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송승준(투수, 경남고)
위증죄로 위기에 처한 송삼봉 선생...
어쨌든 KBO에 오래 남을 커리어를 가진 투수임은 분명하다.
그를 처음 본 건 지금은 사라진 'KBS위성' 채널의 고교야구 중계... 한창 공부 외에 모든 것이 재미있던 학창시절.. 프로야구가 아니어도, TV에서 나오는 야구는 재미있기만 했고, 비인기 채널 특성인지 자주 틀어주는 고교야구는 내겐 인기콘텐츠였다.
아마도 쉰다는 핑계로 또 넋놓고 고교야구를 보고 있었을 거다. 지금 송삼봉 선생과는 달리 날씬했던 경남고 투수는 150km 가까운 강속구로 또래를 압도하며, 해설진의 극찬을 받았다. 그러다.. 이닝 중 마운드로 올라오는 감독을 보면서, '그래 아무리 에이스라지만 제법 많이 던졌지..'라고 생각한 직후, 예상을 깨고 송승준은 스파이크를 갈아신더니 유격수 자리로 향했다. 이것도 나름 신선... 그런데 그 다음 이어진 강습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 송구하는 그를 보면서... 고교야구에 이것저것 다 잘하는 선수가 많다더니.. 여기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박찬호 이후로 미국진출이 러시를 이루던 시절 송승준은 무려 보스턴레드삭스로부터 100만불 넘는 몸값을 받는 나름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한 구속저하 등으로 긴시간 미국에서 고생한 후, 한국으로 유턴,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한다. 지금도 단장 위주의 통계 중심 야구를 보면, 빌리빈의 '머니볼'이 많이 회자되는데, 이 책에서 트레이드 물망에 오른 '송'이 언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저 한 장면이니... 송삼봉이 그립다는 이유로 도전하진 마시길..
롯데의 투수조장으로 긴시간 모범을 보이고, 비교적 좋은 평가 속에 은퇴한 이미지 좋은 선수이다. 특히, 롯데에서 정수근 선수가 완전히 버림받은 것이, 당시 투수조장 역할을 하던 젊은 송승준 선수를 술자리에서 구타했기 때문이란 소문이 파다했는데.... 송승준이 최근 그저 장난이었다고 웃으며 해명해줬다고는 하지만, 당시 찐 롯데팬 사이에서는 정설로 퍼져있었고, 그 즈음 전후 둘의 행보를 보면, 충분히 그런 사고가 있을 법도 하다.
어쨌든 최강야구에서 미국 출신에 (비록 메이저리그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KBO 100승, 그리고 3연속 완봉까지 기록한 투수로서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절대 시즌 중 이탈하지 않았던 것이 송 선수 장점이었기에, 다들 몸상태가 좋지는 못한 최강야구 투수진 중 우투 핵심이라고 하겠다.
11. 심수창(투수, 배명고)
망해버린 집구석에 유일하게 공부 잘하는 꼬마 막내아들 같았던 심수창, LG트윈스 암흑기에 그런 막내아들 이미지의 영건이 둘 있었는데, 바로 심수창과 정재복이었다. 공도 훨씬 빠르고, 얼굴은 훠~~~얼씬 잘생긴 심수창, 밸런스가 맞았던게 정재복은 두 가지가 부족한 대신 아시안게임 참가로 인한 군필이었다. 그리고 심수창은 무리하게 병역을 해결하려다...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말았으니...
이런저런 어른들의 사정으로 2라운드 거의 끝에 LG에 지명된 심수창, 큰 금액 계약금은 구단의 기대감을 보여주었고... LG암흑기에 정말 유이한 투수진의 미래로 꼽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 아래 무리한 등판이 반복되고, 무엇보다 KBO역사에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역대급 촌극인 주전포수 조인성과의 마운드에서 언쟁을 뒤로 하고, 팀을 떠나게 되었다. 실제로 그 화해도 구단주의 '강제' 겸 직접 지시였다고 하니... 팀에서 둘 중 하나를 정리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고... 그 후 저니맨으로 떠돌면서 만들어낸 기록을 보면, LG가 그를 트레이드한 것이 딱히 후회될 선택도 아니다.
그 후 LG는 이렇게 내보낸 심수창이 딱했는지, 아니면 정말 당시 주전포수인 조인성에게 분연히 반기를 든 심수창의 항의(?)의 공로를 높이 평가한 것인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말년의 심수창을 다시 영입하여, 은퇴식까지 해주었다.
괜찮은 언변과 화려한 외모, 그리고 길이 회자될 두 가지 기록(18연패와 포수와의 결투)을 밑천삼아 유튜브에서 일가를 이뤘던 심수창이 PD와의 인연으로 최강야구 출범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은 분명한 바... 비록 지금도 100승 투수들 사이에 끼어 40승 투수 정도 퍼포먼스 밖에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어쨌든 여전히 필요한 투수다. 그리고 여전히 참.... 불안해보인다.
12. 장원삼(투수, 마산용마고-경성대)
안정감 있는 좌완 선발 대명사, 장원삼.. 다소 짜증난 것처럼 보이는 포커페이스에, 구속, 제구, 구종, 수비까지 두루 갖춘 투수였다. 거기에 100구를 충분히 던지면서도 로테이션을 잘 거르지 않는 강철체력에.. 다소 약해보이는 타자는 힘을 뺀 투구로 살살 잡아내다가도, 위기에 처하면 구속을 올리며 전력투구로 정면돌파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는데... 이러한 페이스 조절 능력이 전성기 시절 훌륭한 방어율 기록의 기반이었다.
