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단의 운영컨셉이 확실해졌다.
바로 '짠돌이'
이 컨셉 자체가 부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관중수입 혹은 광고 수입 등으로 자생력을 갖추기에는 갈 길이 먼 프로배구판에서, 아껴쓰면서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겠다면, 그 또한 일리 있는 계획이다. 아니면 팬으로서는 알 수 없는 예산 마지노선이 있을지도 모르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심하지 않나.. 여러 어른들의 사정이 있었다지만, 창단 첫해 얇은 선수층으로 내내 고생하면서 3승28패를 했던 신생팀이 그 다음해 신인드래프트에서 고작 2명만을 지명했다니...
물론 전체 1순위로 최장신 염어르헝 선수를 잡았으니, 만족감도 있었던 드래프트이고, 쓸만한 선수가 많지 않다는 건 모든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일터, 스타급은 아니더라도 선수가 급한건 오히려 페퍼인데.. 왜 이랬을까를 생각하다가, 신인을 지명했을 경우 부담해야할 인건비가 얼마일까 한 번 생각해봤다.
https://v.daum.net/v/4ltQI5o5TT
위 기사를 참조해보면, 일단 1순위인 염어르헝 선수는 연봉 5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규정에 따라 이 경우 구단은 연봉 200%를 출신학교에 지원금으로 줘야하고, 2순위는 연봉 4500만원, 지원금은 150%, 3순위는 연봉 3500만원, 지원금은 100%이다.
결국 다른 구단에 비해서 2~3명의 선수를 덜 뽑음으로써, 페퍼는 적지않은 인건비와 학교지원금을 아꼈다. 연봉을 최대로 줬다고 가정하면, 연봉 8000만원에 지원금 1억2천만원이 더 들어갔을 테니 2억원 예산을 줄인 셈이다.
사실 다른 팀에게도 이런 '비용절감'은 자주 애용되는 수단이다. 3~4순위를 뽑지 않고, 수련선수에서 몇몇 선수를 지명해서 비용을 아끼면서 로스터를 채우는 건 올해에도 많은 구단이 택한 방식이다. 하지만 다 하잖아? 라고 반문하기에는... 페퍼의 상황이 심각하다. 신인지명 전 등록선수는 리베로까지 합쳐서 단 16명. 간신히 연습게임이 가능할 수준인데.... 이 정도면.. A팀은 그렇다 치고, B팀에 들어가기 위한 내부경쟁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수련선수에서 알짜를 수급할 수 있다?? 2023 드래프트에서 페퍼는 광주체고 손은진 선수 단 한 명을, 그 것도 드래프트 현장이 아닌 추후 지명하는 형식을 통해서 지명했다. 수련선수 지명 생각이 없었는데, 누가봐도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2명만 지명했더니 6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인원한 지명한 꼴이 되자, 연고지 광주 출신 선수 1명을 비난을 피하는 목적으로 지명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명색이 프로팀인데, 2군도 없고... (뭐 2군은 야구 축구 빼고는.. 농구도 몇 구단 없고, 배구는 전무하니까..) 후보선수로 들어가기 위한 경쟁도 없이, 늘 연습게임도 같은 선수끼리만 해야한다면... 장기적 비전을 세울 수 있을까? 페퍼 선수들은 가뜩이나 모두 어린데 말이다.
https://m.breaknews.com/919847
페퍼 열성팬들이 KOVO컵대회에서 전패를 기록하자, 트럭시위를 했다는 기사다. 당시 기사를 보면서, 페퍼 선수층에서 컵대회로 1승 하기가 쉬울까... 트럭시위까지는 아직은 좀 성급하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나름 그래도 조금 더 기다려봐야한다는 취지로 포스팅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드래프트를 지켜보고 나니, 이 짠돌이 구단은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는 그저 욕 안먹고... 홍보효과를 길게 누리는게 목적인가... 라는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페퍼의 2(+1)명 지명을 이해하고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다. 그래.. 내년에 FA가 되는 김연경 선수를 잡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니, 지금 타이밍에 긴축이 필요했을 거야. 내년에 크게 질러서 김연경+염어르헝+이고은+외국인 조합을 만들어낸다면!!!!!! 올해의 이 짠돌이스러운 움직임도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말 많은 선수가 필요했는지, 대승적인 차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1~4라운드, 수련선수까지 총 5명을 선발해준 한국도로공사 구단에 큰 박수를 보낸다. 냉혹한 경쟁 후에 방출하더라도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프로스포츠구단의 기본임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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