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독서26 - 조이라이드2(2022, 윤서인)

마셜 2024. 1. 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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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교보문고)

 

 독서모임의 가장 큰 장점이 '어찌되었든 책을 읽게 된다' 라면, 두번째 장점은 내가 전혀 몰랐던, 혹은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 책을 읽게 된다는 점이다. 

 윤서인 작가의 '조이라이드2'도 마찬가지여서, 뉴라이트 계열의 극단 느낌의 주장은 내게 꽤 놀라웠고, 일면 신기한 내용들이었다. 사실 윤 작가는 딱히 어려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미 비슷한 만화책 1권을 냈던 작가는 더 꾹꾹 눌러담은 주장을 꽤 밀도 있게 펼치는데, 다행히 이 만화책에는 어려운 개념도 없고, 뭐든지 한 두 장 안에 직설적으로 주장한다. 여러모로 이 바쁜 시대에 독자들이 '핸디'하다고 느낄만한 책. 

 윤 작가가 다뤘던 개념들을 되돌아볼겸, 목차를 한 번 정리해봤다. 

 

 제1화 : 상대적 박탈감

 제2화 : 쟤가 잘생겨서 내가 못생긴 게 아니다

 제3화 : 모두를 만족시키는 리더는 없다

 제4화 : 잘 사는 나라의 특징

 제5화 : '민족'이란 무엇일까?

 제6화 : 제주4.3사건에 대해 알아보자 

 제7화 : 사회적 ? 사회의 적 !

 제8화 : 6.25에 관한 인식 심각하다

 제9화 : 6.25를 잊고 사는 사람들

 제10화 : 대형사고 특조위 -> 80쪽

 제11화 : 건국이 뭔지 알어?

 제12화 : 소중한 개인

 제13화 : 난리난 조선의 충격 실체 

 제14화 : 기업인의 인성

 제15화 : 사람을 뽑고 싶어

 제16화 : 균형발전 같은 건 없어

 제17화 : 아름다운 단어 뒤에 숨은 속내

 제18화 : 금수저가 죄가 되는 세상

 제19화 : 자녀교육 10계명

 제20화 : 이승복 소년의 진실

 제21화 :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기

 제22화 : 여순반란사건1

 제23화 : 여순반란사건2

 제24화 : 남의 돈을 남을 위해 쓰는 사람들

 제25화 : 기회의 평등

 제26화 : 친일청산 이야기

 제27화 :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제28화 : 이승만의 토지개혁 

 제29화 : 북유럽 별 거 없다

 제30화 : 망하지 않는 존재

 

 250쪽 가량되는 만화책인데, 아주 예민하고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나 많이 다루고 있다. 그만큼 직설적이고, 간결하게 다뤘다는 건데, 그 과감성만은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소신있게 지적한 부분도 많다. 

아직은 햇병아리에 불과하기에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역사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근현대사에 관련된 부분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제주4.3사건에 대해서 남로당 간부가 피해자처럼 조명되는 것에 작가는 개탄을 금치 못했는데, 이러한 직설적인 지적을 하려면, 작가가 말하는 남로당 간부의 실명을 거론하는게 좋다. 전체적으로 이런 경향을 게속해서 나타나는데,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 자신의 주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아무리 지면의 제한이 있다해도 거론되는 인물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의도를 오해받을 수 밖에 없다. 대상 인물이 매우 많아서 전부 지적할 수 없다면, 대표인물 한 명이라도 지적해서 성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줬다면 좋았을 듯 하다.  

 6.25전쟁을 북침으로 오해하는 젊은이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북침을 '북쪽으로 쳐들어갔다'라고 오해할 정도로 문해력이 나쁜 건 아닌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6.25전쟁에 대해서는 새로운 1차 사료들이 계속해서 발굴되고, 당연히 이에 따른 연구결과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므로, 지금까지 이 전쟁에 대한 통념은 계속 깨져나갈 것이다. 이러한 것을 지적하는 것은 것은 반갑지만, 뭔가 지금 6.25전쟁에 대한 인식이 대단히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하기에는 제반 근거가 약하다. 

 

 친일청산 문제에 대해서도, 과연 당시 상황이 노덕술 같은 사람까지도 처벌이 불가능할 정도로 한계가 분명했는지 대단히 의문이다. 이승만 정권이 당시 해방정국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결과를 낸 것이라는 것도.. 이어진 독재정치와 사회혼란 등을  생각하면 동의하기 어렵다. 이승만의 토지개혁에 대해서는 분명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있으나, 오히려 그 후 혼란 속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당한 조봉암의 정책적 혜안이 대단했음을 동시에 지적했어야 합당하다. 물론 조봉암을 발탁한 이승만 정권의 선택은 높이평가받아야 한다. 

 

 지적할 것이 더 있지만, 이 만화책 자체가 전문학술서적도 아니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노력까지 폄하할 필요가 없기에, 이쯤에서 윤 작가의 미덕에 대해서 말해본다. 일단 모임 멤버가 지적한 것처럼, '작은 정부'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지적한다. 정권에 상관 없이, 5년 단임제 부작용인지... 포퓰리즘 경향은 심해지고... 그에 따라 분야를 불문하고 정부의 관여는 도가 지나친 요즘... 어느 정권이던 '작은 정부'에 대해서 심도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장선상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적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물론 바르셀로나FC 같은 엄청난 협동조합 성공사례도 있고, 한국에도 분명 사회적 기업 성공사례가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가라면 이런 제도적 지원이 없어도 성공할 것이고, 정말 사회차원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템(혹은 분야)라면 조합 같은 비영리조직으로도 운영이 가능할터, 한국과 같은 좁은 기업경쟁의 환경에서 사회적기업은 의문스러운 개념이다. 어찌보면 이미 너무 많은 사회적기업이 설립되었기에 그저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을지도...

 

  윤서인 작가는 야후 시절부터 웹툰에서 활동했고, 스토리 있는 작품에 집중하지 않는데도 꽤 유명하다고 한다. 유튜브에서도 명망이 있고, 많은 논란을 촉발하고 있다고도 하고.... 대단한 깨달음을 줄수도 없고, 역사적 사실에 있어서는 검증이 더 필요한 주장도 많이 하지만, 뉴라이트의 사상적 기반을 빠르게 훑어보고 싶다면, 어떠한 개설서보다도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 많은 주제를 빠르게 다루고 있는 만화책이니, 굳이 구매하지 않고 도서관을 방문해도 몇 시간이면 독파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외로 몇몇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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