FA신분..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김연경 선수가 한국무대에서 은퇴를, 그것도 화려한 은퇴를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 아직은 기량이 충분할 때 자기가 원하는 팀에서 행복배구를 보여주면서 은퇴를 하려면... 이제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어느 정도 합리적인 판단이다.
저렴하다. 연봉 7억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794776&utm_source=dable
흥국생명과 연봉 7억에 계약을 했다고 한다.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이기도 하고, 어차피 자존심만 세워주면, 돈 1~2억에 연연해할 김연경 선수가 아니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머리를 스쳐가는 배구판 저격수 이석희 기자의 기사!!
http://m.mydaily.co.kr/new/read.php?newsid=202204221158185175&areaType=mb_best
기사내용을 보자.
"즉 팀 연봉 18억원의 25%인 4억5000만원과 옵션의 50%인 2억5000만원 등 최대 7억원 밖에 가져갈 수 없도록 설계해 놓았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다시 복귀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최대 7억원이다."
이런 내용이 있다. 4월 23일날 게재된 기사가 현실이 되었는데.. 4월말에 이 기사를 읽을 때는 왜 남자부에는 없는 제약이 여자부에는 있어서, 양희진 선수 FA계약 같은 기형적 계약을 만들었는지가 의아했는데... 현실이 된 김연경 선수 복귀를 보니, KOVO 여자부 전구단이 담합이라도 한 것 처럼 이러한 규정을 만든 이유가 짐작된다.
생각해보자. 소속팀을 단숨에 우승권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김연경 선수가 나이를 생각하면 곧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복귀시 소속구단인 흥국생명은 복귀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이러한 상한이 필요하다. 나머지 팀들도 마찬가지다. 흥국생명에서 1년만 뛰면 FA신분 김연경 선수, 흥국생명과 원만하지 못한 사이인건 대부분 아는 사실.. 내가 다른 팀 단장이어도, 1년 후 김연경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FA전쟁에 참전해야 하는데.. 서로 부담이 7억으로 묶인다면 좋지 않을까.. 공감했을 것이다.
결국 이 담합 비슷한..... 공감대 형성으로... 연봉은 7억, 일은 참 간편해졌고, 1년간 적은 연봉으로 세계적 선수를 얻은 흥국생명은 쾌재를 부르고 있겠고, 이러한 불합리한 규정(합의)의 이면은 눈살이 찌푸려진다. 괴상한 규정은 이 뿐만이 아니어서, 실력으로 평가받는 선수를 FA로 구단이 영입하는데, 연봉은 상한이 7억이고.. 계약금도 선수에게 주지 않는다! 그런데 구단 간에는 보상금을 받는다!!! ㅋ 재주는 누가 넘고.. 돈은 누가 버는...
결론 : 연봉 상한에 도달한 탑클래스 선수는 여자배구판에서는 이적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더 벌 수가 없거든.
얘기가 좀 샜는데, 어쨌든 다시 흥국생명은 22-23 시즌 우승후보가 되었다.
https://sports.news.nate.com/view/20220622n06967
선수라인업을 포지션별로 한 번 살펴보자.
- 레프트 : 김연경-김미연(정윤주), 100점
단숨에 최고 팀이 되었다. 김미연이 높이가 애매하지만, 192cm 김연경 선수가 레프트 한 자리를 책임지는 한, 김미연 선수가 별로 구명이 되지 않는다. 도저히 한 게임을 책임질 수 없는 수비를 보여줬던 정윤주 선수도 이제 큰언니 옆에서 (잔소리를 들어가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 라이트 : 옐레나, 90점
지금 보니 옐레나 선수가 키가 196cm나 되었네.. 파괴력 있는 공격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흥국생명에서 안정적인 수비&토스를 바탕으로 자기 공격에만 신경쓰면 될 옐레나 선수.. 위 기사 내용처럼, KOVO에서 유일하게 190cm 이상 날개 공격수를 두 명이나 보유한 팀이 되었으니, 높이/공격 등 자기 몫을 작년 이상만 한다면, 라이트 자리는 일단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 센터 : 이주아(김채연), 90점
안타깝게도 국대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친 이주아 선수.. 하지만, 이미 작년 블로킹은 리그 3위, 아직은 한창 발전할 나이.. 이제 190 이상 양날개를 거느리고 블로킹에 좀 더 집중하게 되면, 진정 흥국생명이 통곡의 벽을 쌓을 수도 있다.
- 세터 : 김다솔(박혜진), 80점 개인적으로 아직 박혜진 선수는 수련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다솔 선수가 엄청난 토스를 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예측가능한 플레이를 하는 건 잘 알려져 있다. 기복이 적은 세터에서 수비가 대폭 강화된 레프트진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작년 무난한 조건으로 FA잔류를 택한 김다솔 선수.. 잘하면 올해는 No.2 이미지를 벗고, 국대에 도전해볼지도 모르겠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염혜선 선수도 올림픽 4강 주전이 되긴 어려웠다. 김다솔 선수도 스텝업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
- 리베로 : 김해란, 90점
작년 무너진 팀에서 복귀1년차를 어수선하게 보낸 김해란 선수. 올해 다시 김연경 선수를 만나, 끝나지 않는 랠리를 다시 보여줄 지 기대된다.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22/01/50509/
- 종합 : 90점 / 100점 만점
아무 근거도 없는 주관적인 예측은 평균 90점. 남자부 KB구단 감독을 맡아, 파격적인 트레이드 위주 리빌딩을 통해 '팀을 황폐하게 만들었다'라는 평과 '강팀 기틀을 만들었다'는 평을 동시에 들은 감독. 적어도 흥국생명 감독으로서는 운이 좋다. 감독 첫 해에 김연경 선수와 무난한 외국인 선수를 얻었으니 말이다.
작년 전승우승할 기세를 보여줬던 현대건설과 되는 날은 현대건설도 잡았던 도로공사가 각자 팀컬러로 어떻게 김연경 선수에게 맞설지 기대된다.
하지만, 솔직히 김연경 선수가 흥국생명에서 1년을 채운 후, 어느 팀으로 이적할지가 더 궁금한 것도 사실 ㅎㅎ
어쨌든 잘 돌아왔어요! 김연경 선수!!
올 겨울에는 꼭 배구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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