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들어 본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창업주가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고자 하는
개인적인 의지나 꿈을 이루기 위해 설립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그 시작이 약간 다릅니다.
그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필요성에 의해서
애초에 정부가 주도하여 만들어진 회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롤스로이스나 르노 등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설립자의 이름을 기본으로
브랜드를 시작한 반면에 폭스바겐은 처음부터
“모든 사람을 위한 자동차 (Volk(국민)+wagen(차) = car for everybody )”라는
생산 철학을 자신들의 브랜드 명으로 삼았습니다.
폭스바겐의 로고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합니다.
저는 이 로고를 볼 때마다 고대 전쟁터에서
적들의 공격을 잘 막아주던 튼튼한 방패가 연상이 됩니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폭스바겐 차량을 발견하면 저도 모르게
그들의 튼튼한 품질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사실 동그란 로고는 V와 W를 이니셜로 절묘하게 합성시킨 모습입니다.
말하자면 차 앞에 " 내가 바로 국민차요~" 라는 표식을 항상 달고 다니는 셈입니다.
회사 이름에 이렇게 굳이 거창한 의미를 담아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쯤 되면 살짝~ 감이 옵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20세기 전반", "독일", "정부 주도"…등의 단서들을 보고
벌써 퍼즐을 맞추셨을 거라 예상됩니다.
혹시 폭스바겐이 설립 당시의 실세였던 나치와 무슨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라고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폭스바겐의 탄생은 독일의 파란만장한 근현대 역사와 맞물려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1937년 독일노동전선(Deutsche Arbeitsfront)이라는 정부 주도 단체에 의해서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정권 유지에 매우 바빴을 나치 정권이 왜 자동차 산업에 까지 손을 댄 것일까요?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당시 독일의 자동차 시장 상황을 보아야 합니다.
세계 최초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해낸 나라가 어디일까요?
그것은 바로 독일입니다. 1886년 독일의 Karl Benz에 의해서 만들어졌지요.
당시 독일은 각종 과학 및 기계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한 산업 배경을 가졌음에 불구하고
자동차의 대중화는 늦었습니다.
2차세계대전 발발 전까지도 자동차가 사치품에 속했기 때문에
자동차에 대한 서민들이 접근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대서양을 건너 미국을 볼까요?
미국은 1920년대에 이미 차량의 대중화에 성공하여 이전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동차왕 포드는 1908년부터 모델T로 자동차 대량생산에 성공했고,
미국 자동차 시장은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과 더불어 획기적인 공장 기술의 발전으로
1920년대 중반에 이르자, 대중 차량의 가격이 노동자가 석 달 동안 월급을 모으면
살 수 있을 정도까지 인하가 됩니다.
이게 무려 100년전의 일입니다....참 대단하죠?
미국 자동차 생산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시에는
예나 지금이나 미국 자동차 BIG3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열심히 차량을 생산하고 있죠.
지금은 폐쇄된 옛 자동차 공장들 흔적들도 이곳저곳에 매우 많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몇 년 체류할 당시 그 흔적들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들이 스치더군요.
당시 쉴 새 없이 가동되었을 옛 자동차 공장들의 영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영토의 크기, 문화 및 생활 방식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었던 이유겠지만
자동차 시장에 있어서 당시 유럽과 미국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한편 독일에서는 벤츠, 스탠다드 슈퍼리어 등 다른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이
독일형 국민차를 표방하며 저렴한 자동차 제작에 나섰지만
경험 부족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일렀습니다.
이렇게 민간 기업 주도로는 국민차를 생산하는 것이 요원하다는 결론이 나오자,
1930년대 초반 독일의 정권을 장악한 나치는
독일노동전선을 앞세워 국민차를 만들도록 지시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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