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웠지만, 의미 있는 도전이 끝났다.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의(이하 '페퍼') '21-'22시즌 도전은 신생구단으로서 분명히 의미 있었고, 앞으로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하게 하는 한 게임, 한 게임이었다.
선수단은 불과 16명, 시즌당 게임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KOVO에서, 한 시즌을 온전히 날 수 있을까 하는 정도의 스쿼드임은 당연한 거고..... 선수단 구성 또한 안타까운 측면이 여럿 있었다. 이건 김형실 감독 이하 프런트 의중도 작용한 듯 한데.... 선수단 최고참이 불과 25살인 이한비여서, 절대적인 경험부족을 여러차례 드러냈고, 주장인 이한비 또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게임에 임해야 했다.
여자배구는 그나마 신장 영향을 덜 받는다고는 하지만,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 중 185cm를 넘는 이가 없었다. 블로킹 싸움에 절대적 열세인 건 당연한 일...
포지션별 스쿼드를 보면 더욱 한숨이 나오는데, 그나마 야심차게 지명했던 대형 고졸신인 세터 박사랑은 부상 때문에 단 한 게임도 제대로 뛰어보지 못한 채, 백업도 아닌, 제3세터로 늘 벤치신세였던 이현 선수가 급작스럽게 주전으로서 한 시즌을 소화해야 했다. 외국인 선수가 고군분투한 라이트 포지션을 빼면, 그리고 급하게 실업에서 수혈한 문슬기 선수가 잘 버텨준 리베로를 빼면, 레프트와 센터 또한 심각한 수준임을 게임 중 여러 차례 드러내곤 했다.
(그래도 페퍼가 얻어낸 소득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기로 하고...)
이 처참한 스쿼드 뎁스를 단숨에 두껍게 할 수 있는 지름길이 열렸다. 바로 FA!!!!!
https://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1036130.html
특별지명을 하기 위해 기존팀의 눈치를 보며, 기다릴 필요도 없고, 그저 필요한 것은 돈!!!! 페퍼가 어느 정도 에산을 가지고 참전할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이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는 것이다.
페퍼가 팀 창단을 결정할 때, FA기회를 이용할 계획을 이미 세웠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신생팀으로서 한 시즌을 거치면서, 상대팀 선수를 면밀히 분석한 후, FA시장에 참전한다.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고, 그 합리적 판단을 뒷받침할만큼 FA명단도 나쁘지 않다.
그럼 신생팀이고, 유독 젊은 배구팀 페퍼는 어떤 선수를 우선 영입해야할까?
포지션별로 필요한 선수를 팬 입장에서 분석해보자.
1. 센터 : 보강하지 말자.
양효진... 불가능하다. 연봉이 이미 7억원, 페퍼에서 받을만한 보상선수가 별로 없으므로... 보상금 300%를 택하면, 무려 21억원이 보상금으로 지출된다.
차라리... 그냥 염어르헝 선수를 잘 키워서 국대로 키워보자!!!!
2. 라이트 : 외국인 선수!!!
사실 라이트 선수는 IBK를 빼고는 다른 팀도 다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 효율적인 판단이고, 페퍼도 어쩔수 없이 아니, 편하게 이 길을 택할 것이다. 따라서 굳이 보강할 이유가 없고, 마땅한 선수도 없다.
3. 리베로 : 믿어보자 문슬기
문슬기 선수보다 임명옥 선수가 뛰어난 건 배구팬이라면 누구나 안다. 다만, 도공이 임명옥 선수를 놓칠리가....
그럼 나머지 포지션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1. 고예림(94년생, 레프트) 영입
성공 가능성? 지금 페퍼는 전반적으로 라인업에 뎁스가 부족하다. 결국 공격 수비 모두 능한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94년생으로 아직은 젊은 나이, 뛰어난 리시브와 훌륭한 보조공격수로서의 공격능력을 가진 선수. 팀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선수이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연승을 기록한 시즌, 선수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야하는 현대건설은 연봉퀸 양효진을 필두로 어느 정도의 보상만 해도 샐러리캡을 초과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합리적인 금액 제시로도 영입에 성공할 지 모른다.
실패 가능성? 페퍼는 신생팀 특별지명에서 유일하게 현대건설에서는 아무도 지명하지 않았다. 뎁스가 얇지 않는 현대건설... 무언가 이유가 있는 행보였을 터, 현대건설 소속인 고예림 선수를 패스할 수도 있다.
2. 표승주(92년생, 레프트) 영입
성공 가능성? 준외국인선수 같은 활약을 했던 표승주 선수. 올 시즌 하반기 같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외국인 라이트 선수와 쌍포로서 손색이 없다. 연봉도 1억7천원이라, 네임밸류에 비해 높지 않다.
실패 가능성? 조송화..... 조송화?
3. 유서연(99년생, 레프트/라이트) 영입
성공 가능성? 강팀이면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을 줬던 GS칼텍스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단연 유서연. 페퍼에 가장 필요한 클러치 상황에서의 담대한 공격은 이미 트레이드 마크이다. 상대적으로 대체할 선수도 있고, 늘 공격적 영입과 트레이드에 적극적이었던 GS구단 특성상, 페퍼가 적절한 투자만 한다면 GS의 마음을 돌리고 공격수에 대한 갈증을 풀 수도 있다.
실패 가능성? 그런데 A등급이다.
4. 김다솔(97년생, 세터) 영입
성공 가능성? 올 시즌 내내 상위권과 거리가 멀었던 흥국생명. 작년 무적군단에서 순식간에 팀이 무너지고, 올해 일년내내 없는 살림을 책임졌던 김다솔 선수. 아마 이미 멘탈은 강철.. 기본기 자체가 탄탄하지 못하고, 업다운 심한 신인급 선수단을 이끌기엔 충분한 경험을 가진 5년차 선수, 수련선수에서 올라온 근성은 덤이다. 더구나! B등급이다.
https://m.yna.co.kr/view/AKR20211229171900007
실패 가능성? 김다솔을 놓치면 박혜진 선수가 한 시즌을 책임져야 하는데, 흥국생명이 놓칠까..
FA시장 마감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구단별 눈치싸움, 돈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일텐데, 페퍼가 합리적이고도 적극적인 투자로 강팀의 기틀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FA로 약한 포지션을 착실히 보강하고, 염어르헝 선수를 영입하여 팀의 미래를 설계하여 다음 시즌 가능성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그 다음엔 대한민국 에이스 걸크러쉬 김연경 선수를......
실현만 된다면 단숨에 왕조에 올라설 수도 있는 스쿼드이다.
매튜 구단주님! 한 번 시원하게 투자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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