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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 승자 - KGC인삼공사 여자배구 신임 감독 고희진

마셜 2022. 5. 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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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겨울스포츠 중에서 단연 최고인기종목인 여자배구 감독 인선이 마무리된 것은... 물갈이라고 표현하기엔 규모가 작았고, 세대교체라고 하자니, 이영택 전 감독은 아직 젊은 축이었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결국 나름 물러날만한 사람들이 물러났다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텐데.. 새로 부임한 감독들은 다들 조금씩 의외였다. 

 권순찬 감독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일단 인선 과정에서 파장을 일으켰던 고희진 감독 이야기를 해보자. 

[브레이크뉴스] KGC인삼공사 배구팬 트럭시위 "고희진 감독 반대".. 구단 `해명 진땀` (breaknews.com)

 

[브레이크뉴스] KGC인삼공사 배구팬 트럭시위 "고희진 감독 반대".. 구단 `해명 진땀`

   ▲ KGC인삼공사 배구팬들, 서울 강남구 KT&G 본사 앞 트럭시위 장면  © 브레이크뉴스   `전대미문의 삼일 만의 감독 선임, 식상하게 낙하산?` `성적 부진으로 감독 교체, 또 성적 부진 감독 선

m.breaknews.com

 일부 열성팬들이 트럭시위를 벌인 모양이다. 스포츠팬으로서 이 에너지에 박수를 보낸다. 트럭시위라는 방식 또한 신선하면서도 흥미로운데... 프로구단의 고객으로서 낼 수 있는 건전한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의 프로구단이 팬이 아니라, 모기업 오너를 유일한 '돈줄'로 생각해야하는 것이 현실이긴 하겠지만...)

 

 암튼 팬들이 낙하산 논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구단의 일처리를 공격하자 예상외로 감독 본인이 바로 해명에 나섰다. 다. 요즘 시대에 '낙하산'이라는 표현이 가진 폭발성을 잘 이해한 신속한 대처인 것 같은데, 그 해명이 흥미로웠다. 

 

'낙하산 논란' 고희진 감독 "19년 배구 인생 걸고 사실 아냐" (daum.net)

 

'낙하산 논란' 고희진 감독 "19년 배구 인생 걸고 사실 아냐"

여자프로배구 KGC인삼공사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고희진 감독이 일각에서 제기된 ‘낙하산’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고 감독은 지난 14일 KGC인삼공사 구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sports.v.daum.net

 

 요약해보자.

 

 "고희진 본인은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낙하산이 아니며, 지난 감독커리어에서 역량은 부족했다. 더 노력하겠다. "

 

  맞는 말이고, 고 감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입장표명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핵심은 빠져있지. 아니 어쩌면 고 감독의 해명에 핵심이 들어갈 수가 없지. 왜냐하면 팬들이 분노한 근본 이유는 자질이 부족한 감독이 왔기 때문이거든. 

 바꿔서 생각해보자 라바리니 감독이 KGC배구단 감독으로 왔다고 하면, 면접이 아예 없었어도... 팬들은 환영했을 거다. 불과 한 달 전에 남자배구에서 성적부진 등을 이유로 감독에서 물러난 사람이 다시 감독이 되었으니 팬들은 분노하는 거지.. 사실 면접의 유무.. 그 공정성은 중요한게 아니다. 세상사 진리 중 하나가... 원래 자신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때 사람들은 절차 공정성을 따지게 되는 법이거든.. 

 

 결국 핵심은 "왜 기대에 못 미치는 고희진이 감독이 되었느냐"이지, 왜 일처리를 공정하지 않게 하느냐가 아니다. 생각해보자. 작년 난장판이 된 IBK배구단 감독을 김호철이 맡았을때, 그 때 면접이 어쨌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커리어가 충분한 감독이었고, 감독 맡은 후가 모두 좋았거든...

 

 그래도 이런 시위사태에 대해서 구단이 보여준 다음 대응은 좋았다. 바로 이숙자 코치 선임

 

“신고식 제대로 치렀다” 고희진 감독, 이숙자 코치를 데려온 이유는? - 조선일보 (chosun.com)

 

“신고식 제대로 치렀다” 고희진 감독, 이숙자 코치를 데려온 이유는?

신고식 제대로 치렀다 고희진 감독, 이숙자 코치를 데려온 이유는

www.chosun.com

 

 둘이 동갑이다. 왠지 그래도 고희진 감독이 나이가 많을 줄 알았는데, 워낙 활달한 고희진 감독에게는 친해지기엔 좋은 여건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배구를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고희진 감독은 반드시 도움이 필요하다. 

 이숙자 코치는 은퇴할 때부터 코치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 그랬을 듯... 세터치고도 신중한 스타일에 이제 나이도 40을 넘어서, 지도자를 아예 안할 게 아니라면, 이제는 시작하는게 맞다. 그리고 작년 김사니 코치가 난장판에 개입해서 커리어를 망치는 걸 보면서... 좋은 반면교사가 되었을 테니... 지도자를 할 거라면, 더 이상 뭔가를 학습할 것도 없을 거다. 

 덧붙여 팀 구성도 좋다. 세터 포지션에도 염치기가 건재하고, 어쨌든 MVP출신 이소영과 영원한 국대 유망주 정호영, 그리고 국대 박은진 등이 있으니, 뭔가 잘 엮어낸다면, 바로 상위권으로도 도약이 가능하다. 

 

 해설 시절에도 여러 위원 중 가장 마음에 들었었다. 재미있는 멘트도 없고, 조금 건조하긴 하지만, 가장 예리한 지적과 캐스터가 흥분했을때도 벤치분위기 등을 곧잘 읽어내는 걸 보면서... 역시 야전사령관 포지션 출신 답다 싶었다. 

 (*남자부에서는 비슷한 느낌을 센터 출신인 김상우 해설이 줘서 신기하긴 하다.)

 

 어쨌든 최고 해설을 더 볼 수 없는 건 아쉽지만, 가장 시끄러운 감독 고희진, 가장 예리한 코치 이숙자 조합은 많이 기대가 된다. 위 기사를 보면, 경상도 사투리를 속사포로 쏟아내는 고희진 감독을 보며, 이숙자 코치가 '선수들이 알아듣나 싶기도 했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웃음이 나오면서도.. 가볍게 짚으면서도 문제점을 잘 지적해내는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둘의 인선이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고 순차적으로 이루어졌기에, 고희진 감독이 팀을 몇 년 후에 떠나도 이숙자 코치는 잔류할 가능성이 낮지 않은 점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솔직히 아직은 이숙자 코치가 보여줄게 더 많아 보이니까..

 

[김기자의 V토크] 일면식 없던 고희진-이숙자, 인삼공사에서 뭉쳤다 | 중앙일보 (joongang.co.kr)

 

[김기자의 V토크] 일면식 없던 고희진-이숙자, 인삼공사에서 뭉쳤다

고희진 감독과 이숙자 코치가 KGC인삼공사의 도약을 위해 손을 잡았다. 고희진 감독은 "이숙자 코치가 와서 정말 든든하다"고 했다. 고희진 감독은 자신을 도와줄 사람으로 이숙자 코치를 점찍었

www.joongang.co.kr

 다가오는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느는 모르겠지만, 어느해보다도 팀 멤버의 불확실성은 적다. 어찌보면 감독이 가장 큰 물음표인 올해, 가장 시끄러운 감독 고희진이 시즌이 끝나고 난 후에도 좋은 쪽으로 많은 기사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 출처 : news1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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