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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상 13] 드디어 만났다!! 트레이더죠 김밥 리얼 후기~

꿈꾸는 차고 2023. 10. 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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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상 13] 드디어 만났다!! 트레이더죠 김밥 리얼 후기~

 

요즘 해외기사에서 미국 트레이더죠 (Trader Joe's) 김밥이 미국인들에게 아주 인기 많다는 소식을 접한 분들이 있을거에요. 이게 요새 정말 핫해서... 미국의 식료품 체인인 트레이더죠 매장에서 이 김밥을 오전에 대량 입고시키면 금새 동나버리는 사태가 미국 곳곳에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합니다.

 

 

 

외국인들의 트레이더죠 김밥 먹방 장면 (출처 : 아틀랜타 중앙일보)

 

 

아니 뭐 김밥 하나가지고 호들갑이냐? 이런 생각이 많으시겠지만, 이곳 미국의 분위기로서는... 이 김밥이 최근까지 양상을 보면 하나의 신드롬 수준이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여자 한인교포가 이 트레이더죠 김밥을 시식하는 장면을 틱톡에 올려 천만뷰를 달성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리뷰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광풍이 불었죠. 그외에도 여러 방송 매체를 통해서 이 김밥의 폭발적인 인기가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트레이더죠에서 이 김밥을 들고나오는 통에 매장 측에서는 하루에 일인당 두 개씩으로만 수량을 제한한 경우도 있었다고 하죠.

 

 

트레이더죠의 일반적인 매장 전경 (출처 : 위키피디아)

 

 

저는 평소에 트레이더죠가 매장 특유의 바이브도 좋고, 축 처진 가게 느낌이 아닌 뭔가 젊은 감성이 충만한~ 그리고 개인적으로 트레이더죠 매장 실내 벽에 그려진 각종 키치한 B급 병맛 그림들이 제 취향이라 ㅋㅋㅋ  19세기 풍의 신사 숙녀 그림들을 다른 재미난 이미지들과 조합해 오려 붙여서 나름의 위트와 유머로 재해석해낸 그림들이... 정말 묘하게 트레이더죠 특유의 문화와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트레이더죠의 질좋은 제품들의 가격대도 괜찮아서 자주 방문하는 편입니다. 요즘엔 일주일에 한두차례 정도 트레이더죠에 가서 애들 아침거리를 많이 사는 편이에요. 과일이나 요거트, 나쵸,  모짜렐라 치즈 또는 토마토 찍어먹는 발사믹 식초 등등 말이죠.

 

 

 

트레이더죠 특유의 B급 병맛 그림 광고 (출처 : 트레이더죠 홈페이지)

 

 

 

이런 상품들을 사러 갈때마다 온김에 냉동식품 코너에서 그 인기 많다는 한국 김밥을 찾아보기 시작했지만...결과는 항상 실패였습니다. 번번이 실패하다보니 좀 오기가 생겨서 이젠 트레이더죠에 올 때마다 일단 김밥 먼저 찾습니다 ㅎㅎ 그런데 매번 김밥을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서 얼마전 부터는 매장 담당직원에게 도대체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 물어보면... 방긋 웃으면서 아침에 정말 일찍 오거나, 운빨이 있어야 구할 수있다는 답변을 내놓을 뿐이었습니다. 

 

세상에... 아니 김밥 한줄이 이렇게 미국서 인기의 중심에 서게 될 날도 오다니?? 참으로 오래 살고 볼일이네요 ㅎㅎ 저두 김밥에 얽힌 스토리가 좀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어린시절에 제가 잠시 영국에 거주한 적이 있었는데요, 유학가신 아버지를 따라 영국 남부의 해안도시에서 학교를 다녔었습니다. 그때 점심 도시락으로 김밥을 싸 갔을 때가 있었는데, 반 아이들의 반응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처음 맡는 쌉쪼롬한 냄새와 그 생긴 모양에 미간을 찌뿌리는 가운데... 오직 일본에서 온 친구들만 신나서 좋다고 제 김밥을 집어먹었던 웃픈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그동안 한국이나 일본 사람들에게나 사랑받던 김밥이 어느덧 글로벌화의 바람을 타고 이젠 미국 소비자들이 없어서 못사는 그런 소중한 아이템이 되었다니요?? ㅎㅎ 

 

 

 

