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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를 넘어 강팀이 되려면 - KOVO 2024-25 시즌 2차전 페퍼저축은행 2:3 패배

마셜 2024. 10. 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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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퍼 배구단 인스타그램)

 

아쉬운 패배, 그래도 졌잘싸

 

 창단 후 페퍼가 단 한 번 밖에 이겨보지 못한 정관장, 그 승리도 정관장 주전들은 나란히 관중석에 앉아서... 편안하게 경기를 내려다보고, 정관장 2진급을 상대로 이뤄낸 승리로 뒷맛이 개운치 않았었다. 

 지난 10월 25일(금) 있었던 이 번 시즌 페퍼 홈 개막전이자 시즌 2차전도 결국 패배로 끝났지만, 그래도 흔히 말하는 졌잘싸... 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상성이 안 맞는 정관장... 

 

 정관장은 페퍼 보다 모든 면에서 조금씩 혹은 많이 나은 팀이다. 올해는 페퍼가 장위와 자비치를 영입하여 높이를 대폭 보강했더니, 정관장도 부키리치를 영입해서 리그 최강 높이를 갖췄다. 그나마 작년 이소영이 부상에 신음하여 자리를 비웠을 때 헐거웠던 보조 아웃사이드히터 자리도 건강한 표승주가 공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육각형에 가까운 팀 전력을 갖추게 되었다. 굳이 약점을 찾자면... 예전 같지 않은 노란의 리베로 포지션이랄까...

 암튼 여전히 건재한 현대건설, 흥국생명과 함께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정관장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5세트 우당탕탕 무너지는 배구는 아직 페퍼가 갈 길이 멀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15점을 걸고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5세트에서 승리할 줄 알아야 진정한 강팀... 외국인 자비치가 여전히 불안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5세트에도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어야, 팀이 스텝업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아깝다 부키리치... 장 감독은 모험을 할 수는 없었나?

 

 사실 이런 심정은 도공 팬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페퍼는 부키리치를 거르고 자비치를 전체 1순위로 택했지만... 도공은 작년 재계약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부키리치를 포기하고 니콜로바를 뽑았는데... 리시브를 장착한 198cm 외국인 아웃사이드히터 부키리치를 보며 다른 팀들은 그저 부러워하고 있다. 처음 해본다면서도 툭툭 쉽게 받아 올리는 리시브 능력과 그럴듯한 점프서브에... 내년에는 한국을 떠나겠구나 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사실 부키리치가 괜찮아 보였어도 모험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말이 쉽지.. 리시브를 안해본 외국인 선수에게 가르쳐서 리시브를 시키겠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모험이다. 고희진 감독의 계산된 모험인지.. 아니면 다른 수가 없어서 그냥 해본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신임 장 감독으로서는 아무리 풀이 별로라는 확신이 있었어도 재계약에 실패한 외국인을 택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이해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외국인 교체를 요구하는 팬들의 외침이 들리는 요즘... 부러운 건 부러운 거다. 

 

 

이한비는 높이가 있는 상대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남의 집 부럽다는 얘기는 그만하고... 페퍼는 1차전에 비해 뭘 못했나. 일단 이한비가 높이가 있는 팀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형 아웃사이드히터 신장인 이한비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 문제는 뭔가 부담을 가지면 리시브에서도 바로 흔들린다는 점인데... 물론 도공에 비해 정관장 서브가 더 괴로웠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꼭 평균 이상의 리시브 능력은 보여줘야 한다. 적어도 리시브에서 일정 정도 안정적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이제는 팀에서 입지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바로 수비만큼은 이한비보다 나은 이예림 때문이다. 

 

 

그래도 속절 없이 무너지지 않는 이예림

 

 신장도 비슷하고, 같은 포지션인 이한비와 이예림이지만, 연봉은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국가대표 경력도 이제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오히려 리시브에서는 이예림이 앞서가고 있으니... 도공에서 샐캡 정리 차원에서 이예림을 풀어줬을 때 많은 팬들이 아쉬워한 이유이기도 하고, 페퍼 팬들이 환영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예림은 지난 코보컵에 이어 정규리그에서도 아웃사이드히터 진이 불안하면 언제든 출격하여, 수비 한 자리를 메워주고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공격에서도 매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비치가 공격에서 영 믿음을 못 주다 보니, 이원정 세터가 다른 공격을 좀 많이 보고 있고, 상대팀에서는 의외로 아포짓보다 다른 포지션 공격을 먼저 보는 페퍼 공격 배분에 약간은 허를 찔리고 있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기대 이상으로 득점을 내주며 백업 한 자리를 완전히 차지한 이예림.. 무엇보다도 웬만한 강타에도 속절없이 무너지지 않는 리시브와 디그 능력을 보여주어, 페퍼 팬으로서는 무상양도 해준 도공에 감사할 따름이다. 

 

 

여담: 여전히 팀에 필요한 채선아

 

 리그 첫 승리에도 표정이 어두웠던 채선아 선수에 대해 이런 저런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2차전 홈 개막전에는 아예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은 모양인데... 몸이 많이 안 좋던가.. 아니면 정말 구단과 문제가 있던가... 아니면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아직은 팀당 두 경기 정도밖에 치르지 않는 시즌 극 초반이라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하기는 어렵다. 이를 모르지 않는 베테랑 선수가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건강이 정말 안 좋거나... 구단과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사실 건강 문제라면 감독이 살짝 언급을 해도 문제가 없을 터, 아마도 이예림 영입으로 아웃사이드히터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고, 이제 오선예 등 테스트해봐야 할 리베로도 많아진 불안한 상황에서 뭔가 구단과 문제가 발생한 걸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팀은 채선아 선수가 필요하다. 리베로 자리에 좋은 신인 자원을 모았지만, 아직 아무 것도 검증된 바 없고, 시즌 36경기는 적다면 적지만, 한다혜 선수 혼자서 소화하기엔 외롭다. 언제든 수비 한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채선아는 분명 팀에 아직은 필요한 선수고, 작년에도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장 3차전에서 팀에 큰 기여를 하긴 어렵겠지만, 설사 마음이 떠났어도 트레이드 분위기가 형성되는 시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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