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상 23] 애들아~화이팅! 미래의 메이저리거는 누구?
최근 한국에 LA DODGERS (엘에이 다저스) 선수인 오타니가 입국해서 큰 화제가 되고 있죠. 그는 총 금액 9천억여원이라는 세계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보수를 보장받고 작년 12월 전격적으로 팀을 옮겼습니다. 에너하임 에인절스에서 아무리 몸을 갈아 헌신해도 팀의 우승은 요원하자, 월드시리즈 우승 7회와 내셔널리그 우승 24회에 빛나는 명문구단 엘에이 다저스로 이적한 것이죠. 그는 실력, 외모, 체력, 인성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비현실적이다 싶을 정도로 너무 완벽한 나머지... "만찢남"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라고 불리우는 슈퍼스타입니다 ㅎㅎ 메이지리그 개막 경기를 위해 부인과 함께 한국에 왔고 현재 고척돔 야구장에서 한국 팬들에게 경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명문 메이저리그 구단 엘에이 다저스에는 예로부터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많기로 유명했었죠. 투머티토커 ㅎㅎ 박찬호, 빅초이 최희섭, 서재스터 서재응을 비롯해서 2018년까지 류뚱 류현진 선수도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팀 내의 선수들은 모두 천문학적인 연봉과 특급 대우를 보장받기에 가히 걸어다니는 기업이라고 불리울만합니다. 특히 이번에 서울로 경기하러온 포수 오스틴 반스,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 조 켈리 등은 모두 이곳 엘에이 인근에서 출생하고 성장해서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한 대단한 선수들입니다.
엘에이 북쪽에 위치한 엘에이다저스 스타디움! 그곳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야구를 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꿈의 구장이 될텐데요... 그럼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려면 도대체 얼마나 실력이 대단해야 하는 걸까요?
미국에는 대략 1만5천개의 고등학교 야구팀이 있고, 고등학교 등록 선수들이 약 45만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구단이 총 30개에 한 구단 당 대략 30여명의 로스터가 있으므로 얼추 약 900여명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활약한다고 볼수있겠죠. 그럼 그 900명을 45만명으로 단순히 나눠봐도 0.2퍼센트입니다. 이는 서울대 법대나 서울대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능 백분위보다 낮은 확률입니다. 뭐 엥간히 잘해서는 비벼보지도 못할 수준인 것이죠. 일단 되면! 가문의 영광이자 지역의 자랑거리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기까지 엄청난 경쟁을 뚫고 실력을 키워야하는 만큼, 정말 신이 내리는 실력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레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른 아침에 공원에 갔다가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글을 남겨봅니다. 엘에이는 아직도 산꼭대기에 눈이 저렇게 안 녹고 쌓여 있습니다. 이 동네에서 고속도로로 약 30여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면 바로 저 산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운 곳에 바로 엘에이 다저스 구장이 있습니다.
공원 초입에 들어서니 이른 아침인데도 수많은 사람들로 시끌벅적합니다. 바로 자녀들을 경기에 내보내고 이를 관람하는 가족과 일행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분위기가 사뭇 진지합니다. 자녀들의 움직임을 하나라도 빼놓지 않고 주시하는 부모들은 저마다 식사, 간식, 군것질 거리들을 한아름씩 다 싸가지고 와서 경기가 끝날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 다들 자신의 자녀들이 오늘 경기에서 더 많이 활약해주길 기대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앉아 있겠지요. 매경기마다 쫓아다니기가 정말 피곤할 법도 한데 말이죠. 뜬금없는 경고문도 재미있습니다. 개, 흡연, 음주 금지! 그리고... No Seeds 최근에 새로운 금지 사항이 추가되었네요. 역시 자유로운 캘리포니아답습니다 ㅎㅎ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 선수가 도루를 시도합니다 ㅎㅎ 선수들 중에서도 뭔가 낭중지추 특출난 아우라가 빛나는 아이가 아까부터 눈에 들어옵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전력 질주를 하자... 부모들과 가족들로부터 탄성과 탄식이 동시에 들리는데요, 잘만 크면 큰 재목감이 될 수있으리라 여겨집니다 ㅎㅎ
아이들 경기라고 무시해서는 곤란합니다. 경기에 임하는 아이들의 눈빛과 자세는 정말 어른 선수들과 다름없이 진지한 것 같아요. 이들은 나름 운동 좀 하는 꽤 단련된 아이들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야구단의 빡센 일정 때문에 이렇게 주말마다 클럽에서 별도로 운동하는 아이들은 상당히 의지와 내공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몇달 내내 펼쳐지는 리그 경기 수도 장난 아니고, 일주일의 연습량도 상당하므로 그저 부모가 떠밀어서 시킨다고 운동을 계속하기란 정말 쉽지가 않지요.
