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모습 - 한국사

유자광, 조선의 영원한 이방인 - 학술서가 아닌 대중서

마셜 2024. 2. 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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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학술서와 대중서 간 차이를 규정하는 정확한 기준이 있을 수 없다. 
 
 이 책은 두 전현직 조선사 전공 교수가 쓴, 분명히 큰 학술적 가치가 있는 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학술서로 설명하기에는 대중서에 가깝다.
 일단 책 자체가 매우 재미있다. 두 교수님의 글솜씨 자체가 훌륭하거니와 소재 자체도 흥미진진하다. 
 유자광 인물 자체가 서얼 출신으로서, 대신 반열까지 오를 정도로 출세한 인물이기도 하고, 장수한 덕에 임금 다섯을 섬기면서 참으로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아는게 없었던 탓에 그저, 조선시대를 살았던 간신 대신으로만 짧고 있었던 유자광이 이렇게 드라마틱한 삶을 산 인물인지는 처음 알았고, 그 덕분에 책 내용 자체가 드라마틱한 동시에 흥미진진했다. 

(출처 : 교보문고)

 
 이 책이 비단 역사학도들 뿐 아니라 대중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자광의 생애라는 이 드라마틱한 소재보다도 정두희/계승범 두 교수의 인연과 공동집필 계기를 다룬 '책머리에' 내용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서문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의 '책머리에' 내용은 그야말로 감동적이었다. 두 분이 사제지간인 것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마지막 원고를 완성해달라는 부탁을 진심을 담아 제자에게 하고, 제자는 그 부담을 안고 끝까지 완성해낸 것은 그야말로 대중의 심금을 울리는 집필 계기로 와닿았다. 
 

(출처 : 교보문고)

 
 위 정두희 교수에 대한 소개를 보면, 평생 연구에 헌신한 교수이기에 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은 당연하나, 조선 시대와 관련하여, 계속해서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저서를 발간해 온 것이 잘 보인다. 역사학자로서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려한 노력이 짧은 프로필에서도 잘 드러난달까. 많은 저서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조선시대의 대간 연구'와 이 책을 보면, 학자로서의 깊이있는 내용을 저술하면서도 최대한 쉽게 풀어쓴 것도 큰 장점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이 책이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에만 치중한 가벼운 대중서(혹은 교양서)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 책의 학술적 면모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자. 
 
ps. 책을 본 아이는 붉은색으로 된, 한자가 갈라진 모습을 형상화한 표지를 '소고기 마블링이냐?'라고 되물었다. 그야말로 큰 웃음을 터트린 날 보면서, 그렇게 보이잖아 되물었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꼭 여기에 적어둬야겠다고 생각했기에 남겨본다. 책에 대한 소소하지만 즐거운 기억을 하나 추가해준 아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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