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의 SNS에서의 한 마디가 큰 화제를 몰고 왔다.
바로 SSG 랜더스의 정용진 구단주가 단장 경질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팬들에게 '불가능한 것 요구하지 말라' 며 강경한 입장을 표출한 것....
물론 SSG가 창단 첫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단장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장을 경질할 수는 없는 걸까? 큰 돈을 들여서 야구단을 계열사로 인수한 SSG 그룹 입장에서는 새로운 계열사에 그 전 소유주가 임명한 책임자를 유임하는 것보다 새로운 책임자를 임명할 수도 있다.
SSG 팬들의 분노도 이해한다. 프로스포츠 팬은 기본적으로 본인들의 돈과 시간을 들여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고, 이렇게 팬이 소비하는 돈이 프로스포츠 구단의 주수입원이 되고, 존재이유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팬 입장에서는 성공한 시즌 단순히 SSG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실력을 입증한 단장을 경질해버리는 구단에 분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노는 중간 과정에서 큰 오류에 기반하고 있다. 바로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은 팬의 소비가 구단의 주수입원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인기스포츠인 야구 KBO조차도..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모기업의 지원(광고비 형태)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모든 구단은 흑자달성 보다는 모기업의 지원에 걸맞는 성적, 즉 우승을 향해 달릴 수 밖에 없다. 결국 야구단은 수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고, 어느 조직이 그렇듯 돈 나올 곳을 가장 신경써야하므로, 별로 돈이 안되는 고객보다는 구단주의 의중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결국 스포츠매니아 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펫스포츠' 관점을 반박하기 어려운게 자조적인 현실인데... 그래도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대기업 입장에서는 늘 팬과 소통 혹은 팬서비스를 강조해왔다. 이런 와중에 SNS에 직설적 의견을 자주 올리는 정용진 구단주가 단장 선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팬에게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주장을 하려면 먼저 증명하라는 간단한 논리이지만, 야구팬 입장에서는 '문제 없는 일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지 마라' 고 들린다.
멀찍이서 바라보는 야구팬으로서... 이 모든 논쟁이 재미있다. SSG팬으로서는 혈압이 오를 일이겠지만.. 어쩌겠는가... 결국 SSG그룹의 돈인 것을... 구단주건 구단이건 팬들을 그렇게까지 신경쓸 이유도 없는 것을... FA 이적 이외에는 그다지 재미있는 기사가 나오기 힘든 비시즌, SSG구단 덕분에 야구판이 후끈 달아올랐으니.. 뭐 조용한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다양한 기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베테랑 기자는 겸손하지 못하다며, SSG구단의 우승을 비기너스 럭(Beginner's luck)에 비유하는 등 독설을 퍼부었다. 그 와중에 LG와 KIA의 32년, 21년전 구단인수과정까지 거론되었다.
대단히 많이 화가 나신 모양인데, 일단 스포츠팀 운영이 왜 겸손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KBO는 그냥 우승만 하면 모든게 용서될 텐데 말이지.
오히려 인수구단의 권한 차원에서 분석하거나, 타 구단의 단장 선임 행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봤다면, 훨씬 좋은 기사가 나오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정용진 구단주가 야구단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피력해줬으면 좋겠다. 야구팬의 혈압을 올릴만한 의견도 많겠지만, 이런 구단주가 하나쯤 있는 것도 야구판에 재미를 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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