저도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때 엘에이 갤럭시 축구단 산하 어린이 축구교실에 등록시켰었는데... 힘든 나머지 일년을 버티기 어렵더라구요. 이렇게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는 정말로 본인이 야구가 좋아서 하는 아이들인 것이죠.
양팀의 경기가 좀 루즈해지려하자... 순서를 기다리던 공격팀 주장의 호령에 맞추어 아이들이 응원가를 부르네요. 그에 맞추어 따라 불러주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리고 구름 한점 없이 햇살이 내리쬐는 엘에이에서 기본 서너시간 경기가 지속이 되다보니... 아예 멀찍이 큰 텐트를 쳐놓고 쌍안경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ㅎㅎ
미국도 사실 고학년으로 올라갈 수록 일부 아이들만 운동을 많이 합니다. 그렇지 않은 일반 아이들은 학교 체육시간에 체력단련 정도로만 끝내구요. 학교나 클럽의 운동팀에 들어가서 운동하는 아이들은 정말 빡센 연습, 경기 스케쥴에 학과공부도 일반 학생들과 동일하게 견뎌야하니까요. 이웃 중에 자녀들에게 축구와 배구를 시키는 가족이 몇 있는데 먼 곳에서 원정 경기라도 있는 날이면 부모가 휴가를 내고 함께 다같이 2박3일 일정으로 비행기를 타고 다녀오더군요. 주말엔 어김없이 새벽같이 일어나 엘에이 인근 2-3시간 떨어진 경기장으로 자녀들을 태우고 달려갑니다. 학부모들간의 경쟁심리도 대단해서 심판이 조금이라도 오심하는 것 같으면 난리가 나기 쉽상이구요.
한쪽에서는 조금 큰 언니들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야구와는 약간 다른 소프트볼인데요, 소프트볼은 겉보기에는 야구와 거의 차이가 없지만 경기룰 면에서 다른 점이 꽤 있다고 합니다. 보통 소프트볼이 야구보다 경기장도 작고 공도 큽니다. 그리고 7회면 경기 끝나는 룰 때문에 야구보다 진행 속도면에서 스피드가 있고,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더 인기인 것 같습니다.
특히 소프트볼은 투구폼이 특이합니다. 아래 영상을 한번 보세요. 소프트볼에서는 공을 반드시 언더핸드로 던져야 한다는 룰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소프트볼의 공던지는 폼이 크리켓과 야구의 중간 정도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 크리켓에서 야구가 탄생했고 야구에서 소프트볼이 나온 것을 생각하면 참 재미있는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타격폼은 야구랑 다를 바가 없네요. 정말 다들 열심입니다. 소프트볼은 투수와 포수 사이의 거리, 베이스간의 거리도 야구장보다 더 작아서 아담한 느낌입니다.
선수들의 슬라이딩도 제법이네요 ㅎㅎ 여중생들간의 팀 대결인 것 같은데 양쪽의 응원소리도 엄청납니다. 중학생 정도 되면 지금까지 해오던 운동을 계속 할지 아니면 그만두고 공부에 집중할지 결정을 해야될 타이밍이죠. 그래서 더욱 경기가 진지해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막상막하의 경기가 계속되더니 드디어 하나 터졌습니다!!! 배트에 맞은 공이 하늘로 치솟다가... 1루 쪽에서 지켜보던 제 쪽으로 굴러들어오네요 ㅎㅎ
안타까운 실수도 종종보이지만... 부디 실수했다고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길 바랍니다. 애들아 지면 어때~ 지금 이 순간 재밌으면 그만이고... 인생은 길단다 ㅎㅎ 아저씨는 야구하고 싶어도 숨이 차서 못해... ㅎㅎ
경기가 재미있어서 한참을 지켜보다가 돌아섭니다. 아까 멋진 도루를 성공시킨 아이가 계속 잔상에 남습니다... 대단한 활약에 그 부모도 어깨가 으쓱했을 것 같습니다. ㅎㅎ
오늘도 공원에서는 오전 내내 야구와 소프트볼, 축구 등 수 많은 아이들이 운동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네요. 아이들은 이렇게 뛰어놀아야 체력도 인성도 좋아지는 것이죠. 환호성과 응원가 이런 축제 분위기 덕분에 지켜보는 저도 마음이 덩달아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중에는 먼훗날 메이저리그 구장의 잔디를 밟아볼 주인공들도 한두명 나오겠지요? ㅎㅎ 과연 누가 그 영광을 누리게 될까요? 어제나 오늘이나 엘에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저 눈내린 설산! 적어도 저 설산은 누군지 알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ㅎㅎ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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