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전날 "미국 갑니다"..한국농구, '해외'라면 무조건 '양보'만 해야 하나 [SS 포커스] (daum.net)
한국 농구의 '미래'가 다시 미국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한국농구계는 조금은 심기가 불편한 모양이다.
대표적으로 한국농구계 원로 중 신사로 꼽히는 추일승 감독도 '아쉽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여러 스포츠 기자들도 일제히 에둘러서 여준석 선수의 미국행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여준석, 세계 무대 꿈에도 절차와 매너는 필요하다 [이은경의 스톱.워치] (naver.com)
농구게시판에서도 찬반은 갈리지만, 국대 대회 참여 중 갑자기 미국행을 선택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도 상당하다. 그리고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여기서 특이한 점은 많은 기자들이 여준석 선수의 '매너'를 비판하면서도, 참으로 완곡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기사가.... 응원할 일이고, 잘되길 빌지만, 아쉽다 정도인데.. 왜 명확하게 비판하지 못하고, 이런 약한 톤의 표현만 썼을까 생각하다 보니...... 기자들도 직감적으로 아는 것이다. 어쩔수 없다는 걸....
문득 빗대어 생각해볼만한 예시가 떠올랐다.
아버지 제삿날 해외유학길에 올라야 하는 가난한 집 장손 - 한국농구계의 여준석
다소 억지스럽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지금이야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지만, 7~80년대만 해도 각 집안 제사는 엄청 중요한 행사였고, 장손들은 반드시 챙겨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 가난한 집 외아들이 아버지 제삿날 아침에 갑자기 유학을 선언하고, 너무 좋은 기회이기에 오늘 당장 비행기를 타야한다고 한다면.... 집안 사람들 모두 슬픔에 잠길 것이고.. 그 중 나이 많은 어른들은 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그 외아들이 유학을 떠나는게 집안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는 선택일테고, 외아들 개인에게는 꿈을 실현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이 선택을 막을 수 있을까? 물론 여준석 선수가 국가대표 경험 자체를 통해 더 발전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한국 남농 국대는 아시아존 외 팀을 상대하기 어려운 현실... 이미 호주농구를 경험한 여준석 선수가 그 정도도 모르고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미국 G리그가 여준석 선수가 경험을 쌓기에 더 좋을 수도 있다.
결국, '미리 말하지 않았다'라는 것이 무례한 것에 해당하느냐 논란은 남는데... 이 부분은 맞는 말이긴 하나,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농구유망주가 자신 커리어를 돌보지 않고, 국대를 위해 무리하게 헌신했을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짚어볼반한 전례가 있다. 바로 최진수 선수
NCAA 메릴랜드대에 입학할 정도로 주목받았던 최진수 선수가 국가대표일정을 소화하다가 계절학기 학점을 취득할 기회를 놓치고, 결국 학업을 포기한 것은 꽤 알려져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3954618#home
여전히 최진수 선수는 KBL 대표 포워드이지만, NCAA 1부리그 팀 선수였던 것에 비하면, 아쉽기 그지 없다.물론 미국 대학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차출했던 것과 국대 일정 중 이탈한 것은 다른 문제이긴 하나, 한국농구에서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미국진출을 바라볼만한 2m 이상 유망주'는 좀 더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필요도 있다. 그렇게 꿈을 이룬 후에 국가대표팀을 위해 헌신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솔직히.. 좀 더 시니컬하게 이야기하자면, 한국농구계의 조직적 지원 없이 개인적으로 에이전트 도움을 받아 미국 G리그에 도전하는 여준석 선수는 유학길에 오르는 외아들이 아니라, 중동 건설현장에 나가는 외아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한국농구 현실이 외아들의 월급 송금을 바라는 어려운 집안 정도는 아니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이제 NBA리거를 거느린 일본도 쉽게 이길 수 없는 정도의 국대경쟁력과 생소한 기업 데이원이 프로농구단을 인수하는 KBL현실을 생각하면, 여준석 선수나, 이현중 선수의 NBA입성이 국내농구 인기와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몇 안되는 가능성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사실 여준석 선수 정도 클라스라면, KBL에서 고액연봉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제 스무살 젊은이가... 안정적 꽃길로 갈 가능성을 버리고,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치열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었다면, 그 용기에 박수를 쳐줬으면 한다. 물론 국대일정 중에 이탈한 것은 섭섭할 수 있겠으나, (그래서 현 감독인 추일승 감독은 답답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그리고 이미 기량발전에 도움도 별로 안되는 대학농구에서 1년을 보냈고... 군입대 시기는 다가오는 바.. 선택은 빠를 수록 좋다.
농구계를 전문가 입장에서 바라보는 기자분들의 입장에서는 비판을 하는 것이 의무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20살 젊은이 도전에 박수를 쳐줬으면 한다. 이제 허웅 선수의 예능 출연 밖에 라이트팬을 양성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 한국 남농, 이현중과 여준석 두 젊은이가 각자 노력으로 NBA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그래서 국대에서 일본 하치무라 루이와 쇼다운을 펼친다면, 그보다 더 좋은 흥행기폭제가 있을까.
얼굴까지 이토록 꽃미남이니 말이다. 참고로 별 기대를 않고 20대 여성 동료에게 여준석 사진을 보여줬다. 허웅 보다 잘생겼냐는 질문에.. 여준석 아니냐라는 반문이 돌아왔다. 충격... 농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동료는 당황해하면서 농구 몰라도 여준석은 상당히 알려져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얼굴이 곧 농구 희망이다..
발전해가는 모습 기대합니다. 여준석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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