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과잉 - 단순한 기록

도대체 전도연은 왜? - 비상선언(2022, 한재림 감독)

마셜 2023. 8. 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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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화려한 캐스팅 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영화가 있습니다. 

물론 그 영화가 엄청나게 흥행에 성공했다거나, 대단한 작품성을 보였다면 그 캐스팅만이 회자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본 '비상선언'이 바로 그랬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이병헌, 송강호, 전도연...

 자타공인 한국 톱배우들이 모였습니다. 포스터에 함께 등장한 임시완과 김남길이 뭔가 조연급으로 보일 정도로... 대단한 캐스팅입니다.

 사실 영화의 장르나 소재 또한 블록버스터에 잘 어울립니다. 비행기 내에서의 바이러스 테러, 상영관으로 관객들을 유혹하기에 나쁘지 않은 소재이고, 한국영화는 특수효과든 물량공세든 이제 헐리웃 영화에 밀리지 않는 볼거리를 제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죠. 

 실제로 영화는 대형 여객기 안에서 벌어지는 생지옥을 사실적으로 묘사해냅니다. 

 

 하지만, 영화는 대차게 망했습니다. 평가 또한... 망했습니다. 

 

 도대체 왜 실패했을까?

 일단 기대했던 만큼 재미가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나름 긴박함이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짠함은 기억에 남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기대를 받았다면, 더 냉정한 평가는 당연합니다. 

 엄청난 캐스팅과 흥미로운 소재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면, 그만큼을 보여줘야 하는데, 영화는 누가 봐도 흥행대작에 걸맞는 재미를 주지 못합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코로나-19...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을 지나... 지난하게 이어지고 있던 2022년, 영화는 개봉했습니다. 제작비 300억이 투입된 대작이기에 팬데믹은 예상을 못한 일이었겠죠. 하지만, 어쨌든 공포영화와 같았던 팬데믹을 겪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 테러는 참신함은 떨어지고, 고통스러운 일상을 다시 떠올리기 했을 겁니다. 

 여러모로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 이 영화 흥행에 있어서 가장 큰 방해물은 어찌보면 코로나-19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임시완으로는 역부족

 임시완은 이제 '진짜' 배우입니다. 물론 한참 전부터 배우였죠. 말씀드리고픈 것은 이제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작품에 딱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어, 생동감을 부여하는 그런 배우로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어떤 역할을 맡아도 연기를 통해 작품 자체를 살려낸다는 평을 받는 이병헌과 함께 한 이 번 작품에서도 임시완의 광기는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캐릭터의 스토리나 배경이 부족했던 사이코패스 류진석 캐릭터를 이렇게 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이미 대단한 배우지만, 앞으로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임시완입니다. 

출처 : 다음영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설정

 비행기 내에서의 바이러스 테러라는 극한의 설정을 통해 새로운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려했지만, 결국 영화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설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악의 소굴 같은 외국계 제약회사가 화근을 만들고, 비협조로 버티며 사태를 조장한다는 설정은 이미 영화 '연가시'를 통해 많은 영화팬들에게 익숙해져 버린 설정입니다. 

 

 

연가시

Daum영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movie.daum.net

 그러다보니, 관객들의 답답함은 배가되고, 실제로 대한민국 경찰과 공무원들은 사설경호원들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며 무의미한 몸싸움만 보여주며... 영화는 지리멸렬해집니다. 

출처 : 다음영화

 아내를 위해, 대한민국 형사로서 무리한 몸싸움도 불사하며, 뭔가 해보려하는 송강호의 처절함은 영화의 한 부분으로서는 손색은 없었지만, 결국 재탕에 가까운 설정... 결국은 답답함만 기억에 남네요. 

 (*만약, 실제로 외국기업이 한국에서 이런 짓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영화처럼 속수무책으로 영장이 나오길 기다리고만 있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 이런 정황이 있고 해당 기업이 비협조로 일관한다면, 빛의 속도로 수색영장이 떨어질 것은 물론이요.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해서 필요한 장소를 점거해 버릴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 후 후폭풍은 있겠지만... 한국정부가 가진 물리적 힘은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전도연은 왜 이 영화를 선택했을까?

 영화를 같이 본 아내가 갑자기 묻더군요. 전도연은 왜 나온거야?

 저와 달리 영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아내가 영화에 대해 지적을 한다는 건, 그 단점이 너무나 선명하다는 뜻입니다. 

 국토교통부 장관 김숙희 역할의 전도연은 간단히 말해서  캐릭터 자체가 불필요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김숙희 장관 역할이 아예 없었어도 극이 전개되는 것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였고, 김 장관이 뭔가 드라마틱한 결정을 한다거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도 없었습니다. 

 대배우의 덕목 중 하나는 작품을 보는 눈이라는데... 깐느의 여왕 전도연이 이런 무미건조한 캐릭터를 생각 없이 맡았을 리는 없고, 아마도 제작 과정에서 설정이 좀 꼬인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쿠팡플레이의 몇 안 되는 에이스 

 국내 OTT 2위 자리를 놓고 티빙과 기나긴 혈투를 벌이고 있는 쿠팡플레이는 색깔이 좀 다른 OTT입니다. 야구팀으로 따지자면, 선수층은 얇지만, 뛰어난 주전선수들 덕에 선전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독점공개한 '비상선언'이 어떻게 보면, 1선발 노릇을 하고 있는 에이스입니다. 실제로 상영관에서 보면 실망했다 싶어도.. OTT에서 기대치를 낮추고 본다면, 외려 흥행성적보다는 괜찮네..라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게 봐도 영화 후반부는 너무나 고구마이긴 합니다.

 

긴박감 자체는 인정

 비행기 안에서의 테러극이 주는 긴박감 자체는 인정해야 합니다. 영화 초반부의 바이러스 테러 과정이나, 착륙을 저지하기 위한 전투기의 위협사격과 착륙방해 기동 등은 기억에 남는데요.

출처 : 다음영화

마치 어린시절 봤던 '파이널 디시전' 만큼이나 긴박감이 느껴졌습니다. 생각해 보니 '파이널디시전'도 테러범이 독극물을 비행기에 실어서 미국에서 터트리려 했었죠. 

 

 

파이널 디씨전(1996) - 왓챠피디아

국제테러범 야파가 검거되고 10일 후 영국의 한 호텔이 폭파된데 이어 민간 비행기가 테러범들에 의해 장악된다. 이에 정보분석가 그랜트 박사는 테러범들의 두목 나지 핫산이 신경가스 DZ-5를

pedia.watcha.com

 항공기 내 액션의 고전을 추천해드리고 싶었는데, 아직 서비스되는 OTT가 없는 듯하네요. 킬링타임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니, 곧 OTT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리저리 솔직히 쓰다 보니, 너무나 악평을 한 것 같네요. 사실 OTT로 보기에 부족함은 없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억지스러워도 찡한 부분도 있고, 부족한 부분을 대단한 배우들이 연기력으로 메워주기도 하죠.  ㅎㅎ 

 어쨌든 이병헌-전도연-송강호를 한 작품에서 보는 것 자체도 즐거운 일입니다. 혹시나 쿠팡플레이 구독을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추천, 적어도 1선발 '비상선언'은 한 번 선택해 보실 만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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