트레이더죠 김밥 (출처 : 본인)

 

 

 

그런데 오늘은!! 운이 정말 좋았던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동네 학교 스쿨버스가 스톱사인을 펼쳐서 제가 운전 중에 잠시 멈춰야 할 일이 생겼거든요.  스쿨버스를 이런 식으로 만나는 날은 신기하게도 운이 좋더라구요 ㅋㅋ (스쿨버스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음 미국 일상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그러더니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정말 뜻밖에 이 트레이더죠 김밥이 제 수중 안에 들어왔답니다. 트레이더죠에서 분명히 다른 물건을 찾으려고 그거 어디있냐고 직원에게 물어보는데 이 직원이 뭔가 잘 못 알아들은건지 어쩐건지 알 순 없으나 쪼르르 달려가더니 이 김밥을 두 줄 갖다주더군요?? 평소에 찾으려고 해도 그렇게 없던 이 김밥을 이렇게 어이없는 우연으로 얻게 되다니...ㅎㅎ

 

 

 

포장 뜯은 트레이더죠 김밥 (출처 : 본인)

 

 

드디어 김밥을 얻게 되었다는 기쁨에 얼른 집으로 돌아와 시식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김밥의 포장설명서에 쓰인대로 김밥을 전자렌지에 2분 데웠습니다. 냉동김밥이니 그래야하겠죠. 그리고 접시에 담아 아내와 아이들에게 먹어보라고 주었습니다...

 

 

전자렌지에 데운 트레이더죠 김밥 (출처 : 본인}

 

 

 

저희 가족들의 반응은?? 김밥을 전자렌지에 데우니 약간 눌러붙은 비주얼에 한번 놀라고 뜻밖의 맛에 한번 놀란 우리 가족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더는 안 먹겠다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헉 그래서 저도 입에 넣어보니까...글쎄 한국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맛은 아니었습니다. 약간 밍밍한 느낌? 오뎅도 한국의 찰진 오뎅이 아닌, 우뷰초밥에 들어가는 가벼운 오뎅의 느낌? 할 수없이 남은 김밥이 제 차지가 되었는데, 너무 싱거워서 김밥 위에 낙지젖을 하나씩 올려 먹었더니 좀 낫더라구요. ㅎㅎ

 

 

낙지젖과 트레이더죠 김밥 (출처 : 본인)

 

 

한국인이 먹기에는 맛이 좀 어중간한 편인데, 그렇다면 무엇이 이 트레이더죠 김밥 신드롬을 일으켰을까? 궁금하더군요. 그리고 한편으로 걱정되는 것이 한국의 김밥을 이 트레이더죠 김밥으로 처음 시작한 외국인들이 있다면 김밥이라는 음식에 대해 외국인들이 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솔직히 이것보다 맛난 한국김밥이 정말 얼마나 많은데 말이죠.

 

한국이야 동네 어딜가도 맛난 김밥가게들이 정말 셀수 없이 많이 있겠지만, 엘에이에서는 한국식 김밥가게가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저희 동네를 돌아다니다보면, 김밥천국이나 종로 김밥 체인이 좀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 가게들 김밥 맛이 나름 좋아서 저희 가족도 어디 먼곳에 여행갈 땐 꼭 이곳에 들러 김밥을 다섯줄 정도 사서 출발해요. 그러면 중간중간 차 안에서 김밥 몇줄은 간단한 식사꺼리로 아주 그만이죠. 한국사람들에겐 좀 밍밍할 수도 있는 트레이더죠 김밥이 오히려 결코 자극이 강한 맛이 아니라서 대다수 미국인들에게는 나쁘지 않겠다 싶기도 하고요. 

 

암튼 오늘의 트레이더죠 김밥 시식 결과는 딱히 좋은 맛이라고 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한국의 김밥이 이곳 미국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네요. 요즘 한국의 음악과 문화 등이 글로벌 유명세를 타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먹거리도 나름의 인기를 얻게되는가 싶어서 좀 신기하고 그렇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김밥 다음으로 글로벌 유명세를 탈만한 한국 고유의 아이템은 또 뭐가 될 것인지? 여러분들은 그게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쪼록 김밥과 같이 세상을 깜작 놀랠킬만한 좋은 아이템들이 연이어서 계속 좋겠습니다. 이상 트레더죠 김밥 리얼후기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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