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오늘! - 미국과 한국의 일상

[미국 일상 31] 나눔과 발견의 공간 ! 굿윌에 다녀왔습니다.

꿈꾸는 차고 2024. 7. 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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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상 31] 나눔과 발견의 공간 ! 굿윌에 다녀왔습니다.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아주 오랜만에 대청소를 했습니다. 저도 아내도 딱히 누가 먼저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집안을 치우다보니... 어느새 가구 위치가 옮겨지고 안 쓰고 부피만 차지하는 물건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네요. 문제는 그 많은 물건들을 어떻게 처분할까 고민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쓰던 물통, 과일 접시들, 음식 그릇들, 그리고 스테인레스로 된 냉면 그릇 등등. 이것들은 저희가 스스로 산 것은 거의 없고, 지난 미국생활 동안 이웃들이 나누어주셔서  하나하나 쌓였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하지만 두자니 자리를 차지하고... 어찌할까 하다가 굿윌(Goodwill)이라는 곳에 기부를 하기로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선하게 느껴지는 굿윌은 미국의 비영리 기업으로서, 실업자들의 직업 훈련 및 취업 알선도 하고 물품 기부 및 판매를 통해 지역 사회를 돕는 곳이라고 합니다. 일반인들로서는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기부할 수 있고, 또한 매장에 들어가 누군가 기부한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죠. 
 
 


 

 
 
 
 

 
차를 끌고 굿윌에 도착해보니 드라이브쓰루 (Drive through) 식으로 건물을 돌아 편하게 물품들을 내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제 순서가 되어 차를 파킹했더니 야광조끼를 입은 관계자가 나와서 물건을 받아가네요. 마치 유명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스타크 가문의 기사처럼 생기신 분이 영수증을 주시는데... 아니 이런 출중한 외모의 분이 할리우드로 가지 않고 왜 여기서?ㅎㅎ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받은 영수증은 내년도 세금보고 (Tax Return)를 할 때 기부 명목으로 제출하면 그만큼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순간 집에 안 쓰는 물건 어디 더 있나 열심히 찾아봐야겠다는 다짐이 서네요 ㅎㅎ
 
 
 


 
 


 
기부자들의 물품이 얼마나 많은지 건물 바깥에도 가득 쌓여 있습니다. 저희는 딱히 살 것은 없지만 그냥 가기 뭐해서 굿윌 매장 안에 한번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이곳을 돌아 정문 앞에 파킹했더니 전체적인 매장 크기가 꽤 근사한 자태를 자랑합니다. 이 넓은 건물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정문에 들어서니 정말 실내 공간 안에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수많은 물건들 속에서 원하는 것을 찾는 손님들... 계산대 근처에서 자기의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매장의 구성과 전체적인 모습은 일반 가게들과 다름이 없네요. 이때 어디선가 기분 좋은 향기가 났는데, 재활용 가게라는 것을 불식시키고, 손님들의 방문을 증진시키기 위해 일부러 마케팅 작업을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 옷 종류들이 단연코 많습니다. 몇년 전의 일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큰아이가 스케이트 레슨을 받는 날 하필 방한바지를 깜박 집에 놓고 온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반바지를 입고 왔는데 집으로 돌아가자니 너무 멀고, 옷가게를 가자니 막상 가도 원하는 제품이 없을 것 같고... 고민하던 끝에 스케이트장 근처의 굿윌에 들어갔습니다. 때마침 아이들용 방한복도 엄청 많더군요. 그래서 얼른 사서 아이에게 입혔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다만 누군가 먼저 사용해서 좀 낡았다뿐이지 내가 충분히 입거나 바로 사용 가능한 물건들이 참 많습니다.

옷 뿐만아니라 각종 장난감, 전자제품, 신발 종류들도 어마어마하게 많고요. 미국 사람들은 운동화를 빨지 않고 약간 낡거나 하면 버리고 옷처럼 새로 사서 신는다던데, 그래서 버리기에 아까운 신발들을 꽤 많이 기부하는 모양입니다. 그중에는 거의 낡지 않은 새로운 제품들도 꽤 있습니다. 신발코너에서 구경할 무렵, 발목까지 올라오는 아주 괜찮아 보이는 캔버스화가 눈에 띄더군요. 한번 사볼까 하던 찰나... 어느 분이 금새 낚아 가시네요. ㅎㅎ 다들 "매의 눈"을 하고서 쓸만하거나 괜찮은 물건들이 없나 탐색하고 발견하기 위해 분주합니다. ㅎㅎ
 
 
 

 



 
 
앗 이건뭐야?이것은 어느 한국인 분이 기부하신 걸로 추측되는 "소고" 아닌가요? ㅎㅎ 초등학교 운동회 때 꼭두각시 춤이나 사물놀이하려면 반드시 챙겨가던 그 물건이 맞습니다! 어렸을 적 뙤약볕 밑에서 운동회 연습한다고 참 열심히 두드렸었는데요, 요즘 한국에서는 운동회 때 한복입고 행사하는 시간이 있나요? 지금의 트랜드는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ㅎㅎ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꼭두각시 춤 장면 (출처 : 중부일보)

 



 
각종 전자제품들이 가득한 코너로 왔습니다. 그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옛날식 레코드 플레이어들입니다. 누군가가 오래도록 애지중지하며 음악감상에 사용했을 음악용 도구들, dvd, cd 들도 이제는 전주인과의 인연을 뒤로 하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앉아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지쳤는지 아예 바닥에 앉아 부모를 보채고 있네요 ㅎㅎ 각종 기념품, 장식 용품들도 참 많은데 가끔보면 왜 여기 있지 싶을 정도로 기가 막히게 멋지고 대단해보이는 물품들도 가끔 나옵니다. 그런 예상못한 보물들을 건지는 재미에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시간 정도 재밌게 구경하다가 매장을 나옵니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다가 이제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는 이 수많은 물건들... 모두 누군가의 손길, 손때를 탔지만 그 모습이 결코 추해보이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약간의 낡은 느낌이 좀더 익숙하고 단련되어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미국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분리수거에 둔감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쓸만한 물건들을 재활용하여 생명을 연장시키는 일에는 꽤 열심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일반 가게에 갔는데 막상 필요한 물건을 찾지 못해 당황했던 경험들 꽤 있으시죠? 그 찾지 못했던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이 여기 굿윌에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미국 여행 중 급하게 어떤 물건이 필요하실 때는 굿윌의 체인점들을 먼저 한번 방문해보세요! 내가 찾던 바로 그 물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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