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또다시 수렁 속으로 - 역사 속의 예수회

마셜 2024. 5. 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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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예수회 한국관구)

 

 예수회라는 조직이 등장한 것은 1540년,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조직은 가톨릭 수도회이다. 

 긴 역사의 모든 순간에 선교와 교육에 앞장서온 이 수도회는 오늘날에도 전세계 여러 곳에서 선교를 위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정 종교를 선교하거나, 종교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이 포스팅을 하는 건 아니다. 

 아직 '종교가 무엇이냐?'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있게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신이 없기도 하고, 예수회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한 건 사실 그저 또다른 과제로 스스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작년, '유고 슬라비아 내전'에 이어 또다른 수렁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자초한 것인지... 걱정도 되지만, 아직은 걱정보다는 폭넓은 독서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일차적으로 첫걸음으로 발견한 훌륭한 책 몇 권을 글로 남겨놓고자 한다. 

 

김혜경, 『예수회의 적응주의 선교-역사와 의미』, 2012, 서강대학교 출판부

 

 예수회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가장 먼저 일독을 권하는 책이다. 선교라는 키워드 때문에 어려운 신학 책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많은 부분을 예수회 역사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예수회가 선교를 위해 전 세계에 진출하고, 수많은 회원이 있을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적응주의 선교'에서 찾음과 동시에, 그러한 적응주의가 정립되는 과정과 그 영향을까지를 잘 설명해줌으로서 관련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최초로 접한 책은 아니었지만, 다른 책보다도 잘 정리되어 있고, 빠진 부분도 없기에, 균형잡힌 시각으로 많은 면을 다룬 기본서를 찾는다면, 반드시 이 책으로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후안 카트레드, 『예수회 역사』, 2013, 이냐시오영성연구소

 

 예수회원이 쓰고, 예수회원이 번역하고, 예수회에서 출판한 이 책은 굳이 따지자면 기전체로 쓰여진 책이다. 하지만, 편년체 느낌이 들 정도로, 시기에 맞추어 지역별로 빠짐 없이 예수회 활동을 기록하고 있다. 

 기본서 중의 기본서 느낌이지만, 사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재미를 주기 힘들 정도로 비슷비슷한 활동 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재미있는 역사서라기 보다는 1차 사료로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예수회가 바라본 스스로의 역사를 알기 가장 적합한 책이라 하겠다. 

  

 

Lowney, Chris, 『위대한 기업, 위대한 리더십: company of Jesus』, 2004, 휴머니스트

 

 위 두 책을 읽으며 끙끙대던 내게, 시험기간 유독 잘 풀리는 문제집처럼 가뭄에 단비와 갔았던 책이 바로 '위대한 기업, 위대한 리더십: company of Jesus'였다. 한 때 예수회원이었다가 탈회 후, 기업계에 투신하여 큰 성공을 거둔 주자가 예수회 DNA에 위대한 리더십의 원류가 있음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위 두 책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캐쥬얼하고, 에피소드 위주인 구성은 독자들에게 매우 쉽게 다가오고, 현재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예수회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단, 예수회 스스로가, 혹은 예수회를 연구해온 학자들의 다수가 이 책의 시각에 동의하는 지는 확실치 않다. 다른 자료로 약간은 교차검증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보이지만, 예수회를 떠나 외부에 있는 멤버가 어떻게 예수회를 바라보는지를 바라보는 것은 흥미롭다. 

 특히, 수많은 예수회원 사제 중에 어떤 사람이 역사에 기억될만한 발자취를 남겼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위 두 책도 많은 예수회원들의 헌신과 활약을 잘 설명하지만, 너무 많은 인물의 활동을 빼곡히 수록하다보니... 독자 입장에서는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이와 달리 이 책은 성공한 경영자인 저자가 쓴 책답게 3명만 추천해준다. 바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예수회원 3명을 따로 챕터를 나누어 설명해준 것인데, 탐험가 고에스, 다문화주의자 마테오 리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클라비우스인데, 이 셋을 통해 넓고도 깊은 예수회원 활동의 스펙트럼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관련 자료는 셀수 없이 많고, 특히 논문은 2024년만 해도, 사학 관련으로만 여러 편이 출간되었을 정도로 계속해서 역사적 연구가 반복되고 있기에, 이 주제에 대한 공부는 '유고 내전'에 비해 더 많은 학습과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 어려운 주제를 택한 것에 후회는 없지만, 다시금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독서를 기록할 때는 위 기본서들을 바탕으로 예수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적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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