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상 22] 화황찬란하지 않아도 - 이대역 쉭시브 미용실

 

 헤어스타일에는 사실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지저분해지면, 어디선가 편리한 곳에서 머리를 깎고, 또 옆에서 너무 자랐다고 하면, 또 어디를 갈까 생각하곤 했었죠. 

 

 아마도 지난 번 헤어컷 결과가 너무나 별로였던 모양입니다. 이런 둔감한 저조차도 다른 미용실을 찾아봐야겠다 생각한 걸 보면요. 정보 과잉의 시대, 검색을 통해 눈높이가 낮은 제가 괜찮은 미용실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주변에서 추천하는 곳을 돌아보던 중, 생각보다 가깝고, 생각보다 저렴하고, 생각보다 오래된 미용실이 있어서, 한 번 가보기로했습니다. 물론 솜씨도 좋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쉭시브 미용실 위치

 

 이대역 바로 앞에 있기에 '쉭시브미용실'은 접근성이 좋은 편입니다. 인적이 드문 시간, 미용실을 찾아 걸어가다보니, 위치한 그 주변만은 예전 그대로의 풍경이더군요. 이대 앞 거리도 세월 흐름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쳐왔지만, 쉭시브 미용실은 어찌보면 그 모습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옛날식 벽돌 외관 건물의 좁은 2층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쉭시브 미용그룹'이 있습니다.딱봐도 오래 영업해오셨을 것 같은 남자 원장님과 여자 원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는 데요. 제가 갔을 때는 낮시간이라 한가한 분위기였고, 편한 분위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머리를 봐주셨습니다. 어떻게 알고 왔냐는 물음에 친구가 추천했다고 답하니 뭔가 기분 좋으셨는지 살짝 웃으셨고, 나이를 짐작하셨는지, 그리고 머리 상태를 보고 통 관심이 없다는 걸 짐작하셨는지, 어떻게 관리하라는 이런저런 조언도 가볍게 몇 마디 해주셨습니다. 

 

 저야 만족했습니다만, 사실 남자 헤어컷 가지고 미용사 분의 솜씨를 평가하기는 좀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5,000원 헤어컷 요금에 편안한 분위기로 신경을 써주시니 일단 만족했고, 적어도 또래 남자분들에게 헤어컷을 위해 추천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예쁜 머리 모양 만으로도 기분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면서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혹시나 신촌, 이대 근처에서 경험 많은 미용사 분에게 가성비 좋은 미용서비스를 받고 싶으시다면 추천해드립니다. 보너스로 옛날 이대 앞 거리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