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KAIST 의사 과학자 육성? - 과학할 의사가 부족한가.

마셜 2022. 4. 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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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기사가 보였다.  

 

[단독]인수위, 카이스트 '과기 의전원' 설립 논의…포스텍도? (naver.com)

 

[단독]인수위, 카이스트 '과기 의전원' 설립 논의…포스텍도?

[[the300]의사 과학자 육성 강조, 포스텍도 조만간 인수위와 만남 예정]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방문해 '과학기술 의학전문대학원'(과기 의전원) 설립을 위한 물밑 소

n.news.naver.com

 

 카이스트와 포스텍에서 의전원을 설립하여, 의사 과학자를 육성하여,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응? 불과 몇 년전에 아주 소수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강한 반대여론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왠 의사 과학자?

 

 기사를 꼼꼼히 읽어봤다. 

 

 인수위와 만난 자리에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이미 어느 정도는 진행된 것이 있는 모양.. 아주 비현실적인 건의는 아닌 거라면.. 한 번 생각을 해볼까 싶어서.. 짧은 시간이지만 머리를 굴려봤다. 

 

 기본적으로 의사 정원을 늘리는 것은 찬성한다. 의사에 대한 대우가 열악하다는 그들의 주장... 일리 있을 것이다. 코로나 시국에 가장 고생한 것도 전문가 분들이고, 하지만 처우가 개선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이 의료서비스 눈높이가 높아지는 만큼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나야 명확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찌됐든 의사협회의 반대논리는 단순/명료했고, 여론도 많이 동조해서, 코로나 시국의 정부는 일단 후퇴했다. 그렇게 의사정원 증원 문제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지 불과 1년, 갑자기 '의사 과학자'라는 화두가 대두되었는데, 타이밍상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KAIST 이광형 총장의 단순 미래계획?

 

https://m.etnews.com/20220215000132

 

취임 1주년 이광형 KAIST 총장, '과기 의전원 곧 진척있을 것...뉴욕캠퍼스는 지연'

취임 1주년을 맞은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과학기술 의학 전문 대학원(이하 과기 의전원) 설립 의지를 다시금 표명했다. 다소 지연 중인 뉴욕캠퍼스 설립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

www.etnews.com

 

 취임 1년 온라인 간담회(2월15일)에서도 관련 포부를 구체적으로 밝힌 걸 보면, KAIST 발전계획에서도 이 부분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고, 많은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의사정원을 늘리려는 하이브리드 정부정책?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부의 의사 정원 증대가 좌절된 시점에서, 진료를 보지 않는 의사라도 증원을 늘리고자 하는 정부의 우회 정책은 아닐까? 물론 의사 정원 증대를 주장하던 정부 입장과는 무관한 정책이기도 하고, 총장 인터뷰에서도 바이오기업 육성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지만, 여전히 그래도 뭔가 연결되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어차피 총 인원이 늘어난다면, 결국은 의사 수가 늘어나는 것인데...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의사 과학자를 육성해야할 곳은 어디인가?

 

 신기한 일은 이미 KAIST는 유사한 의사 과학자 육성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https://gsmse.kaist.ac.kr/boards/view/board_notice/12991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세계적인 의과학자의 꿈을 KAIST에서! EDUCATION FOR FUTURE, RESEARCH FOR HUMANITY

gsmse.kaist.ac.kr

  의사 면허증을 가진 사람 혹은 이공계 학사학위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융합연구인력을 육성하고자 목표로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박사과정까지 완비되어 있다. 

 그런데 굳이 KAIST는 이 대학원과 별도의 자체 의사 육성 과정이 필요할까?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총장의 인터뷰 기사에서도 KAIST의전원을 통해, 의사 과학자를 배출하게 될 경우, 10년간 임상의를 못하게 하는 등 규제책을 마련하게 하겠다고 하는데... 왜 기존의사 인력을 통해서는 과학자 육성이 불가능한지는 설명이 없다. 

 또한 최근 젊은 의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입을 모아 교수로 남으려면 진료에 대한 사명감은 기본이고 연구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있어야만 한다고 하는데, 아시다시피 의대교수는 한국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은 그야말로 전문가 중 전문가이다. 이들도 엄연히 대학에서 계속 '과학'을 해온 사람들. 왜 이들과의 협업으로 바이오기업이 육성될 수 없는지도 설명이 없다. 

 만약, 규모가 큰 의대를 가진 종합대학에서 유사한 형태의 의전원을 설립한다고 가정해보자. 

 

 (기존의대) 의사에게 과학교육을 시키는 것 vs (KAIST) 공학교육과 융합된 의사 육성 과정

 

 꼭 후자가 전자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있을까?

 

 전문의까지 마치는 의사의 길이 길고 어려운 길이라는 것은 사회적 통념인데, 그 길고 어려운 길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는 KAIST가 단일 학교에 대한 특혜시비를 무릅쓰고 의전원을 여느니, 기존의대가 정원을 늘려, 임상의가 될 수 없는 의사를 육성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혹시 모르지. 가뜩이나 위험하고 힘든 흉부외과 등은 지원하는 젊은 의대생이 없다는데, 스마트한 의대생들이 대거 바이오기업 창업쪽으로 뛰어들지도. 

 

 

 결론적으로, 별로 타당성이 없어보인다. 

 

 결국 KAIST는 의사 과학자를 새로이 육성하기에, 기존 KAIST의과학대학원 보다도, 아니면 다른 전국의 의대보다도 딱히 나을게 없어보인다. 

 아 물론, KAIST에 의전원이 생긴다면, 매우 인기 있을 것이고, 잘 운영될 것이다. 하지만 그 '잘'이라는 표현 속에 다른 의대보다 더 '잘', 혹은 KAIST 의과학대학원보다도 '잘'이 포함된 것 같지는 않다. 

 특히, 국가로부터 엄청난 재정적 지원을 받는 KAIST, 그만큼의 국가적 기여를 하고 있는 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다른 의대에서 해당 (의사 과학자) 의전원을 운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재정지원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국가재정은 더 많이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고, 의대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없으며, 이미 기존 의사 대상 대학원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KAIST에서 의전원을 꼭 만들어야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 

 

 어느 의대에서 이 의전원을 맡게 되던, 정말 한국을 위해서 엄청난 규모 일자리를 창출해줄, 큰 바이오기업을 줄줄이 만들어줄 그런 인재들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갈수록 살기가 팍팍해지는 한국사회, 전문직에 대한 인기는 날로만 높아져가는데, 과연 이러한 전문직 육성 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시대 한국 미래에 걸맞는지를 되돌아보는 게 훨씬 더 필요할 것 같다.  5년 단임제 대통령제에서 쉽지 않겠지만 윤 대통령께서는 혜안을 가지고, 한국 미래를 고민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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