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경기력을 보이며, 짜릿하게 1세트를 따내고, 2세트에서도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승리하기엔 부족했다. 2세트 마지막 점수를 비디오판독으로 잃으면서, 경기장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고, 3~4세트는 무난하게 밀리면서... 2연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외국인이 없었지만, 잘 싸웠던 1~2세트
자비치가 프리카노로 교체되는 난리통 속에서, 부득이하게 10월 29일 페퍼는 외국인 아포짓 없이 경기에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1~2세트 경기력은 훌륭했다. 1세트는 한 점 싸움에서 짜릿하게 승리했고, 2세트는 반대로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두 팀이 달랐던 건 아깝게 세트를 빼앗긴 후, 그 다음 세트에서 바로 평정심을 찾았느냐 아니냐 여부였다. 우승후보답게 2세트를 따내자마자 상대를 몰아붙이며, 승점을 빼앗기지 않는 승리를 거둔 흥국생명과 달리 페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이것 저것 다 조금씩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완패했다.
결국 패배 원인은 리시브
1~2세트 경기력을 봐서 알 수 있듯이, 패배 원인은 외국인 부재가 아니었다. 오히려 3세트부터 급격히 무너진 리시브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박정아를 포함 완전히 무너져 마이너스(-) 리시브 효율을 보이며, 세터를 힘들게 했고, 장위의 이동공격도 전혀 쓸수가 없었다. 신장이 좋은 흥국생명은 편안하게 눈으로 확인하며 오픈 공격에 대해서 투블록을 기본으로 세웠고,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무너진 3~4세트 경기력에 팬들은 또다시 2세트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며... 졌잘싸를 되뇌일 수 밖에 없었다.
날라다녔던 이한비, 인생경기를 놓치다.
가장 희망적인 부분은 1~2세트에서 보여준 이한비의 놀라운 모습이었다. 이정철 해설위원도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오늘 안되는게 없는 날이다.. 저 정도면, 상대편 블로커 손가락의 손톱이 보일 거다... 라며, 놀라운 컨디션의 이한비를 연달아 칭찬했다. 실제로 리시브면 리시브, 디그면 디그, 공격이면 공격... 못하는게 없었고, 외국인이 맡아줘야할 하이볼 마무리도 너무나 잘 해줬다.
하지만, 이러한 활약도 결국 패배에 묻혔다. 어제 승리했다면, MOM으로 인생경기를 한 날로 기억에 남았을 텐데, 잘했지만, 승점도 뭣도 남지 않은 그런 졌잘싸 패배가 되었으니... 이한비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운 날이다. 물론 김연경에게 지도받듯이 두드려맞은 팀 패배가 안타까울 수도 있지만, 다음 기회에는 꼭 이런 아쉬움을 남기지 말고, 국내 OH답게 승리를 거머쥐길 바란다.
분발이 필요한 하혜진... 일단 얼굴을 펴야...
하혜진은 표정 자체가 어두웠다. 리그 전체가 장위의 활약을 주목하는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 MB포지션에서 출장을 보장 받았으나,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하는 현실에 본인에게 많은 부담을 주는 듯 하다. 실제로 어제 하혜진은 강점인 서브에서도 별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공격에서도 존재감이 미비했으며... (사실 이걸 탓할 수도 없는게... 리시브 자체가 엉망인데 MB에게 세트하는게 쉬울 수가 없다) 블로킹에서도 아무 것도 못했다. 다른 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블로킹에서 문제가 좀 있는게... 명색이 MB인데... 중앙 블로커에 서서 제대로 뭘 하질 못했다... 사이드로 공격이 들어올때 쫓아가는 속도도 너무 느리고, 일단 네트에서 블로킹이 너무 떨어지니... 흥국 공격수들은 대놓고 크로스로 낮게 때려서 하혜진이 안고 떨어지도록 유도했고, 하혜진은 이런 공격에 여러번 당했다... 염어르헝의 회복이 요원하고, 서채원까지 팀을 떠난 상황에서... 완전 신인은 빼면 MB자원 자체가 없기에, 힘들어도 하혜진이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 이원정도 하혜진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라도 세트 초반이라도 하혜진의 속공을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공격리듬을 좀 찾아줘야 심리상태도 좀 안정되고... 서브든 블로킹이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연경은 김연경이네...
이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지만, 김연경은 정말 어나더레벨 임을 보여줬다. 높이가 약화된 상황에서 3세트부터 티;팀이 안정을 찾자 김연경은 내려다보듯 다양한 스킬로 흥국을 공략했고... 이미 무너진 페퍼의 수비진을 공략하는 데는 굳이 강타도 필요없었다.
2라운드 대결에서 프리카노가 잘 적응하여 높이를 보강해주면, 좀 더 억제가 가능하겠지만, 일단 리시브진이 안정을 찾아야 시야가 넓고 다양한 공격스킬을 가진 김연경을 조금이라도 억제할 수 있다. 그래야 투트코에게도 좀 더 뻔한 공격을 강요할 수 있지... 지금처럼 양쪽 공격을 다 살려주면 흥국을 상대로 계속 어려운 경기를 할 수 있다.
어쨌든 프리카노
어쨌든 프리카노 영입이 확정되었고, 이제는 또다른 외국인 아포짓과 함께 남은 시즌을 끌고 가야한다. 자비치보다도 못한 선수라른 우려가 계속되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장 감독이 원하는 '높이'도 계속 유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박정아 리시브는 불안불안하고... 나머지 OH도 공격에서 에이스 노릇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프리카노가 뭐라도 해주고 전위 한 자리를 채워줘야 그나마 높이가 약한 팀 상대로라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 수 있다.
MB경력도 있다고 하니... 공격스킬은 다양할 터... 제발 단순하기 짝이 없는 공격패턴만 선보이는 페퍼에서 시간차 공격도, 후위공격도, 파이프도... 좀 선보이고,... 부지런하게 페이크점프도 떠서... 2% 부족한 OH 기를 좀 살려줬으면 한다. 어차피 팀에서도 작년 야스민 정도 활약을 기대하지는 않을 터... 팀 전체 전력을 업시키는 것만이라도 긍정에너지를 기반으로 노력한다면.. 이 어려운 상황에서 팀에 온 외국인으로서 역할은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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