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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빵배구는 가라! 완벽한 공격분배 - KOVO 2024-25 시즌 개막전 페퍼저축은행 3:0 승리

마셜 2024. 10. 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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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저축은행(이하 '페퍼')이 10월 22일 열린 KOVO 2024-25 개막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창단 4년만에 첫 개막전 승리인데다, 무려 셧아웃 승리였고, 감독으로 데뷔하는 장소연 감독의 첫 승이기도 해서 더욱 의미 깊었다. 하나 덧붙이자면, 경기를 관람하며 환하게 웃는 구단주 장매튜의 모습이 있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구단주가 배구 보러 오는 게 흔한 일인지 헷갈리지만, 어쨌든 이 분의 배구 사랑 만큼은 인정해야할 것 같다.

 

 

꼴찌의 대반란! ‘박정아 5000점’ 페퍼저축은행, 도로공사 셧아웃 완파 …장소연 감독 데뷔전 승

 

m.sports.naver.com

 

 기사에서는 꼴지의 대반란이라고까지 표현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보면, 그저 1승일 뿐이다. 물론 페퍼가 봄배구를 바라보는 아니기에 1승 1승 쌓아가며 좋은 경험을 쌓고, 팬들에게도 좋은 기억을 하나하나 선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하지만, 그래도 장기 레이스를 막 시작한 프로 팀인데, 좀 더 냉정하게 경기내용을 복기해보고, 앞으로의 팀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4명 공격수의 황금밸런스, 박정아, 자비치, 장위, 이한비 

 

 이정철 해설위원도 경기 중, 그리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매우 이상적인 공격 분배가 이루어졌다. 기록으로 확인해보면 놀라운 수준이다. 자비치 14점, 박정아 14점, 장위 12점, 이한비 12점인데... 이 정도면 세터가 돌아가면서 공을 줘도 이렇게는 못한다. 미들블로커 장위까지 이동공격과 블로킹을 앞세워 주득점원으로 가세하니, 자비치가 몰빵을 견디지 못할 거라 걱정할 필요조차 없었다. 우울한 교체 논란에 휩싸였던 자비치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기에 더욱 기분 좋고 앞으로를 기대할만한 경기였다. 

(대표 이미지 출처: 페퍼 배구단 인스타그램)

 

여전히 더 강한 공격이 필요한 자비치

 

 구단 인스타에 올라온 팀 사진의 자비치 웃는 모습을 보니 안도하게 된다. 컵대회에서 자비치 성적이 정말 처참했기에 이른 교체를 해도 이해한다 생각했었지만,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 더 좋은 선수를 찾기도 어렵다.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기회가 분산된다면, 자비치의 결정력이 팀 발목을 잡을 여지도 줄어든다. 

 어제 경기에서도 화끈한 펀치력이나, 랠리에 종지부를 끊는 예리한 공격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방식으로 어쨌든 득점 수를 올렸고, 블로킹에서도 한 몫을, 그리고 서브에서도 예리함을 보여줬기에 당장은 본인도 마음 편히 다음 경기를 위해 컨디션 관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없었던 펀치력이 갑자기 생길 것도 아니니, 그냥 강타로 일관되게 때려봤으면 좋겠다. 아웃되거나 블로킹에 걸리더라도 그렇게 팔스윙이라도 시원하게 가져가야... 공격에서 리듬감이라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원정이 박사랑에 비해 확실히 높이를 잘 살릴 수 있는 토스를 하는 것도 기대할 포인트.. 어쨌든 올해 페퍼는 높이의 팀이니, 도공 같이 높이가 낮은 팀 상대로는 더 자신있게 공격해야 한다. 

 걱정되는 부분은 공격 후 어깨를 만지는 장면이 간혹 나왔는데, 확실히 어깨가 좋지 않은 듯 하다. 장기레이스에 어떤 변수가 될 지는 모르지만, 큰 부상 없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주길 기대해본다. 

 

 더할 나위 없는 장위

 

 페퍼 약점 중 하나는 미들블로커진이 워낙 약하기에 아시아쿼터 한 자리를 미들블로커에 쓸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작년 MJ 필립스가 자기 몫을 못한 건 아니었지만, 시즌 판도를 바꾼 메가의 활약을 보며 너무 부러웠던 건 사실이고, 경기 중 신나게 상대방 아포짓을 쫓아 블로킹을 가다가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히터에게 공격을 당하고 허망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올해도 아시아쿼터 1순위로 수준급 미들블로커 장위를 뽑았지만, 아웃사이드히터 공격수를 뽑지 못한 아쉬움도 없지 않았는데... 컵대회와 어제 장위 모습을 보니 그런 모습이 싹 사라진다. 

 전매특허 이동공격은 좋은 각도와 생각보다 빠른 스윙에 거의 퀵오픈과 같이 들어가고, 블로킹은 명불허전이었다. 게다가 서브도 허슬플레이도 모두 외국인으로 다른 리그를 뛰는 프로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도 한국 생활에 꽤 만족하고 있다고 하니, 페퍼에서 오래오래 행복배구하길 바란다. 그리고 한다혜를 중심으로 한 리시브진은 계속 정확한 리시브로 이원정이 언제든 장위를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다음 경기는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 정관장

 

  기분 좋게 개막전을 상대하고, 이제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 정관장을 만난다. 올해 부키리치의 리시브 능력 장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정관장은 메가-부키리치-표승주 라는 안정감 있는 공격진과 정호영-박은진이라는 미들블로커진까지 언제든 염혜선이 예상치 못한 토스를 올릴 곳이 많은 팀이다. 도로공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로 박정아가 맘 편히 공격을 할 수 있었다면, 정관장은 적어도 전위 높이에서 페퍼에 밀리지 않는다. 이제 개막전 승리로 부담감을 내려놓은 페퍼 공격진이 좀 더 높고 잘 정비된 정관장 전위를 어떻게 뚫어낼지 기대된다. 결과가 어찌되든 자비치는 자신감을 가지고 공을 때려주길... 어쨌든 KOVO에서의 한 시즌 성적은 외국인 듀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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