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상 04] 뜻하지 않은 5월의 비가 온 뒤...

[미국 일상 04] 뜻하지 않은 5월의 비가 온 뒤...

 

 

 

지난주 엘에이는 연이틀동안 비가 왔었는데요,  5월에 비가 온 것은 정말 뜻밖!이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엘에이 지역은 3월 이후로는 비가 안 오기로 유명한 곳인데 말이죠. 낮에는 비가 개고 밤늦게부터 새벽에만 비가 왔어요! 해야할 일들이 좀 밀려 있어서 밤새 깨어 있는동안... 창문 밖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얼마나 반갑고 좋던지요. 날이 밝고서 모처럼 비가 온뒤의 바깥이 궁금하여 밖에 나가보았습니다.

 

학교에서 운동을 하는 학생들 뒤로 야자수와 구름이 너무 이뻐... 잠시 서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이곳의 상쾌한 느낌이 전달 되는지요? ㅎㅎ 비가 갠 뒤의 향긋한 느낌과 행복함을 제대로 담기에는 어쩐지 제 핸드폰 성능이 좀 부족한 감이 드네요.... 아니면 제가 핸드폰 카메라 기능을 잘 못다룰 수도 있고요 ㅎㅎ

 

 

 

 

강렬한 햇살에 바닥의 물웅덩이들은 순식간에 말랐지만, 아직까지도  비온 뒤의 비릿하면서도 기분 좋은 흙냄새가 남아있습니다. 운동장의 풀냄새와 섞여서 더 좋네요. 이 향기를 즐기면서 걷자니... 얼마전 읽은 기사 내용이 머리에 맴돕니다. 비온 뒤의 흙냄새 향기를 "페트리코"(petrichor)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흙 속의 특정한 박테리아들이 방출하는 "지오스민"(geosmin)이라는 유기화합물이 원인이라고 해요.

 

특히 비가 온뒤에 지오스민의 방출이 아주 활발해지는데, 오히려 후각이 매우 발달한 동물들보다 특별히 사람이 이 향기에 훨씬 더 민감하다고 합니다. 아주 미량만 있어도요. 참 특이하지요? 아마도 수천년의 오랜 세월동안 작물과 식수 걱정에 비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인간들의 특성이 신체에 내재화된 것이라고 풀이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사람들은 이 향기를 맡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이 향기를 아예 향수로 만들어 파는 브랜드도 있다고 합니다 ㅎㅎ

 

   

 

 

발길을 돌려 동네를 크게 한바퀴 돌아보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비가 오니... 대지 위에 수분들을 한껏 품고 하늘로 뭉게구름들이 많이~ 많이~ 솟아 올랐습니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기분좋아지는 하늘입니다. 내 꿈도... 소망도... 저 뭉게구름들처럼 높이 하늘높이! 피어올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ㅎㅎ 

 

마침 길위에 1세대 현대 투싼이 참 반갑네요! 윗 사진 맨 왼쪽 끝 모델입니다. 한국에 있을때 저 모델 모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웠었는데...당시 저는 자전거 출퇴근을 간신히 면하고서 중고 아방이 (아반떼) 몰고 다녔던지라 ㅎㅎ

 

 

 

 

저녁이 되려할때...  다시 밖에 나갔습니다. 구름이 여전히 하늘에 많습니다. 흐린 구름 사이로 홀로 거니는 너는....!! 석양을 품은 아기구름이 너무 이뻐 사진에 담아봅니다. 잘자고 내일 또 보자! ㅎㅎ

 

 

 

 

오랜만에 비가 온지라 오늘 하루종일 하늘에는 각종 구름들의 향연입니다.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구름의 종류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은데....그 때 배운 구름들은 오늘 다 출동한 것 같습니다. 이름은 다 까먹고 몰라도 그냥 좋네요 ㅎㅎ 쳐다만 보고 있어도요. 한가지 확실히 기억나는 것은 새털구름은 일반 구름 고도보다 훨씬 높다! 입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쪽을 클로즈업해서 찍어보았습니다....오랜만에 보는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엘에이 지역은 보통 매일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의 연속인지라 이렇게 구름낀 날이 가끔씩 반갑고 좋습니다. 보통 12월부터 3월초까지가 엘에이 지역의 우기인데 1년동안 와야할 비가 그때 집중적로 쏟아집니다. 그리고 그 시기 이외에는 매일매일 그저 파란 하늘이 계속되는데요, 오래전 엘에이에 처음 왔을땐 그게 너무 좋았지만... 어느 시점부터 종종 날씨가 흐리고 비도 오는 일반적인 날씨가 그리워지더군요.   

 

요즘 일이 많았던 차에... 오랜만의 페트리코 충전 덕분에 오늘만큼은 컨디션도 기분도 한껏 좋아진 것 같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마지막 남은 페트리코 입자 하나까지 붙잡을 태세로 ㅎㅎ 가슴 속 깊이 숨을 들여마셔 봅니다. 올해는 여름에도 종종 이렇게  비가 와주길 기대하면서... 집으로 갈 때는 걷지 않고 가볍게 뛰어봅니다. 

 

한국도 마침 비슷한 시기에 비가 왔다고 하던데...여러분들은 어떠셨는지요?

여러분~오늘도 그럼 상쾌한 하루 시작하세요!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