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이제는 친구 같은 라일리 - 인사이드 아웃 2(2024, 켈시 만 감독)

마셜 2024. 7. 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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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1. 아무리 다른 볼거리가 많아져도 메가히트는 가능하다.

 그렇다. 수많은 OTT가 영화관 비즈니스를 위협해도, 아무리 인구가 감소하고, 덕질할 게 세상에 많아져도 여전히 개봉작 메가히트는 가능하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2'가 이 간단한 진리를 입증하고 있다. 아무리 픽사의 작품이어도, 아무리 어린이들 중심 고정팬이 있어도, 이 정도 빠른 흥행 페이스는 예상하기 어려웠는데, 더군다나 이 애니메이션은 속편이다. 설정 자체가 속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하나, 꽤 헤비한 핸디캡을 이겨내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셈이다. 꿈차님의 포스팅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모양이니, 전세계적인 흥행에 3편으로 이어지는 픽사의 시그니처 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

2. 여전히 너무 바쁜 '기쁨이'

 이제는 어느 고등학교를 갈지 결정할 나이가 되어, 좀 더 감정이 복잡해지고 생각이 많아진 라일리. 그 라일리 머릿속의 기쁨이는 여전히 바쁘다. 난 아직도 영어로 'joy'와 기쁨의 매칭이 약간 어색한데, 2편을 통해 joy는 단순히 기뻐 깔깔 웃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라일리가 기쁘고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애쓰는 감정임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중간에 축출된 OB 멤버를 이끌고, 막막한 복귀 가능성을 찾아 헤매다 자기도 힘들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늘 앞에 서서 방향을 제시해야하는 어른스러움의 스트레스가 느껴져서 좋았다. 결국 기적적으로 또 라일리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기쁨이였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 것이고, 불안정한 것인지를 잘 보여줬기에, 심리학자 같은 전문가들에게도 딱히 공격받지 않는 나름 리얼한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받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사춘기의 공포...., 출처: 네이버 영화)



3. 남자들의 최애 캐릭터 닌자 랜스, 그리고 파우치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격투장르 비디오게임에서는 닌자 캐릭터가 꼭 등장했었다. 학창시절 오락실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스트리트파이터2'의 인기가 예전 같이 않을 즈음, 또다른 대세 격투게임으로 인기를 끌었던 '사무라이쇼다운'에도 갈포드라는 닌자 캐릭터가 있었다, 다른 캐릭터가 파워풀한 공격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 갈포드는 공격모션을 취하면, 따라다니는 개가 돌격해서서 적을 들이받는 썰렁한 공격기술이 있었다. 물론 다른 기술은 나쁘지 않았지만, 훤칠한 외모 외에 딱히 비교우위에 있는 것도 없어서, 당시 남자 중고딩들에게 인기 없는 캐릭터였고, 컴퓨터를 상대로   1인 모드를 할 때나, 가끔 볼 수 있었다.
 더 훤칠한 외모에 환상적인 목소리와 더 형편없는 필살기로 무장한 인사이드아웃2의 닌자 캐릭터 랜스는 팬질 하기 부끄러워서 잊혀진 기억 방에서 감금되기에 딱 좋은 캐릭터다. 이제 어른이 되어 그런 마음 속의 방이 없어졌을지 모르겠지만, 내 안에는 그런 잊혀진 존재가 무엇이 있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꿈차님도 그랬지만, 나도 가장 재밌는 캐릭터로 파우치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도움이 되겠다며 엉뚱한 물품들을 잔뜩 내놓는 귀여운 파우치. 그래도 크게 한 건 기여를 한 덕인지.. 아니면 그 별 도움 안되는 핸디함에 반한 것인지 결국 분노가 허리에 차고 다니는 중요 서브 캐릭터로 격상되는데... 이제는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져야할 나이... 매일매일 부딪히는  일상에서 뭔가 뚝딱 날 위해 꺼내주는 그런 존재가 너무나 간절하고 고마웠기 때문이다. 별로 도움이 안되어도, 그렇게 늘 나서주고 내 편에 서주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허리에 찬 파우치처럼 옆에 두고 싶을 것이다. 

 

(꼭 필요한 파우치, 출처: 픽사 인스타그램)

 

4. 엔딩크레딧을 놓치지 마시길

 예전에는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도록 영화관에서 여운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그 시절에는 개념이 없던 영화관에서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기도 전에 상영을 끝내버리기도 했다. 이제는 그런 횡포를 부리기엔 영화팬 무서운 시절이 되어, 편안하게 엔딩크레딧을 감상할 수 있지만, 좀처럼 끝까지 앉아있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바빠지기도 했고, 그만큼 나 혼자 즐기기에는 가족들과 함께 찾은 영화관에서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하기도 했지만... 사실 가장 근본적으로는, 내게 영화가 예전만큼 소중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사이드 아웃2'라는 메가히트작을 예전처럼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기에, 난 엔딩크레딧 후의 영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내용을 들었지만, 최대한 스포를 방지하기 위해 포스팅에는 적지 않으려 한다. 혹시나 여유롭지 않은 시간에, 혹은 원래 습관 때문에 엔딩크레딧을 잘 보지 않는 분이 계시다면, 이 번에 '인사이드 아웃 2'를 보려 상영관을 찾을 때에는 꼭 5분 정도 더 영화에 투자하시길... 아주 재미있는 영상이 관객을 기다린다고 한다. 

 

(2024년 7월 1일, 인사이드 아웃 2 상영관, 인기를 반영하듯 'SOLD OUT'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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