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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FA 마무리 - 페이컷, 이게 최선입니까?

마셜 2022. 4. 1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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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효진 등 S급 선수 명단 포함과 신생팀 페퍼저축은행 참전 등으로 관심을 모았던 여자배구 FA가 마무리되었다. 

 

 표면적인 결과를 보자. 

 

 - 1명 이적 : 이고은(한국도로공사 -> 페퍼저축은행)

 - 그 외 모든 선수 잔류

 

 썰렁하기 그지 없는 이 결과,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원 소속팀의 적극적 구애가 성공했다고도 볼 수 있고, 선수들의 이적의지가 크지 않고, 원소속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표면적인 분석을 받아들이면서, 뭔가 되다가 만 것 같은 페퍼저축은행(이하 '페퍼')의 전력보강 아쉬움을 달래다가도..... 충격적인 페이컷이 2년 연속 벌어지는 배구판이 참으로 씁슬하다. 

 

https://www.chosun.com/sports/sports_photo/2022/04/07/P2YC4RFPVPPLDHKZVXORSF7YDE/

 

FA 2억 포기 충격, 샐러리캡 무색… 김연경과 다른 페이컷 논란

FA 2억 포기 충격, 샐러리캡 무색 김연경과 다른 페이컷 논란

www.chosun.com

 

양효진의 페이컷

 

 

  여자배구 연봉퀸이었던 양효진은 올해 연승 신기록을 작성하는 현대건설을 이끌면서 엄청난 활약을 했음에도 엄청나게 연봉을 삭감당했다. 프로스포츠에서 보기드문 페이컷인데, 선수도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는 커녕, 그동안 대우해준 팀을 떠날 수 없어서 스스로 한 결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나쁜 행동은 전염성이 강하다고들 하던가? 작년 비시즌에 코로나-19 확산 등 여러 이유로 급히 국내리그 유턴을 결정한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6억5천만원에 스스로 몸값을 낮춰서 계약을 했다. 이미 샐러리캡이 차 있던 흥국생명, 국내리그로 유턴할 경우, 흥국생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김연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고, 사실상 급작스럽게 벌어진 일, 당시 여론과 언론도 이에 대해서 불가피함을 대체적으로 인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연경 아닌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벌어진 큰 금액의 페이컷. 불과 1년만에 또다른 페이컷이... 그것도 연봉퀸 양효진에게 벌어질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배구팬에게 꽤 알려진 '차돌배구'에서 넌지시 가능성을 내비쳤을 때도, 설마 이 정도 금액일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왜 나쁜가?

 사실 이게 뭐 대수냐. 선수가 팀이 좋아서 그렇게  하겠다는데..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여전히 좋지 못한 무브이다. 왜냐하면, 광고 등 부수입을 통해 혹은 다른 방식으로 기존 연봉을 보전해줄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

 (물론 아니길 바란다.)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들이라고 해서, 자기 돈이 안 아까운 사람은 없다. 특히, 평생 일을 할 수 없는 직종인 프로스포츠 선수는 오히려 더 하지 않을까. 운동으로 성공한 사람 치고 근성/자존심이 없는 사람 없으니, 더욱 남과 비교되는 바로미터인 연봉에는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 팀 내 모든 FA를 잔류시키기 위해 연봉을 2억원이나 깎았다? 그것보다는 광고를 찍게 해준다거나 또다른 방법으로 상당한 정도의 보상을 따로 해주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에이 그럴리가?

 (진심으로 아니길 바란다.) 하지만, 이미 남자배구에서 슈퍼신인 김요한이 계약금 최대 1억원 조항에 걸려서, 구단과 입단을 하네 마네 자존심 싸움을 벌이다가 시즌개막 후에야 입단을 했을때, 어색한 포즈로 LIG손해보험 광고에 등장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당시 여론이 딱히 나쁘지 않았던 걸 보면, 2022년에는 양효진이 현대건설 광고에 등장하는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페이컷의 부작용, 샐러리캡 제도의 무력화

 개인적으로 많은 돈을 투자하는 프로스포츠 구단을 싫어하지 않는다. MLB에서 양키스는 늘 인기구단이고, K리그에서도 전북현대의 역할은 이미 매우 크고, 딱히 부정적으로 볼 여지도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MLB는 사치세 등 고액연봉선수 수집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시스템화되어있고, K리그는 활발한 해외진출 등으로 FA선수 수집의 한계가 존재한다. 배구는 여러 부작용이 지적되고, 구단들의 우는 소리가 모이면서, 샐러리캡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인정으로 호소해서, 혹은 광고 등 부수입을 보장하면서, 우수선수를 붙잡는다. 결국 다른 구단이 우수한 선수를 붙잡으려고, 예산을 확보해도 도리가 없다. 적정하게 돈으로 경쟁하면서 우수선수를 영입하여, 강팀이 될 수 있는 길을 막을 수 있는게 진정한 '페이컷의 부작용'인 것이다. 

 

 설마 내년에도?

 페이컷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KOVO에서 만약 어떤 구단이 특정선수에게 몸값 대신 뒷돈 비슷한 걸 준다해도 밝혀내 방법도 없기에.. 처벌받을 가능성이 없다면 나쁜 행동이 멈춰질 이유도 적겠지. 

 다만, 작년과 다른 페이컷에 여론의 반응도 비교적 싸늘하다. 여전히 연맹에서는 샐러리캡을 피해갈 편법에 대한 관심도 없지만, 그나마 언론과 여론의 반응이 전과 다르다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래도 신생구단 페퍼에 적정한 예산을 확보해서 우수선수를 영입할 의지와 실행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그나마 이 번 FA가 심심하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좀 더 굵직한 이적이 팬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그런 FA시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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