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중간점검, 우크라이나 전쟁 - 결국 피해자는 우크라이나 뿐?

마셜 2022. 5. 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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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렇게 오래 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니,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기원했기에, 어쩔수 없이 저질러진 일이라 할 지라도, 전쟁이 빨리 끝나길 희망 섞인 바램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https://george-marshall.tistory.com/entry/%ED%8F%89%ED%99%94%EC%9D%98-%EC%8B%9C%EB%8C%80%EB%8A%94-%EC%98%AC%EA%B9%8C-%EC%9A%B0%ED%81%AC%EB%9D%BC%EC%9D%B4%EB%82%98-%EC%A0%84%EC%9F%81%EA%B3%BC-%ED%8F%89%ED%99%94%ED%98%91%EC%83%81

 

평화의 시대는 올까? 우크라이나 전쟁과 평화협상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시작된 이 복잡하고도, 끝이 안 보이는 전쟁은 벌써 23일째가 지나도록 희생자만 늘려가고 있다. 많은 강대국이 관심을 가질 수

george-marshall.tistory.com

 위 글을 쓰면서 평화의 시대가 오길... 죽고 죽이는 공방전 속에서도 평화협상이 꼭 진행되길 바랬었는데, 아직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세 달이 지난 지금도 치열한 전투는 계속되고 있고, 세계경제는 요동치면서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어느덧 신문 국제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사의 비중은 많이 작아졌다. 

 

 적어도 세 달은 걸릴 거라는 (나름 식견을 갖춘) 친구의 말에 그렇게나 길게....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는데, 이제 그 세 달은 과거가 되었고,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전쟁이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전쟁은 왜 끝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여러 국가들이 지금 여기서 끝낼 수 없기 때문은 아닌가... 라는 우문현답이 머리속에 정리되었다. 

 

 한 나라씩 살펴보자. 

 

1. 미국 : 직접 참전을 하지 않고도 러시아의 세력 팽창 저지, 그저 우크라이나의 선전이 고마울 뿐. 

 불과 몇 달 전, 실로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전격적으로 철군하면서 스타일을 있는 대로 구긴 미국은 이 번 전쟁으로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러시아의 세력 팽창을 저지하고 있다. 

 물론 직접 참전을 하지 않았기에 전후 발언권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전쟁으로 인하여 승패와 상관없이 당분간 우크라이나 전면적으로 친러국가로 돌아설 가능성은 없어진 셈. 이 것만으로도 아프간 철군으로 존재감 약화를 두려워했던 국제경찰 미국은 한 숨 돌리게 되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43690.html

 

미, 우크라에 대함미사일 지원 추진…서구-러 ‘흑해 충돌’ 우려

러시아에 흑해 항구 봉쇄 해제 촉구하며미, 우크라에 첨단 대함미사일 제공 검토러는 제재 해제 요구…전역 흑해로 넓어질 수도

www.hani.co.kr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8621#home

 

'약자' 우크라 선전…'재블린' 말고 또 있었다, 러 괴롭힌 이 전략

러시아는 뭘 시도했고,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www.joongang.co.kr

 미국의 국제질서 유지에 비할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미제 최첨단 무기들의 쇼케이스가 본의아니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미국 입장에서는 큰 소득이다. 특히, 재블린 같은 경우는 고가인데다가 가성비 좋은 대체 무기가 많아서, (예_TOW 등) 대대적 판매가 어려웠던는데, 이 전쟁에서 성능을 전세계적으로 과시했고, 주문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경쟁 무기판매국인 러시아의 무기들은 이러한 미제 무기를 앞세운 공격에 속절 없이 당하면서, 미제 무기 가치를 더 홍보해주고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미국 방산업체들이 크게 웃을 일이지도 모르겠다. 

 

2. 러시아 : 반미 연대 가능성 발견, 그리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병합

 그럼 우크라이나에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이번 전쟁은 그야말로 대실패인 것일까?

 

"4분의 1 되찾았다"…우크라 기적의 역주행, 고민 빠진 러시아 - 머니투데이 (mt.co.kr)

 

"4분의 1 되찾았다"…우크라 기적의 역주행, 고민 빠진 러시아 - 머니투데이

우크라 전쟁 3개월, 아직도 결말 안갯속…마리우폴 빼앗긴 우크라, 북부도시 잇단 탈환러시아가 무력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

news.mt.co.kr

 기적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예상을 벗어난 선전을 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현재 전쟁 정세를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비교적 잘 분석한 기사가 나와서 링크를 달아본다. 기사 중 현재 구도를 잘 보여주는 지도가 있어서 한 번 찬찬히 살펴보았다. 

출처 : 머니투데이

 기사에서 잘 설명해준 대로 우크라군이 상당히 많은 지역을 탈환했다. 이제는 동남부 러시아 접경지역 이외에는 점령지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우크라군이 매우 선전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애초에 러시아군의 전쟁 목표는 영토 관점에서는 우르라이나 동남부를 병합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러시아가 역사적으로 흑해 쪽 진출을 목말라했었던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 이미 몇년전 치밀하고 은밀하게 크름반도를 병합한 것도 그런 기조에 부합한다. 만약, 그런 목표 하에 러시아군이 정예병을 투입해 동남부를 장악하고, 징집병 중심의 병력으로 키이우 진공을 시도하여 우크라군 대응을 분산시킨 다음, 우크라군이 수도 인근 탈환에 주력하는 틈에 동남부 지역 병합을 공고히 한다. 나름 전략으로 그럴듯 해보인다. 

 물론 애초 전략이라고 하기에는 러시아군 피해가 너무나 크긴 하지만 말이다. 

