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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하게 보이는 전력 차이 - KOVO 2024-25 시즌 7차전 페퍼저축은행 0:3 패배

마셜 2024. 11. 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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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페퍼 배구단 인스타그램)

 
 

이제는 인정해야 할 전력 차이, 아니 실력 차이

 
 4일전, 11월 13일(수) 벌어졌던 현대건설과의 7차전(2라운드 1차전), 마치 실업 팀이 프로와 겨룬 것처럼, 모든 면에서 밀리면서 현대건설에게 완패했다.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전력 누수가 전혀 없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은 분명히 페퍼보다 전력상 한 수 위다. 아니, 선수들의 승부욕과 집중력, 감독의 시야와 전략 등을 생각하면, 전체적인 실력에서는 더 큰 차이가 난다. 
 전 포지션에서 페퍼에 비해 나은 라인업을 구축했고, 그나마 타팀 상대로 위력적인 미들블로커에 양효진, 이다현이 포진하고 있으니 상성도 좋지 않다. 물론 모마를 제외하고는 엄청나게 강한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는 없다지만, 리시브에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페퍼를 흔들기엔 충분했다. 누군가 한 명을 탓하기에는 전체적으로 현대건설을 잡기엔 너무나 부족한 실력... 이게 냉정하게 인정해야 할 3년 차 페퍼 팀의 현주소이다. 
 

돌파구는 있는가?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작년 꼴찌 성적을 밑천 삼아서, 두 외국인카드를 모두 1순위로 받아내고, FA에서도 한다혜를 영입하며, 기대하게 만드는 비시즌을 보냈찌만, 외국인카드 한 장은 벌써 망했고, 한다혜 짐을 덜어줘야 할 채선아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고, 이제는 조용히 사라진 리베로 김해빈까지 아쉬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워낙 뎁스가 얇은 팀에서 감독까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상황... 쉴새없이 경기는 돌아오고...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뭔가 타개책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오늘 또 IBK기업은행을 만나 연패 끊기에 도전해야 하는 페퍼 팀... 뭐 하나 자신 있거나 기대되는 구석이 없지만, 그래도 경기장에서 '잘' 하려고 해야 하고, '잘' 해나가야 하는 게 프로다. 그리고 이제 페퍼 팀은 더 이상 연봉이 낮은 신참선수들이 모여 있는 꼬꼬마 팀도 아니다. 
 

리시브, 또 리시브, 그리고 리시브

 
 결국 리시브다. 장 감독은 여전히 이한비, 박은서 공격력에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지난 경기 이예림이 워낙 부진하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어쨌든 조금이라도 리시브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쪽으로 조금이라도 더 길게 라인업을 가져가야 한다. 이한비나 박은서가 잘해낸 순간도 있지 않았냐고? 물론 그렇지만, 두 선수 리시브의 가장 큰 문제는 리시브 자체가 워낙 들쭉날쭉 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한비는 와 싶을 정도로 어려운 공도 잘 받아 올리다가... 가끔은 해설이 탄식할 정도로 쉬운 공도 엉뚱하게 손대다가 스스로 무너지곤 하는데, 가뜩이나 박정아를 OH로 써야 하는 팀에서 한 자리라도 조금이라도 리시브가 나은 선수가 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나머지 선수들도 공격, 블로킹 다 좋지만, 일단 리시브가 안되면 지금 아예 경기를 풀 수 없는 상황임을 명심해야 한다. 외국인도 시원치 않고, 큰 공격을 해줄 아쿼도 없는 상황... 어느 팀보다도 페퍼는 정밀한 세트가 되어야 공격을 풀어갈 수 있다. 
 

승수 추가는 하위권 팀 상대로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자. 이제 페퍼는 강팀보다는 순위표에서 아래쪽에 있는 도로공사나 GS칼텍스 상대로 승점을 노려야 하는 신세이다. 그리고 퍼넣은 예산이 아깝기는 해도... 이런 현실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어쨌든 팀 역사에서 지금 필요한 건, 패배감을 지우고, 팀에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넣는 일... 1승 1승이 소중하기에 그나마 해볼 만한 팀 상대로 팀 승부를 거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반갑다 염어르헝

 
 그런 면에서 강팀과의 경기에 염어르헝을 출전시킨 장감독 선택은 괜찮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코트에서 염어르헝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반가웠다. 여전이 약간 굼뜨고, 상기된 얼굴로 여유 없는 플레이를 보였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열심히 뛰는 모습이 반가웠고, 나름 강한 스윙으로 공을 때리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3년동안 두 번이나 수술을 한 무릎은 언제나 시한폭탄이다. 하지만, 이 정도 하드웨어를 가진 선수, 아직은 20대 초반인 선수에게는 계속 경험치를 줘야 하고... 더 많은 공격과 블로킹을 시켜봐야 한다. 다행히 본인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고, 더 잘하려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제는 기대 않는다는 냉소적인 글이 게시판에서는 자주 보이지만, 어차피 이 번 시즌도 상위권을 바라보기는 어렵다면, 출전이 가능한 염어르헝에게 지는 경기, 그리고 가끔은 이기는 경기에서 많은 경험을 쌓게 하는 게 분명 팀에겐 득이 될 것이다. 
 

그래도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는 테일러 

 
 테일러는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보다 더 나쁠 수가 있을까? 전에 실망만 안겼다는 흥국생명 브루나도 이보다는 잘했던 것 같고, 작년 윌로우도 이보다는 시원시원한 공격을 보여줬다. 뭐 켓 밸과는 아예 급이 다르고... 
 그래도 희망을 찾자면, 감독 지시에 따라 억지로라도 공을 강하게 때리려는 모습이 보였다. 장 감독도 걸려도 상관 없으니 그냥 강하게 치라는 주문을 했는데... 어쩔 수 없다... 2군도 없고 추가 보유 선수도 없는 한국에서 육성을 논해야 하는 게 어이가 없지만, 역대급으로 수준이 낮았던 이번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더 데려올 선수는 당연히 없기에... 외국인이지만 바꿔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좀 더 면밀하게 지도하며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두 경기만에 어두워진 표정이 눈에 띄는데.. 그럴 필요 없다. 아마 충격이 크겠지... 지금까지 해왔던 툭툭쳐서 구석을 꽂는 공격은 세밀한 수비를 강조하는 한국에서 통하지 않는다. 블로킹 높이도 아쿼가 들어오며 많이 높아졌다. 웃프지만 상위리그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더 공격적으로 붙어야 그나마 KOVO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벌어지는 IBK기업은행과의 시즌 두번째 경기도 전망은 어둡다. 빅토리아에게 얼마나 엊어맞을지... 이소영이 출격하면 또 얼마나 농락당할지... 한숨이 나오지만, 지금 페퍼는 굳이 그런 이슈에 신경 쓸 필요 없다. 리시브 좀 더 잘하고, 테일러는 좀 더 공격을 강하게 때리고, 좀 더 2단 연결 같은 기본이나 신경 쓰자. 일단 기본이라도 잘해야 승리 근처라도 갈 수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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