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해오늘! - 미국과 한국의 일상

[미국 일상 36]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4-2) - 온김에 뽕을 뽑자!

꿈꾸는 차고 2024. 9. 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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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상 36] 간만에 축구 직관 @ BMO 스타디움 (3-2) - 온김에 뽕을 뽑자!

시계를 보니 경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있네요. 그래서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로 합니다. 축구팬들의 목적이 관람인지 아니면 먹고 마시는건지 약간 헷갈릴 정도로 ㅎㅎ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축제 기분을 아주! 제대로 즐기고 있습니다.

앞편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경기장 주차비가 너무 비싸서 저는 깜짝 놀랐는데요, 관람객들에게 이렇게 비싼 주차비라면 경기만 봐선 쪼끔 아깝겠죠. 그래서 경기도 보고 바베큐도 먹고 춤도 추고 ㅎㅎ 이곳 사람들은 오늘 아주 뽕을 단단히 뽑고 가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제 손에 바베큐와 맥주는 없지만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될 정도로 정말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네요.


 





인파들이 축제를 즐기는 곳은 경기장 바로 옆. 제가 차를 운전해서 들어올 때 바베큐 연기로 시야가 가려지던 바로 그곳입니다. 그리고 그 공원과 경기장 사이의 통로 약 100여미터 공간에 무슨 동네 장터마냥 먹자골목이 형성되어있습니다.

통로 주위에는 음식 노점상들 뿐만아니라 다양하고 잡다한 물건들을 파는 온갖 상인들이 모여 있네요. 색색의 파라솔이 한국의 어느 동네 장터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음료, 맥주들을 넣고와서 파는 분들도 많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마치 한국의 옛날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을 연상시키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사람들은 오늘 유독 검은색 옷차림들이 많은데 검은색이  LA FC의 상징이여서 그렇겠지요. 음식 노점상들은 이 많은 인파들을 놓치지 않고 싶은지 연신 스페인어로 손짓을 하며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네요. 메뉴는 바베큐, 핫도그 등도 많이 보이지만 브리또나 타코 노점상도 매우 많습니다. 아무래도 축구가 히스패닉들에게 최고 인기 종목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곳곳에 멕시코 국기를 두르고 온 사람들도 많구요.

역사하면 우리 마셜님에게 듣는 것이 최고이긴 하지만 ㅎㅎ 간략하게 리마인드 드리자면 이곳 캘리포니아를 비롯하여 아리조나, 텍사스 등 미국 서남부 지역의 광활한 영토가 1800년대 초반만하더라도 멕시코에 속해있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서구의 정치와 법 질서 체계 위에 온갖 인종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국제도시 엘에이지만, 과거의 역사 탓인지 눈을 들어 주위를 보면 히스패닉 계열의 문화와 언어 건축 양식들이 도시 곳곳에 녹아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가만보면 히스패닉들이 한국과 비슷한 음식 문화를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엘에이에서 다른 인종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히스패닉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한국과 비슷한 풍경들이 펼쳐지거든요. 해가 질 무렵이 되면 목 좋은 곳마다 한국의 포장마차와 너무 비슷한 외관의 음식 노점상들이 나타나서 밤 늦은 시간까지 불야성을 이룹니다.

밤 9시가 되기도 전에 가게 문을 다 닫고, 주거지도 불 다끄고 일찍 잠을 청하는 일반적인 미국문화와 달리 이러한 히스패닉  포장마차들은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무지하게 환한 등을 켜놓고 멕시코 음식을 먹으며 시끌벅적하게 교류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우리 포장마차 문화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장사가 잘되는 포장마차에서는 줄을 엄청서서 먹더군요. ㅎㅎ




 




주변에는 대왕소시지를 네모난 후라이팬 위에 놓고 갖은 양념에 버무리고 튀겨서  파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걸 파는 아이들이 죄다 어려보이는데다가 아이들의 소시지와 후라이팬이... 사이즈와 모양이 죄다 똑같네요? 헉... 이 아이들은 한 우두머리 밑에서 다같이 일하는 애들인가?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요? 좀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니 헛웃음이 나네요. ㅎㅎ

아이한테 배 고프면 뭐 사줄까 했더니 아직 생각이 없다고 그러네요. 이따가 경기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인앤아웃 햄버거를 사먹겠다고 합니다. 완벽하게 깨끗한 노점상이 어디 있겠냐만은, 살짝 아쉬워보이는 음식 위생이 눈에 띄었나 봅니다.




 




이제 경기 시작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구경도 다 했으니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합니다. 역시 검은 색 복장을 한 팬들이 많네요. 바베큐와 맥주로 몸을 풀고나서 이제 느긋하게 경기만 즐기면 되는 분들이겠죠? ㅎㅎ  티켓 확인대를 거쳐 드디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섭니다.




 





오 !! 출입구의 전망은 꽤나 멋집니다. 경기장의 한쪽 모서리에 이처럼 넓은 광장을 조성해서 사람들이 편하게 만남을 가지도록 해놓았네요. 확인해보니 우리의 좌석은 이곳에서 좀 먼 곳이기에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주류 판매대에 줄을 선 사람들. ㅎㅎ 술 한잔 하면... 우리 팀이 이기면 더 기분 좋고, 지더라도 위로가 되서 좋고 ㅎㅎ 음주의 위력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아직 경기가 시작도 안했는데 주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경기장 중간중간의 공간에 볼거리도 많이 만들어놓았습니다. 미국 아재들의 로망 픽업트럭! 미드사이즈 픽업트럭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포드 레인저입니다. 쳐다보는 사람들은 죄다 아재들인데, 그야말로 아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디스플레이네요. ㅎㅎ 저도 언젠가 픽업트럭을 몰고 황무지를 내달려보고 싶네요. 3년 전인가, 일반 SUV를 몰고서 아리조나의 붉은 오프로드 대지 위를 장시간 달려본 적이 있는데 안되겠더군요. ㅎㅎ 차량 곳곳에 흙모래가 꽉 껴서 세차하는데 매우 애를 먹었습니다.   







한참을 돌았더니 드디어 경기장 필드의 일부가 보입니다. 관객들이 서서히 들어차고 있네요. 전망이 꽤 좋은 것 같습니다. 이곳 경기장은 관전 각도가 높아 축구 경기뿐만아니라 콘서트도 자주 열린다고 하는데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케이팝 스타들인 블랙핑크, 투아이즈, 스트레이키즈 등이 이곳에서 공연했다고 하네요.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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