 

 러시아에 대한 여러 경제제재도 기대한 만큼 효과가 없는 모양이다. 자세한 효과는 알 수 없지만, 러시아 전쟁 의지를 꺾지는 못했으니까... 왜 극적인 효과가 없었을까? 애초에 러시아는 강대국 중에 자원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몇 안되는 나라이고, 미국이 서방국가를 단속하여 자원 수입을 막더라도 다른 길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중국은 이 번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이고, 인도 또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의견 차를 분명히 하면서까지 러시아 경제 제재 동참에 선을 그었다.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2/04/370442/

 

"푸틴 믿는 구석 있었구나"…경제 제재 약발 왜 안먹히나 했더니, 인도 때문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서방이 각종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전쟁 기간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가 지난해 전체의 수입량보다 2배 이상 많

www.mk.co.kr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유사시에 러시아-중국-인도로 이어지는 경제협력이 미국 국제정책(특히 경제제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번 기회에 러시아가 싸게 파는 자원의 맛을 본 중국, 인도는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할 이유는 없고...

 정리해보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과 맞섰을때, 경제적 이익을 좇아서 손을 잡아줄 두 강대국을 확인한 것만 해도 아무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경제제재 와중에 버틸 동력을 어느 정도 제공해주는 것도 같다. 

 

3. 유럽 국가 : NATO 중심의 단결, 그리고 의외의 경제성장?

 인접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 

 

우크라 피란민 효과? …폴란드 경제, 1분기 8.5% 깜짝 성장 (naver.com)

 

우크라 피란민 효과? …폴란드 경제, 1분기 8.5% 깜짝 성장

피란민 소비지출 급증 덕분에 예상 웃도는 성장률 기록 "피란민 유입, 단기적으론 재정부담…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 촉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동유럽 국가들이 수백만명의 우크라

n.news.naver.com

 수많은 난민을 받아들였던 폴란드. 놀랍게도 경제성장율 8.5%를 기록하면서,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분석까지 받아들었다. 물론 단기적으로 재정부담이 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진 것은 어느 나라나 부담이 되지만, 어쨌든 우크라군이 분전하여, 러시아의 유럽으로의 본격적인 서진은 막힌 상황... 인도적 차원에서 대거 난민을 받아들인 폴란드가 경제성장에 도움을 받았다면, 유럽 국가의 전쟁 손익은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다. 

 

 NATO 중심의 유럽 단결도 가속화되고 있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20522/113546752/1

 

핀란드·스웨덴 NATO 가입, 러시아 ‘뒤통수’ 노린다

핀란드 국민은 대부분 옛 소련과 벌인 ‘겨울전쟁(Winter War)’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잘 알고 있다. 소련은 1939년 11월 30일 국경지대 영토 교환과 주요 항구 임대…

www.donga.com

 북유럽 미가입국 핀란드, 스웨덴이 NATO 가입을 선언한 것인데... 러시아와 NATO 사이에서 선을 지켜왔던 북유럽 국가이기에 큰 역사적 전환이다. 물론 이는 가입선언이고, 당장 터키와 크로아티아가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가입이 순탄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실제 가입이 안되더라도 기존 NATO 가입국 중심의 안보질서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반대입장 표명을 통해 유럽의 공통 안보인식과 반하는 행보를 보이는 국가(터키와 크로아티아)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다. 이렇게 NATO가 세를 확장하고 내부 피아식별도 명확히 할 수 있다면, 결국 NATO 중심 유럽 단결도 더욱 공고해진 것이라 봐야할 것이다. 

 

4. 중국과 일본 : 각자의 이득

 중국과 일본은 각자의 이득을 잘 챙기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자원을 싸게 수입하면서, 미국의 국제정책에 굴하지 않고, 러시아와 협력하는 모습을 과시하고 있고, 일본은 재빠르게 쿠릴 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러시아의 힘의 공백을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308500078 

 

러시아에 완전 등 돌린 기시다 “쿠릴열도는 일본 영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 4개 섬에 대해 “우리나라(일본)의 고유의 영토이자 우리나라가 주권을 가진 영토”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www.seoul.co.kr

 

 5. 우크라이나 : 이제 '국민국가'

 소비에트연방의 중요한 '변방'으로 여러 희생을 강요당했던 우크라이나는 소련 해체 후에도 많은 부침을 겪었다. 친러파와 반러파 간의 내분, 그 와중에 크름반도 상실... 돈바스지역의 실효지배능력 약화, 그 와중에 정치적 불안정 모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어내야할 몫이었다. 

 하지만, 상대도 못할 것 같았던 강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치열하게 싸우면서, 소중한 것을 지켜내는 경험을 하면서, 이제야 '국민국가'가 되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리더 역할을 잘 하고 있는 젤린스키... 어찌보면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역사 최초로 전 국민을 통합으로 이끄는 대통령이 나타났고, 전 서방국가의 지지를 얻고, 이제 정말 국민국가 다운 국민통합을 이룰 수도 있다. 

 하지만, 국토는 초토화되고 민간인 피해도 늘고 있다. 동남부 요충지를 모두 빼앗겨서 향후 경제성장이 가능할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모든 것을 잃고 국민국가로서 정신승리하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한숨 나오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순식간에 패배한 것보다는 당연히 낫다. 

 

 

 결국 다시 같은 결론... 이제 양쪽 다 더 얻을 것도 없으니, 평화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럴 것 같다.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유럽정세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공급망 복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평화협상은 필요하다. 

 

 다음달 쯤 다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들여다봤을 때, 종전까지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총성만은 멈추길 빈다. 

 

출처 : 서울시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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