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다시 뭔가 해야하는 순간 - 북한의 코로나 위기

마셜 2022. 5. 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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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모양이다. 모든 분야에서 후진국인 북한에 

 

https://www.bbc.com/korean/news-61454929

 

의료 전문가들 '북한, 지금 백신 접종 늦었다'... 코로나 위기 심각 - BBC News 코리아

'북한 내 사망원인 1, 2위 심혈관 질환, 3위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모두 코로나와 관련'

www.bbc.com

 

 북한 지원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이념 정체성을 스스로 구분해서 밝혀야만 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어 버렸지만, 난 여전히 북한을 인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대한민국의 주적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동북아정세에서도 큰 두통거리이다. 그리고 스스로 신뢰를 잃을만한 행동을 하고 있다. 

 

 위 모든 말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북한은 지원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미워도 유일하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접국이고, 그 인접국과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지 모르는 게 우리 안보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고, 떠오르는 근거도 많지만, 이 글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지원해서는 안될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기에.. 일단 미루자.... 일단 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제에서 이야기를 더 풀어보면, 장기적으로 정말 소소한 협력이라도 하고 싶다면.. 지금이다. 지금 바로 타진해야 한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42778.html

 

윤 대통령 “‘감염 폭증’ 북한에 코로나 백신 지원하겠다”

대통령실 “구체적 지원 방안은 북과 협의할 예정”

www.hani.co.kr

 시의적절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지원의사를 밝혔다. 환영한다. 

 한국도 여전히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전문가들은 백신 추가접종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백신접종을 독려할 수 있는 동력은 이미 꺾였고, 사람들은 무관심하다. 전투적으로 확보해뒀던 백신은 곧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고, 쉽지 않겠지만 북한에게 지원될 수 있다면,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물론 이는 북한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에 북한이라면 치를 떠는 대통령 지지세력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북한이 이뻐서 지원할리는 없다. 다만, 막상 정권을 인수해보니, 미워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 

 

 세상에서 제일 대하기 어려운 사람은 악한 사람이나, 강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가 가장 괴로운 이유는 자녀가 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어디가 아파서 그러는 건지, 뭣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 건지를 알 수가 없으니... 그 답답함은 당해본 사람만이 안다고 토로한다. 

 

 북한이 정말 밉고, 주적으로 인식하여 붕괴되길 기다린다 할 지라도, 어쨌든 200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인접 적성국이다. 최소한의 대화도 보장되지 않는 적대적 대치는 정권을 잡아 실적을 내야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괘씸하고, 당한 것도 분하지만, 뭐라도 전해준다는 핑계로 만날 수만 있다면, 그래서 뭔가를 지원해줄 수 있다면, 어찌보면 미세하게나마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주도권이 우리의 우방이자 동맹, 미국에게 한국이 점할수 있는 유일한 정보자산에서의 우세일 것이다. 

 

 잊지 말자. 군인 출신 독재자인 전두환 대통령 조차도, 불과 1년 전에 자기를 암살하려 했던 북한이 한국에 수해 복구용으로 쌀과 물품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이를 수용했다. 

 (*북한의 아웅산 테러 1983년, 북한 대남 쌀 지원 1984년)

 

https://m.khan.co.kr/people/people-general/article/200909281752145#c2b

 

[어제의 오늘]1984년 북한의 대남 쌀 지원 

1984년 8월31일부터 4일간 서울·경기·충청 일원에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지역이 최악의 홍수사태를...

m.khan.co.kr

 

 당시 통일원에서 이 제안을 처음 문서화해서 청와대에 건의할때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남북대화로 이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당시 전 대통령은 통크게 수용했다. 물론 서울올림픽 개최가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필수였던 절박함이 있었지만, 반평생 군인으로 살아온 대통령이 자신을 죽이려하는 폭탄테러에서 비서진과 장차관 급이 수두룩하게 희생되었음에도 1년 후에 남북대화를 염두에 두고 먼저 지원을 받아들인 것은 전향적인 태도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디테일은 물론 다른 지금 2022년 한국이지만, 코로나가 거의 끝나가는 한국과 이제 코로나가 시작되는 북한에 코로나 백신이라는 공통 분모로 서로 적개심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갈길이 멀고, 모든 문제가 풀리는 대화의 계기가 되리라 기대도 않지만, 그래도.. 아무리 미워도, 아무리 적이어도 대화는 필요하지 않을까. 

 

 곧 바이든 대통령도 방한하고, 대북관계에서의 존재감이 필요한 윤 대통령에게 큰 성과가 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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