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오늘! - 미국과 한국의 일상

[미국 일상 02] 푸른 하늘과 가까운 농구장에 다녀왔습니다.

꿈꾸는 차고 2023. 4. 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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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상 02] 푸른 하늘과 가까운 농구장에 다녀왔습니다.

 

작은 아이가 요즘 농구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전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최근부터 농구공을 사내라! 농구하러가자! 유튜브도 농구 관련 영상을 보면서 이래저래 저를 보채는데...

뭣보다도 저는 그저 이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네요~

 

슬램덩크 만화와 미국의 NBA가 대한민국을 휩쓴 그 당시에 학창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꿋꿋하게! 농구를 멀리하던 의지의 학생이었는데요 ㅎㅎ 농구와 나는 체질 상 쫌 안 맞다...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뭐 농구를 잘했으면 그런 생각을 안 했겠죠?) 학교 체육 시간에 오로지 축구만 했었습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제 농구와 완전 결별할 줄 알았는데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저희 세대가 농구와 함께 성장해온 세대라... 군대에 가서도, 회사에 입사해서도 동료들로부터 틈만나면 농구하러 가자는 말이 나왔는데 저는 그 때마다 나름 의지와 철학을 가지고 마치 축구빠여서 그런 것 처럼 거절해왔습니다. (못 하는 거 탄로 날까봐...ㅎㅎ)  

 

그렇게 제 인생에 농구와는 선을 그은 저 인데... 한편으로 학창시절 농구를 극복 못했다는 아쉬움도 마음 한 구석 없지 않아 있었구요. 그런데 내 아이가 농구에 관심을 가지다니! 저로서는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신기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해서 아이가 학교 끝나면 데리고 나와 공원 농구장으로 가끔 향하고 있네요.

 

그런데 문제는 집에서 멀지않은 농구장에 가보면 이미 농구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서 아이가 슛 한번 쏴볼 기회조차 없더군요. 그래서 이번엔 맘먹고 어디 사람 별로 없는 한산한 농구장이 없을지 구글맵을 동원해서 조사를 해본뒤에...좀 인적이 드물만한 어느 학교 운동장을 찾아가보기로 합니다. 혹시 싶어서 운전을 해서 그 학교에 도착해보니 다행히! 아이들이 별로 없네요 ㅎㅎ 여긴 야구하는 애들 자전거 타는 애들만 많습니다!

 

 

 

 

다행이다 싶어 공을 던져주니 아이는 신나서 공을 튀기며 농구대로 뛰어갑니다. 슛과 드리블을 연습하는 아이에게 튀어 나간 공을 몇 번 던져주고 좀 지켜봅니다. 제법 드리블을 치는 모습이 저에겐 신기하게만 보입니다. 그런데 골이 잘 안들어가서 실망해 하는 아이 앞에서 가만히 있기 뭐해서 삼점 슛 시범을 좀 보여주기로 합니다. 아이가 실망할까봐 학창시절 의지를 가지고 농구를 멀리해온 제 과거는 아이에게 절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ㅎㅎ

 

왼손은 거드는 슛 자세를 마스터하지 못한 저에겐 그냥 양손으로 공을 잡는 엄마 슛 자세가 제일 편합니다. 애 앞에서 망신 당하지 않으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슛을 쐈더니 다행히 몇번 들어가더군요!

 

아이와 조금 놀아주다가 주위를 둘러보니....이곳의 경치가 정말 대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학교의 위치가 고도가 좀 높은 지역인 관계로 정말 눈앞에 엘에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아이는 혼자 연습하라고 놔두고 저는 경치를 쳐다보러 운동장 주위로 장소를 조금씩 옮겨봅니다.

 

위에 사진 농구대 옆편으로 보이는 저 쪽이 엘에이 시내입니다. 그리고 야구 그물망 사이로 고층빌딩들이 살짝 보이는 곳이 시내의 중심부고요. 약간 더 클로즈업해서 아래와 같이 사진을 찍어봅니다. 거대한 고층빌딩들이 우람하게 서 있는 것이 보이시죠? 저 큰 빌딩 중에 살짝 네모난 빌딩이 (빨간 화살표) 바로 대한항공이 소유한 빌딩이랍니다. 호텔과 사무실을 겸하고 있는 초고층 럭셔리 건물이죠. 110이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엘에이 시내를 향하다보면 눈앞 한가운데서 맞이해주는 빌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빌딩에 태극마크를 큼지막 하게 달아놔서! 볼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빌딩이기도 하고요. 대한항공 조종사인 후배가 미국으로 비행오면 항상 머문다는 곳인데 저도 언젠가 한번 꼭 가보고 싶네요. 

 

 

 

 

서쪽으로 몸을 틀어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엘에이 서쪽 바다가 살짝 눈에 들어오는데요, 저 바닷가를 지나 위로 야자수와 숲 사이에 하얀 건물들이 좀 보이는데 그곳이 바로 으리으리한 저택들이 가득한 말리부 지역이랍니다. 그 앞에 지역이 할리우드이고요. 여기 엘에이가 서울보다는 두배 정도 더 큰 크기라는데...이곳 학교의 고도가 꽤 높아서 그런지 정말 한 눈에 다 들어옵니다.   

 

 

 

 

이제 동쪽으로 몸을 틀어봅니다. 철망이 가로막고 있는 너머 먼곳이 엘에이의 동남쪽 오렌지 카운티 지역입니다. 오래된 야자수도 한번 찍어봅니다. 미국에 온지 제가 상당히 기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도 야자수는 적응이 잘 안되네요. 쳐다볼때마다 정말 신기한 느낌이 들어요. 

 

 

 

사진을 찍으며 놀다보니 아이가 실컷 농구 연습을 했는지 이제 집으로 가자고 조릅니다. 이제 막 석양이 지려고 하는 찰나, 학교 앞 주택가를 가로질러 대로로 나가려는데 차를 잠시 멈춰 섰습니다. 석양 빛이 가득한... 눈앞에 보이는 엘에이의 모습이 너무 이뻐서 잠시 갓길에 차를 대고 풍경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엘에이 (Los Angeles)의 뜻은 "천사의 도시"라고 하던데...2백여년전 이곳을 개척한 사람들도 아마도 저처럼 높은 곳에 올라 해지는 풍경을 바라보고 그 이름을 정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내일이면 또 다시 일상이 시작되겠죠? 오랜만에 높은 곳에 올라 좋은 경치를 바라보니 저도 조금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저와는 달리 농구를 꼭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만약에 또 농구하러 가자고 아이가 조르면 주저없이 집을 나서야겠죠? 다음엔 저도 엄마슛이 아니라 왼손은 거드는 제대로된 슛자세를 한번 연습해봐야겠습니다...(아이가 원한다면 기꺼이....)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 즐거운 주말~ 저도 엘에이에 사시는 분들도, 그리고 한국에 계신 분들도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만약에 마음 속 극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모두들 한번쯤 꼭! 도전해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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