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미지 출처 : 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키움 히어로즈가 다시 한번 KBO 최고 선수를 MLB에 보내며 거액의 보상금을 받게 되었다.
사실 워낙 두루 갖춘 데다가, 긴 시간 꾸준히 활약했고, 큰 경기에서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냈던 이정후 선수이기에, MLB포스팅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예상되어 왔지만, 류현진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키움 히어로즈를 미소 짓게 했다.
아래 기사를 보면, '비쌀때 판다'라는 노선이 확실한 키움 히어로즈답게 2014년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진출한 이래, 4명이나 포스팅으로 선수들을 MLB로 보내왔다. 그 총합은 무려 557억 원에 해당하고, 야수로만 4명이나 진출한 것도 대단한 기록, 여러모로 키움 히어로즈가 얼마나 좋은 야수들을 배출해 왔는지 보여준다고 하겠다.
강정호 2014년 500만
박병호 2015년 1285만
김하성 2020년 552만
이정후 2023년 1882만
총 4명의 포스팅 명단을 보면 전부 레전드급 선수들임은 분명한데, 9년 전만해도 한국 유격수가 되겠느냐 할 때 500만 달러라는 나쁘지 않은 금액으로 미국에 진출하고, 장타력을 과시하며 연착륙했던 강정호 선수가 눈에 띈다. 사생활에서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며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정말 대단한 어깨와 대단한 장타력으로.. 한국 내야수들도 MLB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낸 것만은 사실이다.
그 후 1년 뒤 짧은 스윙으로도 장외홈런을 칠 것 같았던, 공포의 홈런왕 박병호는 1285만 달러에 미네소타 트윈스에 진출했다. 수비도 좋았던 1루수 순혈파워히터에게 MLB의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금액...
이제는 MLB에서 최고를 다투는 위치가 된 세계적인 유격수 김하성은 552만불로... 박병호에 비하면 소박한 액수였다. 하지만, 진출 3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걸 보면, 이적료 자체가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게 한다.
이제 이정후는 1882만 달러라는 큰 액수를 받고 샌프란스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한다. 받은 돈이 많다면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출장기회가 보장될 것이고, 괜찮은 빅마켓 구단, 더구나 한인들도 좀 있는 지역... 이정후가 적응하기에 좋은 면도 많이 보인다. 게다가 이정후는 늘 더 강한 공이 오면, 더 중요한 순간이 되면 집중력을 높여서 강한 타구를 날렸던 선수... 더 빠르고 더 예리한 공을 던지는 MLB 투수들에게도 속절없이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그러길 꼭 바란다.
위 기사도 흥미로운데, 기사에서 확인되는 2022년 키움히어로즈의 선수활동비는 247억4200원이었다. 작년 성적 꼴찌였고, 모기업이 없는 유일한 구단이기에 선수 인건비의 많고 적음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고, 이정후 포스팅으로 받을 보상금액수가 1년 치 선수 인건비에 해당하는 것은 놀라울 따름. 그야말로 몇 년간 잘 키웠던 선수 하나가, 크게 은혜 갚고 떠나는 셈이다.
기사를 다 읽고 나니 떠오르는 야구판 소문, 현재 고교야구 유망주들은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으면 좋아한다고 한다. 연봉을 짜게 주고 다른 처우도 열악하여 기피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소문인데, 좋아하는 이유는 실력만 있으면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고, FA도 잘 영입하지 않고, 오랫동안 활약한 선배들도 타구단으로 대부분 이적하기에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 냉정한 프로의 세계, 당장 연봉이나 처우도 물론 중요하지만, 고교때와는 차원이 다른 경쟁을 뚫어 1군에 자리 잡아야 하는 유망주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은 키움 히어로즈가 기회의 땅일 수도 있다.
또다른 '키움 히어로즈'의 성공 사례를 남기고 이정후는 미국으로 떠난다. LG가 눈물을 머금고 넘겼던 외야 유망주 이주형이 당장 내년부터 외야를 폭격할 기세라, 내년 이정후의 빈자리가 얼마나 느껴질지도 흥미로운 KBO 관전 포인트다. KBO는 KBO대로 이정후 뒤를 이을 선수가 또 스타로 육성되어야 할 것이고, 이정후 선수는 꼭 MLB에서 활약해서, 고교졸업 후 미국으로 직행하지 않아도, 한국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완성된 선수로 MLB에 가는 것도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길임을 다시 한번 입증해 주길 빈다. 2024년 꼭 메이저리그 주전으로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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