또,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야구선수 중 손꼽히는 기부왕이다.. 차도 없는 FA대박 야구선수가 모교를 돌며 천만원 이상씩을 기부한 건 아마 당분간 KBO역사에서 다시 없을 듯 하다.
그외에도, 재정난으로 표류하던 히어로즈가 주축선수를 아낌없이 팔던 시절, 보다못한 KBO총재가 트레이드 승인을 보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그 주인공이기도 했다. 아낌없이 주고 있는 히어로즈를 보다 못해 당시 신상우 총재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팀을 옮겨 훈련중이던 장원삼-박성훈 선수를 원복시켰고... 그 해 2008년 심통이 잔뜩 난 장원삼 기록은 참으로 볼만했다...
암튼 지금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지만, 진정 안정감 있는, 두루 갖춘 좌완선발은 어떤 팀에서도 필요한 퍼즐.. 최강야구에서도 절대 필요할 것이다. 몸상태가 많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예전의 때로는 악마같았던 좌완선발의 위용을 보여주길 빈다.
13. 오주원(투수, 청원고)
최강야구 투수진이 붕괴조짐을 보이자, 긴급 영입된 알바 오주원.. 하지만 활약상은 혜성같이 나타났다는 표현도 가능해보였고, 실제로 KBO에서 신인왕을 차지할 때도, 정말 혜성 같이 나타난 좌완이었다.
여러모로 곱지않은 시선을 받던 현대유니콘스의 고졸 좌완 신인왕, 구속과 제구 밸런스가 좋은 선발재원 앞에.. 타팀팬들은 저 팀은 1차 지명을 못해도 계속 어떻게 저런 선수가 나올까... 라는 부러운 시선을 보냈고, 유니콘스-히어로즈 프랜차이즈 마지막 선수로 명예롭게 은퇴하는 영광까지 안았다.
(*그 해 드래프트에서 오재영을 두고 LG가 지명했던 장진용은... KBO를 평정하고 은퇴했다. 단, 1군이 아닌 2군리그 만을...)
그 외에도 아직 개명한 선수가 많지 않던 시절... KBO에서 개명한 선수 중 가장 스타였다. 왜 개명했는지는 사실 아직도 궁금... 오재영은 이미 충분히 성공한 선수였는데 말이다.
현재 전력분석원 일을 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방송에서 고정출연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전력분석원이래봤자 박봉의 계약직일 것임에 분명하니.. 구단에서 길을 열어줬을지도, 이미 커리어 말기부터 구속으로 윽박지르기보다 제구로 승부한지 오래... 최강야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많다.
14. 유희관(투수, 장충고-중앙대)
120km 정도 구속으로도 100승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선발 투수... 물론 좌완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투수에게 구속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존재 자체로 많은 선수들에게 살아있는 희망이다.
이거 뭐야... 이런 느낌의 슬로커브는 유희관 전매특허이고... 전성기에도 직구 구속은 130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리그에서 손꼽히는 이닝이터였고, 뛰어난 수비와 수싸움, 견제는 덤... 그야말로 구속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 노력한 스마트한 선수라 하겠다. 후문에 따르면 야구 이외에 다른 구기도 수준급일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은퇴 후에는 선수재능 못지 않게 언변까지 뛰어나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데... 최강야구에서도 토크 지분이 적지 않다.
KBO 1급 선발로 군림했던 긴 시간, 구속이 아닌 다른 강점이 바탕이었던 걸 생각하면, 다른 최강야구 투수들이 잃어버린 구속에 괴로하지만, 유희관 만은 어차피 구속으로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자신의 강점은 유지한 채 아마 타자들을 진심으로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로 당분간은 최강야구 부동 1선발일듯....
15. 이대은(투수, 신일고)
꽃미남 해외파 투수는 정말 갑자기 은퇴했다.
KBO에서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기에 사람들은 그저 꽃미남 야구선수로 기억할지 모르지만... (사실 정말 잘생기긴 했다) 그는 나름 뛰어난 투수였다.
한국에서 뛰어난 투수들이 줄줄이 일본무대에 도전하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KBO를 평정한 후에 일본으로 영입되어 가지만... 그 시절 선동열을 제외한 많은 투수들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대부분 성과를 낸 투수들도 마무리였다. 이대은은 그 선수들 중에도 비록 한 해지만, 선발로서 한 시즌 9승을 올리며, 수준급 외국인 선수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 모습이 안정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그 후 한국으로 유턴할 때도, 이대은 드래프트라는 평 속에 KT관계자를 환하게 웃게 만들며 KT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매해 애매한 모습을 남기며, 다음해를 기약하다가 전격적으로 은퇴했다.
KT팬에게는 살아있는 흑역사지만, 계약금도 없이 입단해 애매한 연봉을 받는 30대 선수가 은퇴한게 예상 밖 결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록 한 번이지만, 프로선수로 국가대표팀에서 나름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줬던 것도..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다.
이런 좋은 이미지와는 별개로 최강야구에서의 피칭은 답답한 느낌... 가장 최근에 은퇴한 데다, 동계훈련 후 은퇴하여 어느 정도 몸도 되어 있었을 텐데... 한참 전 은퇴한 선수들에 비해서도 엉망진창 제구는 기본이요.. 구속도 특출나지 않다. 하지만, 현재 가장 영건... 많은 이들의 예측대로 방송인으로서 대성하길 원한다면, 최강야구에서 스토리를 스스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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